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 원인 1위는 `흡연'"
연합뉴스 | 입력 2010.06.01 06:15 | 수정 2010.06.01 07:35
英 국립 췌장암연구소장 "새 치료법 개발 급선무"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췌장암 원인 1위는 흡연입니다. 가장 무서운 암으로 꼽히는 췌장암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담배를 끊어야 합니다"

1일 대한소화기암학회(회장 송시영 연대의대 교수)에 따르면 췌장암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영국 국립암연구소(NCRI) 산하 췌장암연구소 존 네오프톨레모스(John P. Neoptolemos) 소장은 지난 29일 학회가 주최한 심포지엄 특별연설을 통해 췌장암 예방을 위한 금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췌장암은 보통 CT(컴퓨터단층촬영)와 초음파 촬영을 통해 발견되는데, 상당수 환자가 복통 등의 증상이 뒤늦게 나타나는데다 장기 자체가 워낙 깊숙이 자리 잡고 있어서 말기에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때문에 환자 대다수가 수술 시기를 놓치고 항암치료에 의존하게 된다.

수술을 해도 5년 생존율이 10-24%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전신항암화학요법과 국소방사선요법 등도 개선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네오프톨레모스 소장은 연설에서 "췌장암은 유럽지역에서 자주 생기는 대표적인 선진국형 암"이라며 "한국도 장기간의 흡연인구에다 서구화와 고령화, 기름진 음식 섭취 증가로 이제 예외가 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눈길을 끈 것은 혈액형과 같은 유전적인 요소가 췌장암의 발생에 크게 작용한다는 점이었다.

네오프톨레모스 박사는 "췌장암은 O형 혈액형을 가진 사람에 비해 B형과 AB형, A형, O형 등의 혈액형에서 20~30% 이상 발생 빈도가 높게 나타나는 성향이 있다"면서 "이는 특정 유전적 요소가 암 발생에 작용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존의 췌장암 치료법인 방사선요법과 화학요법을 대체할 새로운 치료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사용되고 있거나 개발되고 있는 세포 독성적 요소를 가진 약품들이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만큼 이를 대체할 만한 백신개발이 시급하다"면서 "체내에서 건강한 세포나 암세포 모두를 죽지 않게 만드는 역할을 `텔로머라아제'에 대항하는 백신개발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네오프톨레모스 소장은 이날 심포지엄에서 한국의 카엘젬백스사가 유럽에서 실시 중인 췌장암항암백신(GV1001)의 임상3상 현황에 대해 "췌장암백신의 상용화를 위한 임상시험이 진일보하고 있다"며 긍정적으로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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