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우울한 이유…나이따라 다릅니다
매일경제 | 입력 2010.12.21 15:23

여성은 남성에 비해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두 배 정도 높다.

최근 5년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대 이전에는 남녀 우울증 환자 수가 비슷하지만, 20대 이후에는 여성 우울증 환자가 남성 우울증 환자에 비해 2.4배 더 많았다.

유범희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교수는 "최근 우울증 치료제 중 통증 치료에도 효과적인 약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정신과 전문의와 상담하고 적절한 약물 치료, 정신요법 등을 통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 20ㆍ30대 산후 우울증, 아이에게 악영향 여성은 임신, 출산, 폐경기 등을 거치며 호르몬 변화가 나타나고 이로 인해 우울증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는 자녀 육아와 살림을 전담하면서 오는 스트레스 등이 우울증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산후 우울증은 출산 후 4주에서 6주 사이에 출산 후에 급격한 호르몬 변화, 출산과 관련된 스트레스, 양육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많이 발생한다. 우울한 기분, 심한 불안감, 불면, 과도한 체중 변화, 의욕 저하, 집중력 저하 또는 자책감을 경험하며, 심하면 자살이나 죽음에 대한 생각 등으로 인해 일상생활에서 기능 저하를 초래한다.

치료를 받지 않으면 몇 달에서 몇 년 동안 산후 우울증을 앓을 수 있다. 특히 과거에 우울증과 같은 기분 관련 장애를 경험한 사람일수록 산후 우울증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우종민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정신과 교수는 "산후 우울증은 우울증을 앓는 주부뿐만 아니라 종일 함께 생활하는 아이 성장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 시기에는 우울증에 대한 가족 구성원의 교육과 환자에 대한 가족의 지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 40대 여성, 무관심에 '빈 둥지 증후군' 삶에 보람을 주는 애정의 보금자리라 여겼던 가정이 빈 둥지만 남고 주부들 자신은 빈껍데기 신세가 되었다는 심리적 불안에서 오는 정신적 질환을 '빈 둥지 증후군'이라고 한다.

이 증상은 아이들이 성장해 대학 진학, 취업, 결혼 등으로 자녀와 멀어지는 시기인 40대 여성이 많이 겪는다.

이 시기 남성은 대부분 회사에서 중역이나 간부급 위치에 있어 과중한 업무로 집안일에 소홀하게 돼 여성이 느끼는 상실감은 더 커질 수 있다.

특히 가족에게 헌신해 개인적인 취미나 특기가 없는 전업주부에게서 많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우울감이나 손발저림, 두통, 뒷목통증 등 이유를 알 수 없는 통증이 2주 이상 지속되면 정신과에서 정확한 검진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며 부부가 함께 영화 관람을 하거나 가족여행 등 가족의 관심이 우울증 치료에 도움이 된다.

◆ 50대 전후 여성, 갱년기 우울증 월경이 멈추는 폐경은 50대 전후에 나타나며 이 시기에 갱년기 우울증이 발생할 수 있다. 갱년기로 인해 얼굴이 화끈거리는 홍조 증상, 식은 땀, 불면증이 나타날 수 있다. 이와 함께 작은 일에도 심하게 스트레스를 받고 감정조절 능력이 떨어져 우울증이 심해질 수 있다.

이러한 갱년기 증상을 겪는 아내를 위해서는 남편 역할이 중요하다. 한 연구에 따르면 우울증에 걸린 여성 손을 잡아주는 것만으로도 자아 존중감이 높아지고 우울증에도 도움이 된다. 또한 여성이 자주 친구 모임을 하고 취미활동, 등산, 걷기 등 야외운동을 늘릴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좋다.

[김병수 매경헬스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