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알아 가는 가슴앓이
언젠가 어머니를 따라 나를 찾아온 예쁜 아가씨가 있었다.
화려한 분위기는 아니지만 조용하고 어쩌면 한 마리의 슬픈 사슴을 닮았다고 해야 할 것 같다. 대학교를 다니면서 학교 내에서 남자와 사귀게 되었는데 얼마나 지극 정성으로 잘 해주는지 도저히 거절할 수가 없었단다. 다른 주변의 선후배들도 모두 알 정도로 가까이 지냈는데 어느 날 인가부터 아무런 말도 없이 그 오빠는 또 다른 여학생과 좋아하면서 자신을 멀리 했다는 것이다. 얼마나 간절했던지 눈물까지 흘리면서 하소연을 하는데 차마 뭐라 위로를 해야 할지 몰랐었다. 그 뒤로도 몇 차례 나를 찾아왔고 올 때마다 그 오빠에 대한 이야기는 계속되었다. 지금 사귀는 여자 애랑 헤어졌으면 좋겠다고 하면서 조금은 증오가 섞인 말투지만 여전히 눈가에는 슬픔이 베어 그렁그렁 하였다. 여러 가지 상황에 상담을 하면서 함께 기뻐하고 함께 슬퍼하다 보면 은근히 나까지 그 사람이 미워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한차례 또는 여러 차례 누군가를 좋아하고 사랑에 빠지기도 하고 다시 이별의 슬픔을 경험하기도 한다. 물론 지나갔다고 해서 그 기쁨이나 아픔을 모두 지워버리지는 못한다. 그러나 그 기쁨과 아픔의 量만큼 우리는 보이지 않게 성숙되어 가는 것이다.
슬픈 사슴 같은 아가씨여 반드시 백마 탄 왕자가 구애를 하면서 다가올 것이니 희망을 가지세요. 그리고 다음에는 그 사람의 기쁨만이 아닌 슬픔까지도 사랑하게 되는 성숙된 사랑을 하게될 것입니다.
물론 이 말이 슬픈 사슴의 젖은 눈망울을 얼마나 밝게 할지는 의문이지만... 힘내세요.
많은 사람들이 사랑할 때처럼 헤어질 때도 상대방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배려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