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성인예방접종 빼먹지 말자

어른들은 몰라요 면역력 빠지는 나이란 걸
경향신문 | 김현원 헬스경향기자 | 입력 2009.12.23 17:47

대부분의 성인들은 예방접종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이는 어린시절에 이미 예방접종을 해 추가로 받을 필요가 없다거나 자신은 건강하기 때문에 질병에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소아의 경우 예방접종이 본격적으로 실시된 이후 백신으로 예방이 가능한 질환에 의한 사망률은 크게 감소했다. 반면, 성인은 어렸을 때 맞은 예방접종 면역력이 약해져 사망하는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 을지대학병원 감염내과 윤희정 교수는 "실제로 우리나라는 B형 간염과 인플루엔자를 제외하고는 성인 예방접종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파상풍, 성인 예방접종의 기본
성인 예방접종의 가장 기본이 되는 백신이 바로 파상풍(Td)-디프테리아, 백일해다.
이 백신은 지난 2004년 국내에 시판돼 어느 정도 알려져 있지만, 아직도 접종률은 그리 높은 편이 아니다.
파상풍은
신생아 때 예방접종을 받았더라도 10년이 지나면 면역력이 떨어져 다시 접종을 받아야 충분한 면역력을 발휘할 수 있다. 파상풍은 '클로스트리디움 테타니'라는 세균감염으로 생기는 질환으로 근육이 마비돼 얼굴에 특유의 경련을 일으키며 등 근육이 수축돼 몸이 활모양으로 강직되는 증상 등을 나타낸다. 전신형 파상풍의 경우에는 사망률이 25∼70%이며, 신생아 및 노인의 경우 100%에 이르는 치명적 질환이지만 특별한 치료법이 없어 백신으로만 예방 가능하다. 기존에 예방백신을 접종 받은 성인은 10년마다 한 번씩, 맞지 않았거나 불분명한 경우라면 3차례 접종 후 10년마다 재접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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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형 간염, 아이들과 달리 성인에서 증상 심해
아동기에 A형
간염 바이러스에 걸리면 배탈이 난 것으로 간주되어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것이 보통이다. 어른은 그 증세가 심해 흔히 오심, 구토, 황달 등 증세를 보이게 된다. A형 간염은 만성화되지 않으며, 치사율도 낮지만 드물게는 간 기능이 급격히 떨어지는 전격성 간염으로 진행해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는 간이식이 필요하다. A형 간염은 어렸을 때 감염되면 무증상이나 경미한 감염증을 보인 후 면역을 얻게 되지만, 국내에선 위생환경이 개선됨에 따라 A형 간염에 노출될 기회가 없어 40세 이하 성인에서의 항체 보유율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청소년기나 20, 30대 성인에서 감염됨으로써 증상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20대 전에 예방접종 백신을 맞는 게 좋으며, 6개월가량의 간격을 두고 총 2회 접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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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형 간염, 20대 전후로 예방접종 강화해야
B형 간염 전파 경로는 출생 전후 감염과 성행위에 의한 감염이므로, 성행위가 시작되는 20대 전후로는 다시 B형 간염에 대한 검사와 예방접종을 강화하는 것이 감염을 줄이는 방법이다. 성인이 B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증상이 수주일 간 지속되다가 95% 이상에서 저절로 호전된다. 이 경우에는 B형 간염 바이러스를 막아낼 수 있는 표면항체(HBV)가 체내에 생성되어 B형 간염에 대한 면역력이 생기므로 이후 다시 감염되지 않는다. 그러나 드물게는 B형 간염이 진행돼 간이식이 필요한 상황이 되거나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기본 3회 접종 후에 항체가 10mIU/mL 이하인 경우를 '백신 무반응자'라고 한다. 백신 무반응의 원인으로 백신 보관상태가 적절치 않거나 엉덩이 부위의 접종, 고령, 비만, 혈액투석, 만성 간 질환, 면역저하, 유전적 요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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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두, 특히 여성에서 강조되는 백신
수두는 대부분 소아에게서 발생하나 임신부는 태반 감염과 신생아 감염이 우려되므로 여성에서 강조되는 백신이다. 수두의 잠복기는 10∼21일이다. 감염 초기에 2∼3일 간 고열이 나면서 권태감, 식욕부진, 두통, 관절통 등의 감기 비슷한 증세가 전신에 발진 및 수포가 나타나기 24시간 전에 선행할 수 있다. 드물게는
성홍열이나 홍역발진과 유사한 비특이성 전구 발진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수두 예방접종은 2회 접종이 권장되지만 다소 비싼 접종비가 걱정되면 1회라도 우선적으로 접종하는 것이 좋다. 1회 접종만으로도 80%에서 항체가 생기며, 2회 접종시에는 15%에서 추가로 항체가 생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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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진, 임신부 감염되면 태아에 문제 일으켜
풍진은 합병증이나 후유증이 드문 가벼운 질환이다. 그러나 임신부가 감염되었을 경우, 특히 임신 첫 3개월 동안에 감염되면 태아에게
선천성 풍진증후군을 일으키므로 가임여성에게 문제가 되는 질환이다. 따라서 접종 대상자는 예방 접종이 불확실하거나 항체 음성인 가임 여성이다. 연중 접종 가능한 이 백신은 1회에 걸쳐 접종하면 되나 열이 있는 환자, 면역이 저하된 환자, 면역 억제제를 사용하고 있는 경우, 항생제에 과민한 사람, 계란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 임신한 경우에는 금기다. 부작용으로는 관절염 및 관절통, 임파선염, 발열, 인후통, 두통, 말초 신경염, 혈소판 감소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주의할 점은 풍진 예방접종 후 3개월 이내에는 임신을 하지 말아야 한다.

< 김현원 헬스경향기자 iamhw76@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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