지식인의 서재 - 김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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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책은 곧 사람이니까요

서재라는 곳은, 문 열고 들어와서 사람 만나는 데죠.

어쨌든 책이 사람들인거니까요. 그래서 손에 잡히면 ‘아, 오늘은 이분하고 한번 이야기를 해보자’하는, 그런 곳입니다.
책은 덮어놓으면 무생물이지만 펼치는 순간에 생물이 되고. 또 교감까지 하면 친구가 됩니다.

 

덮어놓으면 작가분도 주무시고 펼치면 작가분도 깨셔야 하고. 어떤 분들은 저보다 연세 드신 분도 있고 또 저보다 아래이신 분도 있고,

알랭 드 보통이라는 분은 69년생이시니까 저하고 다섯 살 정도밖에 차이가 안 나죠.

그런 분들을 만나면 성질나죠. 이 사람이 이런 책을 쓰는 동안에 난 도대체 이태까지 뭘 하고 살았나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저는 팬들에게 책 선물을 많이 받는데, 책은 읽어서 돌려줄 수 있는 선물이라서 좋습니다.

 

제가 읽어서 말로 돌려 드리든, 다른 사람한테 돌려주든 그럴 수 있으니까요.

지인에게 빼앗아 오는 경우도 많고요. 자꾸 책은 욕심이 나서, 저녁에 라면 안 먹는다고 하고는 누가 라면 끓이면 한 젓가락 뺏어 먹고 싶잖아요?

그런 것처럼 항상 남이 읽는 책에 대해서, 어 이거 뭐지? 하면서 갖고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화 위복이 되었던 것 같아요

제 친구가 초등학교 때 .  외숙모 집에 있으면서 사촌형들의 책방에 있던 책들을 거의 선택의 여지 없이 닥치는 대로 읽었던 것 같습니다.

 위인전집, 형들이 몰래 숨겨놨었던 <리더스 다이제스트>를 죄다 읽었습니다.

저자의 육성을 상상하여 읽어봅니다

저는 메모하면서 읽는 유형은 아닙니다. 쭉 읽는 스타일입니다.

왜냐하면 책은 어떤 사람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진지하게 들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책은 이미 활자화가 되어 있지만 사실은 작가가 말을 하는 것이잖아요. 저만의 방법이기는 한데, 될 수 있으면 글을 읽으면서 활자와 함께,

저자의 육성을 상상해서 읽어보는 방법을 많이 써보려고 그럽니다. 생생하게 다가올 때가 있어요.

활자가 쓱 걸어 나오는 것 같은 느낌

책 구절을 일부러 기억한다기보다는, 활자가 툭 일어나서, 쓱 걸어 나오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 구절이 있습니다.

그런 구절들을 읽으면 작가분들에게 ‘와, 이런 글을 어떻게 쓰시지!’라는 경외감을 가짐과 동시에 가슴에 남죠.

굳이 외운다기보다는……머리가 그렇게 좋은 편은 못됩니다.

 


<맑은 샘 학교 글모음> 그리고 아이들과 책

그 외에 재미있게 보는 책이요? <맑은 샘 학교, 2008년 글 모음>이 있습니다.

출판된 것은 아니고요. 맑은 샘 학교에서 엮은 책을 저에게 보내주었습니다.

저도 아이들하고 함께 하는 프로그램이 있고 해서, 쭉 읽어봤는데, 되게 웃깁니다.

 

제가 이렇게 앉아서,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느낀 단상과 자라남을 볼 수 있는 축복이, 책 아니고서 가능하겠습니까. 재미있는 거요? 엄청 많습니다.

<2008년 4월 17일, 나무날, 날씨…>, 너무 더웠던 모양입니다. <말라 죽을 뻔 했다>. (웃음) 아무것도 꾸민 게 없이 툭툭 써 놓은 게 애들답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