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할 수 없는 팔자
乾命             61 51 41 31 21 11 1
戊 丙 甲 戊      辛 庚 己 戊 丁 丙 乙
子 申 子 子      未 午 巳 辰 卯 寅 丑
가까운 분의 명조이다.
작년(甲申年)에 신수를 볼 때 생명이 위험하며 갑자기 돌아가실 수 있다는 것을 어렵게 말씀드렸다. 만51세부터 오는 庚午 運이 水多火熄(수다화식)으로 바닷물에 성냥불을 그어대는 모습이니 불이 꺼져 심장이 정지되므로 항상 심장마비를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旺身觸犯:왕신촉범).
그런데 그분 말씀이 지금까지 심장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될 만한 일이 없었다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셨다. 술도 즐기시고, 열심히 일을 하시면서 살고 계신다기에 너무 충격을 주지 않기 위해 주의하시라는 말씀만 반복했다.
올해도 2월 달에 신수를 보시려고 방문을 하셨는데, 좋은 말도 아니고 해마다 죽을 수 있다는 말을 하기가 부담스러워서 자식들과 떨어져 지내고 주의를 해야 한다고 말씀을 드렸다.
그로부터 약 보름 정도 후인 지난 일요일(3월 6일) 새벽에 전화가 왔다. 전날 친구들의 모임에 다녀와 재미있게 TV 드라마를 보시고 주무시다가 새벽에 갑자기 호흡이 거칠어 119 차로 병원에 갔는데 돌아가셨다는 것이다. 의사가 사인은 알 수 없다고 하신 단다(내가 파악하는 사인이야 많이 있지만). 나 자신도 한동안 멍한 충격에 도통 잠을 이룰 수가 없어 뜬눈으로 날을 샜다.  
한 사람의 사주를 통해 看命(간명)을 하면서 희노애락을 함께 하면서, 그래도 비록 정해진 命이라지만 죽음의 예견이 실제로 나타날 때는 차라리 맞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에 마음이 무겁다.  삼가 고인의 冥福(명복)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