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가 말하는 한국인 위장질환의 실체

'이런 밥통 같은 사람을 봤나?' 흔히 위장을 밥통이라고 얘기합니다. 밥통이란 사전적인 의미로 밥을 담는 그릇이니 일부 맞는 말일 수 있겠죠. 밥통이 쓰이는 또 다른 자리는 머리가 나쁜 사람, 밥만 축내는 멍청한 사람에 비유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위장이 우리 몸에서 제2의 뇌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이제 위장을 더이상 밥통이라고 부르지 않고 경외감을 가지고 매우 조심스럽게 대하게 될 것입니다.

한국인의 위장병 중에서 위염, 위궤양, 폴립, 위암 등은 내시경과 현미경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내시경과 현미경에 나타나지 않더라도 트림이나 더부룩함, 소화불량, 두통을 동반한 위장 증상, 통증,속쓰림 등의 증상들이 나타나는 경우는 훨씬 많죠. 


이러한 증상들은 왜 잘 치료되지 않을까요?
 
아니 땐 굴뚝이 연기 나지 않듯이 기능성 위장 장애의 증상들에는 분명한 원인이 있을 것입니다. 많은 연구들이 이를 규명하느라 노력하고 있지만 그 정확한 실체를 파악하는데 실패하였습니다. 어떤 연구자는 다시 염증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보이지 않는 미세염증(micro inflammation) 때문이라는 주장을 하는 정도이고, 최근에서야 위장 근육운동의 페이스메이커인 카할세포와의 관련설을 제시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하지만 내시경 이면의 세계를 살펴볼 때 그동안 우리가 몰랐던 애매모호한 위장병의 실체가 어디에 있는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위장의 속살 조직인 미들존은 점막을 찢어서 보거나 복벽을 통과해서 보지 않으면 도저히 관찰할 수 없는 영역이기 때문에 내시경에 나타나지 않은 것이고 그래서 그동안 의학적으로 방치되어 온 것입니다.

위 내시경을 통해 본 위장 점막의 표면은 분홍빛으로 주름이 잡혀 있지만 위액으로 인해 다소 맨들맨들하게 보이는 상태입니다. 하지만 위장 점막조직을 확대해 보면 양손을 깍지 끼었을 때 손가락이 잘 맞물린 것처럼 세포 사이사이가 아주 치밀하게 짜인 치밀 결합으로 연결되어 있죠.

신기한 현상은 치밀 결합들의 틈새에는 마치 공항에서 검사에 통과하면 열리고, 문제가 있으면 닫혀 움직이지 않는 게이트처럼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하는 문이 존재한다는 사실입니다. (이 문들이 열리고 닫히는 과정은 대단히 엄격하고 정밀한 판단에 의해 이루어집니다.)

문 조절은 위장외벽에 있는 내장신경이 그 중심 역할을 담당하는데, 신경 전달 사이토카인(정보 전달 매개물질의 종류)이 위장 점막 현장에서 위장에 유입된 음식물이 다 분해되었는지, 독소는 없는지 등의 여부를 파악하여 이를 위장 외벽의 내장 신경계에 전달합니다.


내장신경은 이를 다시 뇌와 척수 신경에 보내어 토의과정을 거쳐 뇌로부터 문을 열지 말지를 명령받아 점막 문을 컨트롤 하게 됩니다.이 문들은 유입된 음식물이 잘 분해되고 독소가 없으면 열려 몸으로 공급되게 하지만, 만약 유해독소나 미처 분해되지 못한 음식 고분자물질이 있게 되면 닫혀서 이러한 유해물질들이 몸 안으로 유입되지 않게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죠.

결국 점막의 게이트는 우리 몸을 보호하는 최전선 파수꾼인 것입니다. 그런데 어떤 원인들에 의해 이 문들이 손상되면 해로운 물질이 들어와도 이를 제대로 막지 못해 위장 외벽, 즉 미들존에 축적되면서 몸 안으로 유입되어 전신질환으로 이어지는 대사건이 벌어지게 됩니다.


점막이 깨지는 것은 우리 몸으로 봐서는 그야말로 큰 사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점막이 깨지면 미들존으로 들어가서는 안 될 유해물질이나 분해 안된 고분자 물질들이 유입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점막 문을 깨뜨려 그 기능을 훼손시키는 요소로는 급식, 폭식, 과식으로 만들어진 음식 노폐물이나 오염된 음식의 독소, 위장관에 생긴 염증물질이나 각종 세균, 알코올, 헬리코박터균, 방부제, 각종 유해 식품첨가물 면역 부산물질 등이 대표적이예요.)



위내시경에도 나타나지 않는 한국인 위장병의 실체 '담적'

증상만 있고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위장병을 찾아낸 저희 위장치료전문 하나한방병원 연구진은 본 병이 위장 점막 손상으로 생기는 위염이나 위궤양과 같은 점막병과는 다르기 때문에 '담적' 이라 명명하였습니다.

담적은 몸에 해로운 물질에 의해 미들존이 오염되면서 음식에 대한 면역 이상, 신경반응 장애, 운동장애 등 각종 위장관 내의 문제가 발생할 뿐 아니라 이러한 오염 상태는 혈관과 림프계를 통해 전신에 그대로 공급되어 많은 전신 질병의 온상이 됩니다.

이런 의미에서 점막을 보호하는 것은 우리네 건강을 위해서 너무나 중요한 전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점막의 소중함을 깨닫지 못하고 대부분 식생활에서 점막을 마구 대하는 경향이 있어요.

실제 환자들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밥 먹을 시간이 거의 없어서 음식을 퍼 넣는다고 표현해도 좋을만큼 빠른 식사를 하거나, 고기를 쌈에 싸서 먹자마자 이미 손은 또 다른 쌈을 싸는 정도로 허겁지겁 식사를 하고, 배가 불러도 맛있어서 자꾸 과식하게 된다거나, 식사시간을 지키지 않다가 한꺼번에 폭식하는 경우, 밤 자기 전에 야식을 즐기는 경우, 라면, 빵, 국수 등 밀가루 음식을 위주로 하는 편중된 식사를 하는 경우, 밥을 물에 말아서 마구 넘기는 경우 등 그릇된 식습관을 가지고 있으신데 이러한 것들은 반드시 고쳐야 될 것입니다.


(내시경 상 이상이 없는 신경성 위장병 환자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난 사실은 그릇된 식사법으로 인해 위와 장 외벽이 붓고 굳어지는 담적 현상으로 위장관 안에 많은 독소 환경이 조성돼 있다는 점이예요.)

먹어도 먹어도 허전한 공복감을 느끼시는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병리적인 공복감이란 식사도 충분히 하고, 또 배가 고플 때가 아닌데도 배가 고픈 느낌입니다. 당뇨병에서는 저혈당 증상이나 당 이용 저하로 인한 공복감이 흔합니다. 그래서 공복감은 위장 장애보다는 대사 장애로 흔히 취급됩니다.

위장 문제로 생기는 병리적인 공복감은 위염으로 인한 속쓰림과 동반하는 공복감인 경우가 있지만 대부분 내장 신경계의 비정상적 반응에 의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요. 이러한 현상을 쉽게 설명하자면 음식이 자신의 위장 능력보다 과하게 섭취되면 내장 신경계가 판단하여 뇌에 정보를 보내어 팽만감이나 통증,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을 발현시켜 더 이상 과하게 음식이 유입되지 않도록 조절하고 방어하게 됩니다.

그런데 여러 원인으로(주로 음식 독소에 의함) 신경계가 변성되면 충분히 음식을 보냄으로써 뇌가 오히려 공복 호르몬을 분비시키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쉽게 배가 고파지거나 공복감이 생겨 과식하게 되거나 어떤 때는 음식을 안 먹으면 못 견디는 식탐 현상까지도 발생되고, 저녁 늦게 먹고 자야 편해지는 등 습관적인 폭식 현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이런 경우 대부분 당뇨병이나 암, 각종 대사증후군,중풍인자가 높아지는 등 더 큰 문제가 몸에 발생하게 되는데 그것은 위장 신경계가 변질되면 이러한 경보,감지 기능을을 하지 못해 음식 독소 유입이 마구 이루어져 몸이 손상되는 것을 방치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인 위장질환의 실체인 담적에 대해 바로 알고 평소 식습관, 생활습관에 만전을 기하시기 바랍니다.



임상의로서 저는 뛸 듯이 기뻤습니다. 그동안 진단과 치료에 애를 먹었던 신경성, 위장 질환의 실체가
바로 위장 외벽과 관계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셈이죠. 위장이 굳어지는 새로운 위장병 증상인 담적과 그 치료법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고 싶으신분들은 http://hanamed.net/institute/sub_01.html에서 관련 정보들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