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경(羅經)

  지구는 적도를 중심으로 남북이 자오선으로 상대하여 극을 이루고 있다. 남국과 북극은 지자기를 형성하고 지자기의 자력은 어디서나 남북을 가려지게 한다.

남극과 북극의 자력은 지구가 살아있는 증거이며 이를 이용하여 지구상에서 경위가 그어진다.

지구상에서 자력에 의해 나침은 남북을 기르키니 나침반이다. 망망한 바다 위의 항해사가 나침반에 의존해 길을 잡고 전시에 병사가 나침반으로 독도법에 의해 길을 찾는다.

고대 주나라 주공은 지남차와 지남침을 만들어 남북을 정하고 4방, 8방, 12방위를 정하였고 그 후로 선현들이 24방위를 완성하였다.

나경은 포라만상 경륜천지라 하여 만상의 펼쳐짐을 포괄할 수 있고 천지를 경륜할 수 있다는 데서 포라만상의 라와 경륜천지의 경을 합쳐 나경이라 하였다.

 

나경은 어디서나 남북을 구분할 수 있으므로 2방위를 형성하고 그 방위를 근본으로 4, 8, 12, 60, 72, 120, 200, 240, 360, 365/25 등으로 그 방위를 세분화하는가 하면 방위의 진북과 자북으로 땅과 산천, 기후와의 관계를 상호 교차시켜 7,5도 계봉선의 차이점을 두어 응용하기도 하였다.

 

나경은 전후와 좌우의 방각에 있어 직접적으로 매우 다변화한 수치의 분변이 있으나 천지의 상하, 산천의 상하에 대한 수치 측정은 간접적으로 다변화한 오행의 이치에 의존하였다.

풍수에서의 나경은 주체를 중심하여 방위측정이 가능하다. 그러므로 주체를 중심했을 때만이 전후좌우가 가능해진다.

풍수는 방위에 따른 특정한 기운을 가지며 공간형성에 의해 존재되는 기운만이 유동하게 된다. 풍수학에서는 산봉우리의 솟음은 천성의 강림으로 보았고 사수의 만남은 성신의 조응으로 보았다. 주체자가 존재하는 국세를 대우주의 순환생성하는 이치의 축소판으로 보아 우주운행의 이치를 주체자가 존재하는 판세에 적용하여 소우주로 보아 같은 이치를 유추하여 왔다.

그러므로 어느 땅 어느 위치에 존재하는 주체자라도 그 위치에서의 판세는 곧 대우주의 이치를 적용시킬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나경으로 축소된 소우주의 판세에서 풍수의 용혈사수향을 간별하는 일은 대우주의 이치를 헤아리는 일이 된다.

 

 풍수학 고전에서

向定陰陽 切莫乖淚 差以豪휘 交以千理    -청오경-

음양으로 향을 정할 때에는 조금이라도 어긋나지 말하야 한다.

털끝만큼의 차이라도 천리를 교차시키면 엄청나게 달라진다.

地有四勢 氣從八方 四勢之山 生八方龍 四勢行龍 八方施生 一得其宅 吉慶其榮      -순경-

땅에는 사방의 세가 있고 기운은 팔방에서 흐른다. 사세의 산에서는 팔방으로 용이 생기고 사세로 행하는 용들은 팔방으로 생겨나나니 그런 곳에 하나의 길택을 얻으면 경사와 영화가 있으리라

好地只在方寸間 秘術不出文字外   -설심부-

좋은 땅이란 약간의 차이진 곳에서 있을 수 있고 비술이란 문자의 이치가 아니고서는 나오지 않는다.

 

나경15층

1층 : 伏羲先生八卦 :  선천팔괘를 표시하고 주역의 팔괘순서를 표시

  하였다. 一乾天 二兌澤 三離火 四震雷 五巽風 六坎水 七艮山 八坤地를

  유열하고 사정(乾坤坎離)은 양이고 사우(兌震巽艮)은 음이다.

2층 : 文王後天八卦 : 후천팔괘를 표시하고 구궁의 순서를 기록하였다.

  후천팔괘는 실제 방위에서 팔방위로 논하게 되며 九宮은 一白坎宮 二黑

  坤宮 三碧震宮 四綠巽宮 五黃中宮 六白乾宮 七赤兌宮 八白艮宮 九紫離宮

  이다.

3층 : 龍上八殺 : 후천팔괘 방위의 용에서 하여서는 안되는 향을 기록하였

  다. 坎龍에 辰戌向不可 艮龍에 寅向不可 震龍에 申向不可  巽龍에 酉向

  不可 離龍에 亥向不可 坤龍에 卯向不可 兌龍에 巳向不可 乾龍에 午向不可

  (水도 동일)

4층 : 黃泉殺 : 四路黃泉과 八路黃泉을 표시하였다. 丁庚向에 坤方水 乙丙

  向에 巽方水 甲癸向에 艮方水 辛壬向에 乾方水가 黃泉水이다.

5층 : 小玄空五行 : 후천팔괘에서 오행의 생휴변화과정에서 종속되는 오행

  으로 용과 향을 대조하고 재물과 인정의 길흉년을 推知한다.

6층 : 地盤正針 : 팔괘의 방위마다 3개의 향을 나누어 24방위를 이룬다.

  용맥을 格定하여 용의 生旺死絶을 따지운다.

7층 : 穿山七十二龍 : 정침의 24山龍을 세분화하여 72용으로 분류한다.

  丙丁庚辛의 용을 旺相龍으로 길하게 친다.

8층 : 人盤中針 : 주위의 산들이 어느 방위에 솟아 있느냐를 보아 길흉을

 가린다. 三吉六秀와 二十四天星 二十八宿 등. 淨陽, 乾甲 坤乙 離壬寅戌

 坎癸申辰 , 淨陰, 艮丙  巽辛 震庚亥未 兌丁巳丑

9층 : 透地六十龍 : 入水脈을 格定한다. 병자순과 경자순을 길하게 보고

  육십갑자 납음오행과 용과의 生剋을 본다.

10층 : 納音五行 : 육십갑자의 납음오행을 실었다. 透地龍 納音과 分金納音

  과 亡命의 納音을 대조하여 生剋을 가린다.

11층 : 二十八宿 二十四天星 : 이십팔숙과 이십사천성이다. 이십팔숙의

  오행으로 沙의 오행생극을 논한다. 이십사천성 역시 사의 모양을 논한다.

12층 : 天盤縫針 : 정침과 반씩 맞물려 있으니 봉침이라한다. 納水와 向을

  看定한다. 득수처와 파구처를 분별하며 사국을 결정짓는다. 천반봉침으로

  향을 정하고 정침의 분금을 사용한다.

13층 : 沖祿大 小黃泉  : 祿을 沖하는 대황천과 소황천을 실었다. 이는 살인

  황천이라고도 하는 만큼 무서운 법수이다.  巽方破口는 丙午向이 大黃泉

  艮方破口는 甲卯向이 大黃泉 乾方破口는 壬子向이 大黃泉 坤方破口는 庚

  酉向이 大黃泉이고 丙午破口는 丁未向이 小黃泉 甲卯破口는 乙辰向이 小

  黃泉, 壬子破口는 癸丑向이 小黃泉 庚酉破口는 辛戌向이 小黃泉이 된다.

14층 : 分金 : 정침120분금을 표시하였다. 병자순과 경자순의 분금을 旺相

  分金으로 길하게 잡는다. 글자있는 칸은 경자와 병자순이다.

15층 : 360度 : 120분금에서 360도로 정확하게 도수를 정한다.

 

제17장 패철(佩鐵)의 이용(1)

http://myhome.hanafos.com/~jadstone/chap2-17.htm

위의 주소에서 가져온 자료 입니다 더 많은 자료가 위의 곳에 있으니 참고하시기를 바랍니다.  이자료를 올린 분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 ^ _ ^ * 

패철(佩鐵)이란?

 

방위란 사람이 지닌 공간 의식의 한 형태으로, 서양은 주로 8방위를 쓰고, 동양에서는 24방위가 일상적으로 쓰였다. 콜룸부스는 서방 항로로 가면 인도에 갈 수 있다는 설을 믿고 탐험에 나섰다. 하지만 아프리카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는데 그치고, 황당하게도 죽을 때까지 자기가 발견한 곳이 신대륙이란 사실을 몰랐다. 그렇지만 진시황을 위해 불로초를 구하러 떠난 서복(徐福)은 정확하게 동쪽인 한국 땅을 밟았다, 그렇지만 서복은 돌아가지 않았다. 왜, 한국 땅의 기운이 좋아 스스로 신선이 되었기 때문이다.

동양의 과학자들은 땅의 모양과 지질적 변화 그리고 순환 원리를 연구해, 그 결과를 패철의 각층에 속속들이 담아 놓았다. 따라서 패철은 '남쪽을 가리키는 쇠'라는 뜻의 지남철(나침판)과는 쓰임이 전혀 다르다. 나침판은 항해나 여행 시에 동서남북의 방위만 보는 물건이고, 패철은 방위 뿐만 아니라 풍수 이론을 자연 현장에 투영시켜 혈을 잡고 좌향을 놓는 물건이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패철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는 주역(周易)의 후천 팔괘를 응용한 12지지(地支)로 12개의 방위만을 표시하였다. 12지지란 땅을 지키는 12명의 신장(神將)을 도교의 방위 신앙에 따라 12방위에 배치한 것을 말한다. 12지신은 얼굴은 짐승이지만 몸은 사람으로 김유신 장군의 묘에서 보듯이 주로 능묘(陵墓)의 호석에 새겨서 묘로 침입하는 잡귀를 물리치도록 하였다.
12지지란 자(子·쥐), 축(丑·소), 인(寅·호랑이), 묘(卯·토끼), 진(辰·용), 사(巳·뱀), 오(午·말), 미(未·양), 신(申·원숭이), 유(酉·닭), 술(戌·개), 해(亥·돼지)를 가리킨다. 동쪽에는 묘(卯)를, 서쪽에는 유(酉)를, 남쪽에는 오(午)를, 북쪽에는 자(子)를 배치하여 방위를 분별토록 하였다.

하지만 풍수학이 혈을 찾는 방법론으로 심화 발전하면서 음(陰)인 지지로 이루어진 12방위로는 땅의 길흉 중에서 일부만을 판단할 수 있을 뿐, 정작 산줄기가 뻗어 나간 원리를 제대로 이해할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땅은 비록 음이지만, 음은 다시 음과 양의 기운이 혼합되어 생성됨으로 음기 중에 속한 양기를 측정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땅 속의 양기를 측정하기 위해 한(漢) 나라의 장량(張良)은 양기를 재는 12방위를 추가하여 24방위를 완성하였다. 그것이 천간(天干)으로 음이요, 여자인 12지지에 맞춘 양이요, 남자인 12천간을 가리킨다. 하지만 60갑자의 윗 단위이며, 양기인 천간은 10개밖에는 없어 12지지와 짝을 이룰 수가 없었다. 갑(甲), 을(乙), 병(丙), 정(丁), 무(戊), 기(己), 경(庚). 신(辛), 임(壬). 계(癸)가 바로 그들이며, 방위를 구분하면 동쪽은 갑(甲), 서쪽은 경(庚), 남쪽은 병(丙), 북쪽은 임(壬)이다.

·12地支: 子(쥐), 丑(소), 寅(호랑이), 卯(토끼), 辰(용), 巳(뱀), 午(말), 未(양),申(원숭이), 酉(닭), 戌(개), 亥(돼지)
·10天干: 甲, 乙, 丙, 丁, 戊, 己, 庚. 辛, 壬. 癸
·8卦: 震(동), 巽(남동), 離(남), 坤(남서), 兌(서), 乾(북서), 坎(북), 艮(북동)
·24方位: 壬子, 癸丑, 艮寅, 甲卯, 乙辰, 巽巳, 丙午, 丁未, 坤申, 庚酉, 辛戌, 乾亥

여기서 동양 사상은 모두가 음양오행론에 기초를 두는데, 10천간 역시 오행으로 구분하여 갑· 을은 목(木), 병· 정은 화(火), 무·기는 토(土), 경· 신은 금(金), 임· 계는 수(水)으로 구분한다. 하지만 음인 12지기와 짝 지어야 할 양인 천간이 10밖에는 없어, 주역에서 방위를 나타내는 8괘(卦)를 차용해 왔다.
8괘는 진(震·동), 손(巽·남동), 이(離·남), 곤(坤·남서), 태(兌·서), 건(乾·북서), 감(坎·북), 간(艮·북동)으로, 10천간 중에서 개성이 없는 토(土)에 해당하는 무·기(戊己)를 빼내어 8간(八干)으로 삼고, 8괘에서 건·곤·간·손인 4유(維)를 차용하여 12천간을 만들었다. 이것이 바로 4유 8간(四維八干)이다.

이제 12개의 지지와 천간이 만들어졌으니, 서로 짝을 지어 주는 일만 남았다. 여기에도 음양오행론이 적용되어 천간(남)과 지지(여)가 만난 12쌍을 만드니 임자(壬子), 계축(癸丑), 간인(艮寅), 갑묘(甲卯), 을진(乙辰), 손사(巽巳), 병오(丙午), 정미(丁未), 곤신(坤申), 경유(庚酉), 신술(辛戌), 건해(乾亥)가 그들이다.

또 패철은 둥근 원판에 동심원을 층층으로 그려 넣은 다음 그 안에 자연의 원리를 판단하는 문자를 기입해 놓았고, 중앙에는 자성을 띤 침을 올려놓아 지구 자기성에 의해 침이 자연스럽게 남북을 가리키도록 만들었다.
패철 중앙의 바늘을 천지침(天地針)이라하여 붉은 표시가 있는 쪽은 오방(午方)으로 남쪽을 가리키며, 검은 표시가 난 곳은 자방(子方)이라 하여 북쪽을 가리킨다. 검은 부분이 자방에 오도록 돌려 맞춘다. 패철로는 자침에서 흰 칠을 한 부분이 자방에 오도록 돌려 맞추면 그 방위가 북쪽이다.
패철은 지구의 자전축(自轉軸)과 자기축(磁氣軸)이 일치하지 않음으로 위도에 따라 진남북(眞南北), 즉 지구의 자전축과의 편차 정도가 다르게 나타나며, 고위도 지방에서는 자침의 자력이 약화되어 방위나 위치를 제대로 측정하기 어려운 문제점은 있다.

현재 현장에서 내룡의 길흉을 판별해 혈을 잡거나 좌향을 놓는데는 9층으로 구성된 패철이면 충분한데, 패철의 각층은 동양의 과학자들이 우주의 순환원리와 지리의 도를 깨우친 바대로 한층 한층을 올려놓은 것이다. 현재는 30여 층으로 구성된 패철도 시중에 나와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지관들은 5층짜리, 6층짜리, 또는 7층짜리 패철을 들고 다닌다. 이것으로는 땅의 길흉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힘들다.
왜냐하면 앞에서 설명했듯이 양균송에 의해 만들어진 8층, 9층이 있어야만 양기를 측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 그림 : 중요무형문화재 제110호 윤도장 김종대씨가 제작 완성한 정통 패철 / 국립문화재연구소 발행, 한국의 중요무형문화재 중에서 ]


패철의 제작

 

패철은 지남반(指南盤)·지남철(指南鐵)·윤도(輪圖)·나경(羅經)으로 불려지며, 중국 한 대에 이미 실용화되어 점을 치는데 사용되었다. 왜냐하면 A.D. 1세기의 것으로 추정되는 낙랑 고분에서 식점천지반(式占天地盤)이란 패철과 비슷한 물건이 출토되었기 때문이다. 식점천지반은 하늘과 땅을 상징하는 원반과 방반의 두 반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원반의 중심에는 북두칠성을 두고, 그 주위에는 12월 신명을 두르고, 그 다음에 간지를 기입하였다.

그 후 4∼5세기경에 침에 자성을 띄운 자침을 만들어 회전할 수 있도록 하고, 그 결과 방위 측정이 가능하여 풍수가들의 필수적인 도구가 되었다.

선조 때, 명나라에서 풍수지리에 밝았던 이문통이 조선을 찾았다. 그는 광화문의 어로(御路) 위에 패철을 놓고서 지세를 살폈다. 그 광경을 본 조선에서 그가 사용한 패철과 똑같은 것을 만들어 사용하였다. 또 영조 18년에는 중국에서 구해 온 천문도와 5층 패철을 본떠서 패철을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다. 따라서 오늘과 같은 패철이 한국 땅에서 사용된 것은 조선 후기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고려 시대에는 천문학이 활발히 연구되면서 패철이 널리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측되며, 조선 시대에도 천문학을 담당하던 관상감에서 패철을 제작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조선 시대에는 풍수가의 전유물로 여겨진 패철이 다양한 용도로 널리 쓰였다. 뱃사람이나 여행자들이 방향을 보는데 이용하기도 하고, 천문학자들이나 일반인들이 휴대용 해시계의 정확한 남북을 정하는데도 패철을 이용하고, 사대부들은 부채의 끝에 작고 단순한 모양의 2·3층 짜리 패철을 만들어 매달고 다녔다. 이것을 선추(扇錘)라 부른다.

현재 한국에서 전통 패철을 만드는 사람은 중요무형문화재 제110호 윤도장(輪圖匠)으로 지정된 김종대(金鍾垈)이고, 그는 고창군 성내면 산림리 낙산마을에 산다. 이 마을은 300년 동안이나 패철을 만들어 온 유서 깊은 고장으로, 마을 뒷산에는 신기하게도 '거북 바위'가 있다. 동서로 가로놓여진 바위는 그 위에 7개의 구멍이 파져 있고, 완성된 패철을 그 위에 놓으면 남북이 정확히 맞는 지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다른 마을에서 패철을 만들어 '거북 바위'에 놓으면 남북이 잘 맞지 않는다고 한다.

김종대는 큰아버지인 김정의로부터 패철을 만드는 기술을 전수 받았다. 김정의는 치밀하고도 꼼꼼한 솜씨로 패철을 만든다고 소문이 나, 평안도·함경도에 사는 사람들까지 사랑방에 진을 치고 패철을 사 갔다고 한다. 수요가 많을 때면, 패철 1개의 값이 쌀 10섬 가격에 해당되고, 뱃사람들이 한꺼번에 50개씩 주문하기도 했다. 덕분에 김정의는 일제 시대에도 별 어려움 없이 살았고, 기술을 조카에게 전수시킬 수 있었다.

패철을 만드는 재료로는 대추나무나 회양목· 은행나무가 쓰이는데, 이 나무들은 눈매가 곱고 단단하여 정교한 조각이 가능하다. 박달나무를 쓰면 무르면서 가벼워 대추나무보다 못하다. 대추나무는 재질이 단단하고 말려 놓으면 잘 트지 않는다. 그리고 비단결 같은 윤기가 나면서 오래 갖고 다니면 색이 더욱 빨개져 고와진다. 대추나무는 예로부터 보은에서 나는 것을 많이 썼다. 보은은 대추나무가 많고, 대추를 팔아서 혼수 자금을 마련했다는 고장이다. 그래서 '삼복(三伏)에 비가 오면 보은 처자가 운다'라는 속담이 있는데, 여름에 비가 많이 오면 대추가 적게 열리기 때문이라 한다.

패철을 만들 때면, 150∼200년 이상 된 대추나무가 쓰인다. 굵으면 좋지만 덜 굵더라도 한줄기로 곧게 자란 것이 좋다. 트거나 옹이가 있으면 사용할 수 없고 속이 꽉 찬 것이라야 적당하다. 그런데 대추나무는 성장이 느리기 때문에 수령 200년 이상의 굵은 나무를 구하기 어렵고, 더군다나 벼락을 잘 맞아 쓸모 있는 나무가 드물다. 설령 수령이 오래된 것을 구했더라도 옹이나 썩은 부분 또는 갈라진 부분이 다른 나무에 비해 많아, 잘라 보아야만 쓸모가 있는지 어떤지를 판단 할 수 있다. 김종대는 '꼭 사람의 마음을 닮은 나무이다.'라고 말했다.

나무를 구했다면 다루기 쉽도록 손질해야 한다. 생목인 상태에서 패철을 만들기에 적당한 크기로 잘라 놓아야 운반도 쉽고 말리기도 용이하다. 대추나무는 워낙 단단하여 잘 마르지 않을 뿐燭?마른 후에는 더 단단해져 톱질이 매우 어렵다. 자른 나무는 그늘에서 3년 이상을 말리거나, 바닷물이나 저수지에 2∼3년 동안 담가 두었다가 건져서 그늘에서 1년 이상을 말린다.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가마솥에 넣고 삶아서 말리는 방법도 있는데, 오래 삶을수록 진이 빠지면서 건조하기도 쉽고 트지도 않는다.

마른나무는 먼저 백변을 떼어 내는데, 백변은 흰색이 나면서 무르기 때문이다. 나무가 손질되었으면, 중심 잡기, 층수를 정해 동심원 그리기, 분금하기 순서로 작업이 진행된다. 패철은 정간이 생명이며, 정간은 동심원 하나를 최소 1°의 각을 이루도록 360개로 분금해야 하는 매우 정교한 작업이다. 만약 이것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패철은 그 생명인 정확성을 잃게 된다. 그 다음에는 글자를 새기는 까다롭고 지루한 작업이 계속된다. 김종대는 '글자 새기는 일은 눈이 빠지는 일'이라고까지 말한다. 한 층을 각자하는데 보통 한나절이 걸리고, 글자 수가 많은 층은 하루가 꼬박 걸린다. 만약 하나의 획수라도 잘못 조작하면, 며칠이 걸려 완성한 패철판을 모두 갈아없애고 다시 조각해야 한다. 마음이 흐트러지면 작업을 중단하고서 산책으로 마음을 다스린다고 한다.

"정간, 각자 작업을 할 때는 온 집안 식구들이 조심해야 합니다. 만약 글자를 새기다가 잘못되면 사소한 일에도 굉장히 화가 나, 가족들이 신경을 쓰지요. 큰아버지는 중간 중간에 단소를 옆에 끼고 나가 동네를 돌아다니다 오기도 했습니다."
글자 새기기 작업이 끝나면 먹으로 전체를 검게 칠하여 동심원의 모양이 제대로 되었나 살피고 자침을 넣기에 적당한 깊이인가를 살펴서 손질한다. 그 다음엔 옥돌 가루를 칠하는데, 옥돌의 흰색이 각자와 분금 속에 들어가면 먹칠 바탕 위에서 글자가 선명히 드러난다. 그리고 동· 서· 남· 북 정방향을 나타내는 글자에는 붉은 색을 띄는 주사를 입힌다. 자침을 만들 때면, 만주에서 구해 온 원석(原石)에 쇠침을 붙여 두고, 자침을 패철에 놓은 다음 유리 덮개를 덮어 완성한다.

패철은 우리 조상의 정성과 인내가 깃든 예술품으로, 공들여 만든 만큼 사람들을 위해 유용하게 쓰여지는 도구이다. 하지만 세상이 변해 힘든 일을 하려고 하는 사람이 드물다. 태어나서 낙산 마을을 한 번도 떠나지 않은 김종대는 아들과 그 친구에게 패철 만든는 기술을 전수하고 있다.

[ 그림 : 중요무형문화재 제110호 윤도장 김종대씨가 완성된 정통 패철의 정확성을 체크해보기 위해 마을 뒷산의 거북바위에서 확인해보고 있다. / 국립문화재연구소 발행, 한국의 중요무형문화재 중에서 ]


바람은 돌도 태운다.[패철 1층 - 용상팔살(龍上八殺)]

 

패철 1층을 보면, 24방위 중에서 3방위마다 진(辰), 인(寅), 신(申), 유(酉), 해(亥), 묘(卯), 사(巳), 오(午) 글자가 쓰여있는데, 8방위의 살(殺)이라하여 용상팔살(龍上八殺)이라 부른다. 이 글자의 해석은 다음과 같은 시구가 전해 올 뿐이다.

坎龍坤兎震山후巽계乾馬兌巳頭艮虎離猪爲殺曜塚宅逢之一但休
[坎에는 용이요, 坤에는 토끼요, 震에는 산 원숭이요, 巽에는 닭이요, 乾에는 말이요, 兌에는 뱀 머리요, 艮에는 호랑이요, 離에 돼지면 살풍을 받는다. 묘든 주택이든 일단 해당되면 모든 것은 절멸한다- 후(원숭이 후), 계(닭 계)는 나타나지 않는 한자이므로 한글로 표기하였음.]

먼저 이 뜻을 이해하려면 팔괘의 방위를 알아야 한다. 감(坎)은 북방으로 24방위로 보면 임자계(壬子癸)가 해당되고, 곤(坤)은 미곤신(未坤申), 진(震)은 갑묘을(甲卯乙), 손(巽)은 진손사(辰巽巳), 건(乾)은 술건해(戌乾亥), 태(兌)는 경유신(庚酉辛), 간(艮)은 축간인(丑艮寅), 그리고 이(離)는 병오정(丙午丁) 방을 가리킨다.

즉, 24방위를 3등분하여 8괘방(卦方)을 만들었다. 다음은 용, 토끼, 원숭이 등등의 뜻을 알아야 한다. 패철의 24방위 중에 12지신이 있는데, 쥐는 자(子), 소는 축(丑), 호랑이는 인(寅), 토끼는 묘(卯), 용은 진(辰), 뱀은 사(巳), 말은 오(午), 양은 미(未), 원숭이는 신(申), 닭은 유(酉), 개는 술(戌), 돼지는 해(亥)이다. 따라서 내룡이 패철 4층의 8방위에 해당하며 뻗어왔을 때에 패철 1층에 해당하는 향을 놓으면 용상팔살에 걸려 재물은 실패하고 재앙이 생긴다는 뜻이다. 주택이나 묘가 들어선 내룡이 감방(壬子癸)에서 왔을 경우에 주택이나 묘을 진향(辰向)으로 한다면 용상팔살에 걸려 한 집도 남김없이 패절을 면치 못하다고 한다. 다른 방위의 해석도 동일하다.

파주에 있는 황희 정승의 묘 뒤에, 용상팔살을 범한 묘가 있다. 그런데 봉분은 물론 묘 아래까지 풀이 나지 않은 채 비석은 불에 그을린 것처럼 까맣게 변색되었다. 이 묘를 감결하면 내룡은 손사방(巽巳方)에서 뻗어 왔는데, 묘의 좌향은 유향(酉向)을 놓아 소위 용상팔살을 범하였다. 용상팔살에 걸리도록 묘와 주택의 좌향을 놓으면 그 시간부터 재앙이 덮쳐 집안이 망하며, 이것은 살(殺) 중에서도 가장 두렵고 두려운 것이다. 용상팔살은 매섭고 흉한 바람의 기운으로 생물이 제대로 살지 못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도선국사 유산록』에도 다음과 같은 글이 전한다. '영광에 아룡도강형(兒龍渡江形)의 명당이 있는데, 열 번 묘를 써도 열 번을 모두 파낸다.' 이곳을 찾아보면 내룡이 병오방(丙午方)에서 왔는데, 주변 산세를 보아 묘의 좌향을 잡는다면 십중팔구 해향(亥向)으로 놓을 수 밖에 없다. 병오룡에서 해향을 놓으면 용상팔살에 해당된다. 그러므로 열 번을 묘를 써도 열 번을 팔 수 밖에 없게 된다. 용상팔살을 도해하면 아래와 같다.

임자계룡(壬子癸龍)에 진향(辰向)을 하면 용상팔살이다(坎龍→辰向)
미곤신룡(未坤申龍)에 묘향(卯向)을 하면 용상팔살이다(坤龍→卯向)
갑묘을룡(甲卯乙龍)에 신향(申向)을 하면 용상팔살이다(震龍→申向)
진손사룡(辰巽巳龍)에 유향(酉向)을 하면 용상팔살이다(巽龍→酉向)
술건해룡(戌乾亥龍)에 오향(午向)을 하면 용상팔살이다(乾龍→午向)
경유신룡(庚酉辛龍)에 사향(巳向)을 하면 용상팔살이다(兌龍→巳向)
축간인룡(丑艮寅龍)에 인향(寅向)을 하면 용상팔살이다(艮龍→寅向)
병오정룡(丙午丁龍)에 해향(亥向)을 하면 용상팔살이다(離龍→亥向)


용상팔살은 풍수적으로 가장 흉한 것으로 자연이 악인(惡人)을 위해 흉한 함정을 마련해 놓은 것이다. 봉분 뿐만 아니라 묘의 마당에 이르기까지 풀이 자라지 못하며, 한 집도 남김없이 재앙을 입는다.
주택 역시 사람에게 치명적인 병마를 불러들여 흉가가 된다. 다만, 향은 주택의 경우, 8층이 아니라 4층인 지반정침으로 보아야 하고, 묘는 8층인 천반봉침으로 보아야 한다. 그런데 현장에서 내룡을 패철 4층으로 재보면, 감방(坎方), 간방(艮方), 진방(震方) 등 24방위로 환산해 임자계, 축간인, 갑묘을 등 3방위로 내려오기보다는 임자, 계축, 간인 등 동궁(同宮)으로 내려뻗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경우, 만약 묘나 주택이 들어설 내룡(입수룡)이 계축룡(癸丑龍)이라면 어느 방향이 용상팔살에 해당하는지 헷갈릴 수 있다. 계룡(癸龍)은 진향이고, 축룡(丑龍)은 인향이 용상팔살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경험에 비추어 보아 계축룡이라면 진과 인향 모두를 피하는 것이 상책으로 여겨진다.
또 감룡(坎龍)에 진향(辰向)이 용상팔살인데, 진의 천간 짝인 을향(乙向)을 한다면 어떤가? 『청오경』의 〈부경(附經)〉에는 다음과 같은 경우가 용상팔살에 해당된다고 하였다.

임감룡(壬坎龍)에 을진향(乙辰向)
곤신룡(坤申龍)에 갑묘향(甲卯向)
을묘룡(乙卯龍)에 곤신향(坤申向)
손사룡(巽巳龍)에 경태향(庚兌向)
건해룡(乾亥龍)에 병오향(丙午向)
경태룡(庚兌龍)에 손사향(巽巳向)
오정룡(午丁龍)에 건해향(乾亥向)
축간룡(丑艮龍)에 인신향(寅申向)---寅申은 艮寅의 誤記로 생각됨


즉, 임감룡에 을진향을 놓으면 형옥(刑獄) 살을 받아서 후손이 많아도 결국 감옥에 가거나, 유배당한다고 했다. 따라서 현장에서는 지지 향 뿐만 아니라 그 짝인 천간 향도 놓지 않는 것이 좋을 성 싶다. 그런데 패철 1층의 용법을 말하며, 패철 4층에서 내룡이 왔을 때에 패철 1층의 방위에서 득수하면 팔살황천에 해당하여 흉하다고 해석한 풍수서도 있다. 하지만 이 해석은 패철의 용법이나 자연 현장에 대한 관찰이 세심하지 못한 결과이다.

예를 들어, 간룡(艮龍)에 인향(寅方)이라면 간룡(艮龍)일 때에 인방(寅方)에서 물이 들어온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경우는 산등성을 타고 흘러내리는 건수만이 해당되니, 땅의 풍화를 주도하는 양기의 방향은 아닌 것이다. 패철의 용법을 해석할 때면, 언제나 경전에 기초를 두어야 실수가 적어진다.

[ 그림 : 용상팔살에 걸린 묘의 비석 / 마치 화재가 난 것처럼 새까만 그을음이 생겼다. ]


생기를 빼앗아 가는 팔요풍 [패철 2층 - 팔요풍(八曜風)]

 

묘의 형태를 보면, 봉분의 뒤쪽에서 좌우 측을 둥글게 감싸안은 흙 둔덕을 볼 수가 있다. 보통은 '활', '활개' 혹은 '내성'이라 부르고, 왕릉의 경우는 곡장(曲墻)이라 한다. 물론 공원 묘지에 자리잡은 묘들은 협소한 터 때문에 내성을 갖추기 어렵다.

그렇다면 내성은 어떤 이유로 봉분을 감싸고 두르는가? 어떤 사람들은 묘의 형태가 자궁을 닮았으므로, 사람은 자궁에서 태어나 다시 자궁 속으로 들어간다는 의미에서 내성을 자궁에 달린 나팔관이라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내성은 자궁의 형태를 본따 꾸민 것이 아니고, 묘 아래의 광중으로 침입하는 흉한 바람(황천수)을 막기 위해 설치한 풍수적 산물이다.

그럼 패철 2층에 표시된 글자는 무엇을 뜻하는가? 패철 4층의 임자·신술 아래의 2층에는 건(乾)자가 쓰여있고, 계축·갑묘 아래에는 간(艮), 을진·병오 아래에는 손(巽), 정미·경유 아래에는 곤(坤), 건해 아래에는 신(辛)과 임(壬), 간인 아래에는 계(癸)와 갑(甲), 손사 아래에는 을(乙)과 병(丙), 곤신 아래에는 정(丁)과 경(庚)자가 쓰여 있다. 그리고 패철 2층에 빈 칸이 있는 것은 음양의 조화를 위해 지지 자(地支字)가 빠진 것이다.

예를 들면 임자 아래에 건(乾)자가 있는데, 빈 칸은 건의 짝인 해(亥)를 생략한 것으로, 패철 4층으로 보아 내룡이 임자방이나 신술방에서 왔을 때면 건해(乾亥) 방에서 황천수가 불어오니, 건해 방을 튼튼하게 막아 주어야 한다는 뜻이다.
만약 황토집에 산다면 벽 중에서 어느 부분만 계속해서 흙이 떨어져 나가 해마다 보수를 해야 할 것이다. 용에 따라 황천수가 불어오는 방향은 다음과 같으며, 현장에서 확인해 보면 그 정확성에 놀라게 된다.

임자·신술 룡→ 건해 방/ 계축·갑묘 룡→ 간인 방/ 을진·병오 룡→ 손사 방
정미·경유 룡→ 곤신 방/ 건해 룡→ 신술·임자 방/ 간인 룡→ 계축·갑묘 방
손사 룡→ 을진·병오 방/ 곤신 룡→ 정미·경유 방


묘지가 아무리 청룡과 백호로 겹겹이 감싸진 곳일지라도, 양쪽 계곡에서 생긴 바람은 묘쪽으로 불어 온다. 바람은 온도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부는데, 계곡에서 생긴 차가운 바람이 계속해서 묘쪽으로 불어오면 봉분의 잔디는 말라죽는다. 또 광중으로 침입하면 시신의 육탈을 방해하거나 혹은 유골을 급격히 산화시킨다.

이처럼 계곡에서 생겨 묘로 불어오는 바람을 황천수(黃泉水)라 하고, 황천살을 막지 못하면 10년 안에 후손은 끊이고 재물은 흩어져 망한다고 한다. 여기서 황천수의 '수'자는 절대로 눈에 보이는 물을 지칭하는 것이 아닌데, 일부 풍수사는 '물'로 해석하여 묘 주변의 계곡 물을 살피는 경우도 있다. 땅의 모양과 지질을 변화시키는 바람과 물의 총칭인 양기를 가리킨다.

특히, 내당과 외당의 자연 흐름이 어긋나 자연 황천에 걸렸다면 더욱 흉한 황천수가 불어와 혈의 생기를 빼앗아 간다. 황천수가 드는 방위가 허약하면 곡장을 두루거나, 내성을 높이 쌓거나, 나무를 심어 방풍을 하면 피해를 막을 수 있다. 우리 조상들은 강바람이 거세게 불어 마을이 편하지 않으면 나무를 심어 바람을 막았다. 이를 동수(洞藪)라 한다.

산소는 생물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없어서는 안될 물질이다. 그럼으로 이 기체를 '생명 공기'라 부른다. 사람은 숨쉴 때 21%의 산소와 78.97%의 질소, 0.03%의 이산화탄소가 섞인 공기를 들이쉬고, 산소가 16%, 질소가 78.97%, 이산화탄소가 5.03%가 섞인 공기를 내맽는다. 다른 동물도 마찬가지로 산소를 섭취하고 이산화탄소를 내보낸다.


바람은 생기의 요소이지만 산소가 21%나 함유되어, 한 방향에서 묘 쪽으로 계속 불어온다면 바람으로 인해 흙과 잔디의 수분은 증발하고 그 결과 잔디가 죽어 봉분의 흙이 드러난다.

또 산골짜기에서 생긴 차가운 바람(陰風)이 광중으로 침입하면 시신의 육탈을 더디게 만들거나, 유골을 급격히 산화시켜 채 몇 년이 지나지 않아 뼈조차 추릴 수가 없다. 광중에 바람이 드는 풍병(風病)을 만나면 유골이 급속히 산화되면서 나쁜 기를 발산하기 때문에 후손들이 중풍에 걸리거나 재산상의 손해를 입어 점차 몰락한다고 한다.

또 패철2층은 수법(水法) 중에서 살인대황천(殺人大黃泉)을 설명해 놓았다. 자연이 우선수일 경우, 묘나 주택이 병오향일 때에 파가 손사방이면 물이 임관방을 충파함으로써 살인대황천을 범한다. 다 큰 자식이 일찍이 죽고 집안에는 재물과 곡식이 공허하며 자손은 끊어지고 가난해진다고 한다. 경유향에 물이 곤신으로 빠지고, 임자향에 물이 건해방으로 빠지고, 갑묘향에 물이 간인방으로 빠지는 경우도 모두 살인대황천이다. 일부 풍수사는 패철 2층을 황천수라하여 해당 방위에 물이 보이면 안된다고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역시 풍수학에서 논하는 '수'가 절대로 '물'이 아니라 양기를 말함을 간과한 말이다.
[ 그림 : 팔요풍에 의해 봉분의 흙이 무너져 내렸다. ]


삼합은 용(龍), 파(破), 향(向)을 가리킨다 [패철 3층 - 삼합오행론]

 

 이기론 풍수의 핵심은 패철의 3층에 대하여 명확히 이해하는 것으로 출발한다. 동양의 우주관이 집약된 삼합오행(三合五行)의 운용이 표시된 칸으로, 이것은 오행국(五行局)을 판별한 다음에 용[관(關)]과 향[원(元)]과 파(규(竅)]가 서로 상통하는 법칙이다. 즉, 삼합이란 용(龍), 향(向), 파(破)를 가리키며, 용은 물을 받아들임으로 혈을 잉태하고, 향은 물에 따라 집이나 묘터가 놓이는 방위를 말하며, 이것을 원관통규(元關通竅)라 한다.

먼저 패철 3층을 보자. 패철 4층과 대비하면, 진·신·자 아래에 수(水)가 쓰여 있고, 미·해·묘 아래에 목(木)이 쓰여 있고, 술·인·오 아래에 화(火)가 쓰여 있고, 축·사·유 아래에 금(金)이 쓰여 있다. 천간과 지지는 한 쌍임으로 천간 아래에도 수, 목, 화, 금자가 쓰인 것인데 빈 칸으로 두었다. 따라서 을진·곤신·임자 아래에 수(水)가 쓰인 것이고, 정미·건해·갑묘 아래에 목(木)이 쓰인 것이고, 신술·간인·병오 아래에 화(火)가 쓰인 것이고, 계축·손사·경유 아래에 금(金)이 쓰인 것이다.

수(水)자가 쓰여 있는 을진, 곤신, 임자를 꼭지점으로 보아 선을 그어 본다. 정삼각형이 된다. 목(木)자가 쓰여 있는 정미, 건해, 갑묘를 이어도 정삼각형이 되며, 화(火)자 쓰여 있는 신술, 간인, 병오를 이어도 정삼각형이 되고, 금(金)자가 쓰여 있는 계축, 손사, 경유를 이어도 정삼각형이 된다. 여기서 정삼각형이 가리키는 뜻을 알려면 먼저 패철에서 자연의 생명 단위인 국(局)을 판별하는 원칙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앞장에서 양기가 빠지는 파(破)가 을진·손사·병오방에 있으면 수국이고, 정미·곤신·경유방에 있으면 목국이고, 신술·건해·임자방에 있으면 화국이고, 계축·간인·갑묘방에 있으면 금국이다.(파에 대해서는 음택풍수학의 고급부분에서 상세하게 다루겠다.) 그럼 그런 원칙은 어디에 근거를 두었는가? 다음의 시구가 전부이다.

(1)辛壬會而聚辰水局
신술, 임자 방에서 들어온 양기가 모여 을진 방으로 빠지니 수국이다. 12포태법 상으로 수국에 있어 신술은 관대수이고, 임자는 제왕수이고, 을진은 묘수이다
(2)乙丙交而趨戌火局
을진, 병오 방에서 들어온 양기가 합처져 신술 방으로 나가면 화국이다. 12포태법 상으로 화국에 있어 을진은 관대수이고, 병오는 제왕수이고, 신술은 묘수이다
(3)斗牛納丁庚之氣金局
정미, 경유의 양기가 계축(斗牛는 12지지 상 丑임) 방으로 납입하면 금국이다. 12포태법 상으로 금국의 정미은 관대수이고, 경유는 제왕수이고,계축은 묘수다
(4)金羊收癸甲之靈木局
계축, 갑묘 방에서 들어온 신령스런 양기가 정미(金羊은 12지지 상 未임) 방으로 빠지면 목국이다. 12포태법 상으로 목국의 계축은 관대수이고, 갑묘는 제왕수이고, 정미는 묘수이다.


따라서 을진은 수국의 묘파이고, 정미는 목국의 묘파이고, 신술은 화국의 묘파이고, 계축은 금국의 묘파임을 알 수 있다. 그 결과 수국의 경우, 을진·곤신·임자가 서로 삼합을 이루는데, 물이 을진으로 빠지고[묘파], 자연의 흐름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흘러가고(우선수), 임자 장생룡이면 향은 곤신 장생향을 놓으라는 뜻이다. 또 자연의 흐름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흘러(좌선수) 을진으로 빠지고(묘파) 곤신 제왕룡이면 임자 제왕향을 놓으라는 뜻이다.

또 목국의 경우 정미·건해·갑묘가 서로 삼합을 이루는데, 물이 정미방으로 빠지고[묘파], 자연의 흐름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흘러가고(우선수), 갑묘 장생룡이면 향은 건해 장생향을 놓고, 자연의 흐름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흘러(좌선수) 정미방으로 빠지고(묘파) 건해 제왕룡이면 갑묘 제왕향을 놓으라는 뜻이다.

화국의 경우 신술·간인·병오이 서로 삼합을 이루는데, 물이 신술로 빠지고[묘파], 자연의 흐름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흘러가고(우선수), 병오 장생룡이면 향은 간인 장생향을 놓고, 자연의 흐름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흘러(좌선수) 신술로 빠지고(묘파) 간인 제왕룡이면 병오 제왕향을 놓으라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금국은 계축·손사·경유가 서로 삼합을 이루는데, 물이 계축으로 빠지고[묘파], 자연의 흐름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흘러가고(우선수), 경유 장생룡이면 향은 손사 장생향을 놓고, 자연의 흐름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흘러(좌선수) 계축으로 빠지고(묘파) 손사 제왕룡이면 경유 제왕향을 놓으라는 뜻이다.

水局:坤申(龍)·壬子(向)·乙辰(破) 木局:乾亥(龍)·甲卯(向)·丁未(破)
火局:艮寅(龍)·丙午(向)·辛戌(破) 金局:巽巳(龍)·庚酉(向)·癸丑(破)


즉, 각국의 장생향과 제왕향을 놓기 위한 용, 파 그리고 자연의 흐름을 일러둔 층으로, 곧 원(向), 관(龍), 규(水)가 서로 상통하는 양균송의 진신수법(進神水法)을 표시하였다. 하지만 시중에 출간된 책들에는 엉터리 내용이 부지기수이다. 다음과 같은 내용들이다.

(1)현무, 좌청룡, 우백호가 서로 정삼각형이 되는 것이 표준이다.
(2)선악이 구체적으로 인간사에 실현되는 시기를 수리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3)청룡과 백호의 끝과 묘의 좌(坐)가 삼합을 이루면 길하다.
(4)24산의 오행의 상생상극을 표시하였다.
(5)오행을 본다. 예로 임자(壬子)는 수(水)요, 간인(艮寅)은 화(火)이다. 즉, 쌍산 삼합오행이다.

현재 한국 풍수학의 99%는 형기론과 물형론에 치우쳐있어, 패철을 이용해 혈을 정하고, 좌향을 놓는 이기 풍수법에 대해서는 문외한들이 많다. 특히 88향법으로 얘기되는 좌향법은 이기론에만 해당되는 것이다. 따라서 향법을 전혀 고려치 않는 형기 풍수학이 패철 3층의 용법에 대해 알 수가 없는 일이다.

[ 그림 : 수국의 삼합오행 ]


땅 속을 유리관처럼 본다[패철 4층 - 지반정침(地盤正針)]

 

 패철 4층에는 24방위가 표시되어 있는데, 내룡의 이기를 판단하고 양택 풍수에서는 주택의 좌향을 놓는 층이다. 지반정침(地盤正針), 내반정침(內盤正針), 혹은 정침이라 부른다. 왜냐하면 지반정침은 복희선천(伏犧先天)에 해당하니, 정적이며, 음기이고, 여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묘의 좌향이나 득수, 파는 패철4층이 아닌 동적이고, 양기이고, 남자인 패철8층으로 정해야 음양이 조화를 이룬다.

그럼, 현장에서 내룡의 이기를 판단하는 방법을 살펴보자. 만약 생기충만한 용을 찾고 싶다면 먼저 산등성의 중심에 패철을 내려놓고 내룡이 패철 4층의 어느 글자 사이로 내려 뻗었는가를 살핀다. 패철의 위치는 산등성에 물을 쏟았을 경우 물이 좌우측으로 갈라지는 분수령에 놓는다. 산에 오르면 제일 먼저 파를 보고서 국을 정한다. 수국, 목국, 화국, 금국 중 어느 하나로 결정될 것이다. 그 다음에는 뻗어온 용[내룡(來龍)]의 위쪽을 바라보며 휘이고 꺽인 곳마다 1절, 2절 하는 식으로 마디마디 측정한다. 휘이고 꺾이는 것을 알려면 산비탈의 모양을 본다. 좌측이 주름지고 우측이 넓고도 편평하면 내룡은 좌측으로 꺽이게 되고, 우측이 주름지고 좌측이 넓으면 내룡은 우측으로 꺽인 것이다.

그런데 천 리를 뻗어온 용맥일지라도 혈을 맺고자하는 마지막 일절[도두일절(到頭一節)]이 중요하니, 도두일절의 길흉이 내룡 전체의 생왕사절(生旺死絶)을 모두 결정한다고 본다. 이것은 과일 나무의 뿌리와 줄기가 아무리 튼튼해도 꽃이 핀 마지막 가지가 부러졌거나 병이 들었다면 과일은 열리지 않는 이치와 같다. 혈이 맺힌 바로 그 내룡이 이기적으로 좋아야 한다는 뜻이다.

내룡의 이기를 잴 경우, 내룡이 쌍산으로 배합되었는가 아니면 불배합되었는가를 중요시 본다. 내룡도 음과 양이 서로 조화를 이루어야 생물이 탄생하여 자랄 수 있는 흙이다. 필히 임자. 계축, 간인 등과 같이 천간과 지지가 쌍산으로 잘 배합되어야 한다. 쌍산이 동궁(同宮)으로 배합된 배합룡이라면 일단 땅 속이 흙이라 판단한다. 그렇지만 해(亥)와 임(壬), 자(子)와 계(癸) 사이로 뻗은 불배합룡이면 이를 잠룡(潛龍)이라하여 땅 기운은 생물을 생육할 수 없는 바위나 돌이 들어있다고 판단한다.

그리고 내룡이 비록 배합룡일지라도 이기로 판단해, 양룡, 장생룡, 관대룡, 임관룡, 제왕룡이면, 땅 속이 고운 흙으로 이루어진 생기충만한 곳이다. 또 절룡, 태룡, 병룡, 사룡, 묘룡이라면 비록 배합룡이긴 하지만 생기를 품을 수 없는 바위나 돌 혹은 흙과 자갈이 혼합된 땅이다. 목욕룡이면 어떤 경우든지 물 구덩이거나 수맥이 지나가는 땅이니 피해야 하고, 쇠룡은 평지에서는 생기를 품은 길룡이나 산지에서는 생기가 없는 흉룡이다.
또한 배합룡인 양룡, 장생룡, 관대룡, 임관룡, 제왕룡이라고해서 다 똑같은 상격룡은 아니다. 각국마다 상격룡, 중격룡, 하격룡으로 나뉘어지며, 아래는 수국의 경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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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 내룡의 이기 지질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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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격 길룡 임자 장생룡, 신술 관대룡, 곤신 제왕룡 견밀하고 고운 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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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격 길룡 계축 양룡, 경유 임관룡 단단하고 까끌한 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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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격 길룡 정미 쇠룡 산은 흉룡, 평지는 길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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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산에 올라 내룡의 휘이고 꺽인 지점마다 패철4층을 이용해 내룡의 이기를 재었더니, 모두 수국 내에서 신술(관대룡)→술건(잠룡)→건해(목욕룡)→해임(잠룡)→임자(장생룡)→자계(잠룡)로 판단되었다. 그러면 먼저 잠룡인 술건, 해임, 자계룡은 생기가 없는 땅이니 버리고, 건해도 목욕룡이니 버리고, 임자 장생룡이나 신술 관대룡 내에서 혈을 찾는다.

또 옛 묘가 어떤 용에 자리잡고 있는가를 알려면, 먼저 파를 판별해 국을 정한다. 그 다음에는 패철을 묘의 승금(뇌두, 만두)에 가지런히 올려 놓고서 묘로 뻗어 온 내룡(입수맥)을 잰다. 잠룡이라면 일단 흉한 자리이고, 배합룡이라면 12포태법으로 판단해 양룡, 장생룡, 관대룡, 임관룡, 제왕룡이라면 생왕을 얻은 것이니 길한 자리이다.

하지만 절룡, 태룡, 병룡, 사룡, 묘룡이라면 비록 배합룡이긴 하지만 생기를 품을 수 없고, 목욕룡이라면 물구덩이니 반드시 이장을 해야 하며, 쇠룡이라면 평지는 길룡이나 산지에서는 생기없는 흉룡이다. 용이 형상적으로도 부귀하고 이기적으로도 길룡이면 묘를 쓴 다음에 크게 번성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