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부모들은 왜 미국 부모들보다 우월한가.'

다소 도발적인 주제로 미국 부모들의 자존심을 건드린 책이 7일 미국 출간을 앞두고 화제가 되고 있다. 프랑스 부모들은 자녀를 엄격하게 통제해 인내심과 자제력을 길러주지만 미국 부모들은 그렇지 못하다는 내용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전직기자 패멀라 드러커맨 씨는 최근 '육아교육법: 한 미국 엄마가 발견한 프랑스 육아법의 지혜'(펭귄북스)의 출간을 앞두고 4일 WSJ에 일부를 기고했다. 이 기사는 이틀째 인기 기사 1위에 오르면서 온라인 공간에서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4000명에 가까운 독자가 참여한 찬반투표 결과는 '57 대 43'으로 찬성이 다소 우세. 하지만 댓글에는 '프랑스 애들이 미국 애들보다 나은 것을 못 봤다'는 식의 미국 부모들의 감정적인 반발이 주를 이룬다.





드러커맨 씨는 5년 전 프랑스 파리 근교의 한 휴양지 레스토랑에서 겪은 충격으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당시 18개월 된 자기 딸은 음식을 테이블에 모두 흘리고 울며 보챘지만 다른 프랑스 유아들은 조용히 하이체어(다리가 높은 아기용 의자)에 앉아 마치 어른처럼 식사를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때부터 수년간 프랑스 부모들을 만나고 기존의 연구 결과를 뒤진 뒤 그가 내린 결론은 '프랑스에서는 아이에게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원칙에는 부모가 독재자처럼 군림하지만 나머지는 자유롭게 풀어주는 훈육법이 문화처럼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었다.

저자는 간식을 예로 들었다. 미국 부모들은 아이들이 원할 때마다 간식을 꺼내주고 그들이 수시로 냉장고 문을 열어도 제지하지 않지만 프랑스 부모들은 하루에 한 번(주로 오후 4시나 4시 반)만 주고 아이들이 냉장고 근처에 가지 못하게 한다는 것.

또 그를 놀라게 한 것은 프랑스 엄마들이 수시로 "난 저녁이면 더는 엄마가 아니다"라고 말하는 대목이다. 부모들의 사생활에 자녀들이 끼어들지 못하게 어릴 때부터 가르친다는 의미다. 실제 부모들끼리 만나고 있을 때도 프랑스 엄마들이 자녀의 전화를 받으려고 부리나케 달려 나가거나 자녀들이 부모 대화에 끼어드는 모습을 거의 본 적이 없다는 것. 이는 부모는 모든 것을 결정하는 보스(Boss)라는 인식을 어릴 때부터 꾸준히 심어주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전했다. 또 프랑스에선 자식들로 하여금 "제발"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부모에게 자주 하도록 해 자식이라고 해서 항상 보살핌을 받는 대상이 아님을 어릴 때부터 가르친다고 소개했다. 그리고 이런 교육법이 어린 자녀들이 좌절을 겪을 때 스스로 적응하는 법을 깨치는 효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반면 미국 부모들은 '헬리콥터 부모'로 불리는 과도한 관심을 바탕으로 한 훈육법을 고집하는데 이는 부모가 자녀를 위해 끊임없이 서비스해야 한다는 인식에 사로잡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저자는 주장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