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외선 막는 선글라스, 선택 아닌 필수

뉴시스 박생규 입력 2011.06.10 09:05

 




【서울=뉴시스헬스/뉴시스】 며칠 전 한 의대 교수와 점심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길이다. 갑자기 해가 뜨거워졌다며 그는 윗 주머니에서 선글라스를 꺼냈다. 

병원과 식당의 거리는 100미터 남짓. 짧은 야외 활동에도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모습이 유별나게 보일까 싶어 그는 "안과 선생님들이 그렇게 주의를 주시더라고요. 우리나란 아직 멋 부린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죠"라고 말을 보탰다. 

피부에 보호막을 입히는 각종 자외선 차단제는 생활필수품이 됐다. 일광 화상을 피하기 위해 꼼꼼히 차단제를 바르고 야외활동을 한다. 

반면 자외선에 노출된 눈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은 아직 많지 않다. 선글라스 쓰는 것을 멋 내기라 여기며 남우세스러워 한다.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자외선 차단은 멋이 아닌 생활이다. 눈을 보호하고 싶다면 선글라스 역시 그러해야 한다. 특히 인체 중 가장 먼저 노화하는 눈은 자외선으로부터 각별히 보호받아야 한다. 

10일 의료계에 따르면 눈이 자외선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심한 경우 망막 중심인 황반이 변성되는 일광황반변증, 백내장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선글라스 착용을 생활화해야 하는 이유다. 

◇자외선, 백내장과 황반변성 위험 높여 

자외선은 특성에 따라 A, B, C로 나뉜다. 눈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자외선은 자외선 A다. 97% 정도로 영향을 끼친다. 나머지는 자외선 B다. 자외선 C는 오존층에서 여과된다. 따라서 자외선 A 차단에 특히 신경 써야 한다. 

눈이 자외선 A에 장시간 노출되면 조직이 광화학적 변화를 일으킨다. 수정체 색소와 화학반응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로 인해 백내장은 물론 익상편, 황반변성 등의 원인이 된다. 

다수의 연구에 따르면 자외선이 강한 곳에서 일하는 사람은 실내에서 일하는 사람에 비해 백내장, 황반변성 발병률이 3배 정도 높다. 

실명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 이들 질환은 과거 노인을 중심으로 발생했지만 환경공해, 자외선의 영향으로 40대 이하 젊은 층에서 급증하는 추세다. 

자외선의 영향으로부터 눈을 보호하기 위해선 평소 선글라스를 착용해야 한다. 눈이 자외선에 노출되는 것을 보호할 경우, 백내장 위험이 1/3로 감소한다. 선글라스는 빛의 산란을 여과해줘 강한 햇볕으로 인한 안구 부담도 덜어준다. 

보통 설원이나 물 위에서 자외선은 85%정도가 반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닷가나 계곡 등으로 물놀이를 갈 경우 특히 자외선에 신경써야 한다. 

◇선글라스 선택 시, 차단율과 왜곡률 잘 따져야 

선글라스를 선택할 땐 차단율과 왜곡률을 잘 따져야 한다. 강남밝은세상안과 김진국 대표원장은 "시중에 저렴하게 판매되는 선글라스는 오히려 눈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들 제품은 렌즈가 변형되거나 자외선이 제대로 차단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를 착용하면 어두운 시야 때문에 동공이 확대돼 오히려 더 많은 자외선을 흡수하게 된다. 

색이 너무 진한 선글라스도 금물. 동공을 확대시켜 자외선을 더 많이 받아들일 수 있다. 또 색 구별을 방해하고 시력을 감퇴시킬 수 있다. 

선글라스를 구입할 땐 UV마크를 꼭 확인하고 가시광선 투과율은 30% 이상, 자외선 차단율은 70% 이상인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차단율이 낮으면 시력보호 기능을 보기 어렵다. 

평상시엔 짙은 회색 계열 색상의 선글라스가 무난하고, 자외선이 강한 날 운전할 땐 갈색 계열이 적합하다. 

김 원장은 "선글라스 렌즈는 플라스틱이 많아 마찰이나 빛에 의한 왜곡 현상이 일어나기 쉽다"며 "햇빛에 장기간 노출돼 렌즈 굴곡이 일어난 제품을 사용하면 두통이나 어지럼증이 생기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렌즈 굴곡이나 테의 손상을 줄이기 위해선 평소 보관에도 신경 써야 한다"며 "렌즈의 볼록한 부분이 위로 향하도록 케이스에 넣어 서늘하고 건조한 곳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이지현기자 ljh@newsisheal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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