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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장 배치에 따른 주택의 길흉

창문이나 출입구 등 주택 개구부는 자연의 기운을 내부에 공급하는 통로 역할을 한다. 자연의 기운은 생명 활동에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이러한 기운은 사람에게 생기가 된다.

생기는 하늘의 기운과 땅의 기운이 음과 양으로 결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며, 공기 중에서 바람과 함께 움직인다. 생기는 사람의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고 사고력이나 활동력을 증가시키는 기운이다. 따라서 주택이 갖고 있는 생기는 사람에게 심리적·육체적으로 많은 차이를 준다. 즉 주택의 배치 방법에 따라 주택이 받아들이는 생기의 종류가 달라지며, 생기의 종류에 따라 주택의 길흉도 달라지는 것이다. 생기가 잘 전달되는 주택에서는 사람들이 발전하지만, 생기가 부족한 주택에서는 불행한 일이 발생한다. 따라서 주택을 배치할 때 가장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생기를 가능한 한 많이 받도록 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배치 방법은 남향 배치, 배산임수 배치, 마당 형태에 의한 배치, 산의 중심에 따른 건물 배치, 도로면에 의한 배치, 방위에 의한 배치, 주변 건물과의 조화에 의한 배치 등이 있다. 이러한 배치 방법에 의해 생기를 가장 많이 받도록 하는 것이 이상적인 배치 방법이다.

1. 배산임수 원칙에 따라 배치한다

남향 집은 햇빛을 가장 많이 받는 집으로서 주택의 대표적인 배치 방법 중 하나이다. 평탄하고 넓은 대지에서나, 대지의 경사가 북쪽은 높으면서 남쪽이 낮은 땅, 즉 대지 형태가 남과 북으로 길게 늘어진 경우에는 남향으로 배치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그러나 이외의 대지 조건에서는 주택을 남향으로 배치하는 것이 오히려 흉가를 만드는 것과 같기 때문에 집을 지을 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도심에서는 좁은 땅에 집을 짓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남향보다 생기를 더욱 많이 받을 수 있는 주택의 배치 방법을 적용시켜야 한다.

배산임수(背山臨水) 배치 방법은 한국의 전통 건축의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다. 궁궐과 사찰은 물론 소규모 주택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건물은 배산임수 배치 방법을 적용했으며, 이것은 오늘날까지도 가장 이상적인 배치 방법으로 이용되고 있다.

‘배산임수’란 말 그대로 산을 등지고 물이 있는 쪽을 바라본다는 뜻이다. 즉 지면에서 약간이라도 높은 부분에 건물을 짓고, 지대가 낮은 쪽에 마당을 설치함으로써 내려다보도록 하는 배치 즉, 등고선에 의한 배치를 말한다. 그리고 지면의 고저가 확실하게 구분되지 않거나 강이나 바다 등이 직접 보이지 않는 지세에서는 빗물이 흘러 내려가는 방향을 낮은 쪽으로 하여 마당을 설치함으로써, 건물에서 빗물이 내려가는 쪽을 바라보도록 배치한다.

생기는 강물과 육지가 음과 양으로 조화를 이루는 낮은 지역에서 발생되어 바람을 타고 지상으로 옮겨진다. 생기 있는 바람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집이 생기가 불어오는 쪽을 향하고 있어야 한다. 물이 내려가는 낮은 쪽을 향해 집이 들어선 경우가 바로 생기를 많이 불러들이는 형태이다.

남쪽 지면이 높고 북쪽 지면이 낮은 대지에서는 지면이 높은 남쪽이 건물 후면이 되고 지면이 낮은 북쪽이 건물의 전면이 되는, 북향 배치가 배산임수에 따른 배치 방법이다. 북향으로 배치를 해야만 북쪽에서 불어오는 생기를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이런 지세에서 남향 집을 짓는다면 남쪽의 햇빛을 많이 받아들이는 장점은 있지만, 지대가 낮은 건물 후면을 석축이나 콘크리트로 받치고 집을 짓기 때문에 집이 뒤로 넘어지는 형태를 하고 있다. 이런 형태의 건물에서 앞을 보면 정면에 높은 산이 가로막고 있어 중압감을 느끼게 되고, 산이 하늘을 가로막아 넓은 하늘을 바라볼 수 없다. 물론 하늘로부터 마당을 통해 들어오는 생기의 양도 부족해 주택 내부에는 불행한 기운으로 가득 차게 된다.

또 북쪽에서 불어오는 생기를 막고 반대쪽을 바라보고 있는 형상이기 때문에 오히려 생기를 빼앗기게 될 뿐만 아니라, 산으로 올라가는 바람이 주택 내부에서 회오리바람을 발생시켜 주택의 기운을 빼앗아 가게 된다. 이런 집에서 살게 되면 우선 건강을 잃게 되고, 경쟁력을 상실해 직업을 잃거나 손해를 보는 등의 여러 가지 불행한 일을 겪게 된다.

부모를 살해하고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불을 지른 패륜아 박한상 사건은 몇 년이 지난 지금도 많은 사람들을 경악케 한다. 그렇듯 끔찍한 사건이 일어난 그 집은 외형적으로 보면 매우 훌륭한 고급 주택이다. 그러나 집을 자세히 살펴보면 흉가라는 것을 금세 알 수 있다.

우선 집터가 산의 후면에 위치해 있다. 산 전면은 국내에서 큰 사찰에 속하는 OO사가 자리잡고 있으며, 이 집은 그 산의 뒷면에 있는 것이다. 또 대지 상태는 남쪽이 높고 북쪽이 낮으며, 멀리 한강이 흐른다. 이런데도 이 집은 남향 집으로서 배산임수를 무시한, 배수임산 배치를 하고 있다. 따라서 주택 후면은 지대가 낮아 콘크리트로 옹벽을 세우고 그 위에 건물을 지음으로써 건물이 뒤로 넘어지는 형태를 이루고 있다.

도로는 동쪽과 남쪽 두 면으로 접하고 있어 일반적으로 볼 때는 가장 이상적인 지대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실제 풍수에서는 두 면 이상의 도로에 접한 대지는 바람을 많이 모으기 때문에 좋은 집터로 보지 않는다. 또 대문 위치는 남동쪽 모서리에 있는데, 역시 안정된 자리가 아니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은 남쪽에 있는 관악산 줄기 위에 자리잡고 있으며, 북쪽으로는 한강을 내려다보고 있다. 이 지역의 특징은 청룡이 되는 동작동 국립묘지 산이 좌측에서 한강의 수구를 가로막고 있어 명당을 이룬다는 점이다. 방배동의 카페 골목도 이러한 청룡 기운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이처럼 청룡이 잘 감싸고 있는 지세에서는 생기가 모여 사람들이 많이 모이게 되고, 상권도 잘 형성된다.

카페 골목을 지나면 주택지가 있는데, 이곳의 지세는 남쪽에 있는 관악산이 용 위에 자리잡고 있어 남쪽은 지대가 높고 북쪽은 낮다. 이러한 지세에서는 한강이 있는 북쪽을 향하도록 건물을 배치해야 명당이 된다. 그러나 많은 주택들이 남향을 하고 있어서 아쉽다.

2. 도로와 멀리 떨어져 집을 짓는다

도로의 위치나 크기 등은 건물 배치에 중요한 요인으로 적용된다. 도로는 사람과 차뿐만 아니라 바람도 통과한다. 자동차가 다니지 않는 도로는 바람도 잔잔하다. 그러나 자동차 왕래가 많은 도로에서는 자동차 속도와 함께 바람의 속도가 빨라지고, 그 바람이 도로를 통해 집에 전달되면 집 내부의 기운이 변한다. 따라서 집이 도로에 인접해 있는 정도에 따라 그 집의 기운이 달라진다.

도로에 접한 대지는 집이나 건물을 세울 경우, 도로와의 거리에 따라 전면배치 방법, 중간배치 방법, 후면배치 방법 등 세 가지가 있다.

전면배치 방법은 도로 전면에 가능한 한 가깝게 배치하는 방법으로, 주로 상점 등의 용도로 많이 이용된다. 도로면 가까이에 있어 간판이나 쇼윈도를 통해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전면배치는 도로에 흐르는 기운이 점포 안의 기운을 빼앗아 가기 때문에 내부에 생기가 모이지 못해 발전을 못한다. 집도 마찬가지다. 집 안에 생기가 모이지 않음으로써 집안이 번성하지 못한다.

중간배치는 마당의 중간에 건물을 배치하는 방법인데, 건물 전면과 후면에 각각 마당이 분산된다. 중간배치는 도로쪽 마당에 주차장이나 간단한 작업장, 화단을 설치하여 집의 바깥마당 역할을 하며, 후면은 가족끼리 즐길 수 있는 조용한 공간으로 각각 구분된다. 중간배치는 기운이 마당을 통해 집으로 들어와 생기를 이룬다.

후면배치는 도로에서 멀리 떨어진 후면에 집을 배치하고, 도로와 건물 사이에 마당을 크게 만드는 방법이다. 후면 배치는 도로와 건물 사이에 마당이 있으므로 건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마당을 거쳐야 한다. 이런 주택 배치는 대문만 열면 주택 내부가 바로 보이기 때문에 마당의 독립적 사용이 어려운 단점도 있다. 그러나 도로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으므로, 도로에 의해 집 안의 기운을 빼앗기지 않는 장점이 있어 가장 이상적인 배치 방법이다.

넓은 들판에서는 바람의 방향이나 속도가 전체적으로 균일하다. 그러나 도심지에서는 도로가 바람의 통로가 되며, 특히 밀집된 건물 사이에 있는 도로에서는 강한 바람이 불게 된다.

잔잔한 바람은 상쾌하고 유익하지만 강한 바람은 건강을 빼앗아 간다. 막다른 골목에 있는 집은 화살과 같은 강한 바람이 부는 집이다. 막다른 골목, 특히 골목 길이가 긴 집에서 살게 되면 질병이나 불행한 사고를 당하게 된다.

도로는 주택 전면 한쪽에 있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주택 전면과 후면에 도로가 있는 경우에는 주택 주변의 바람이 앞과 뒤로 쉬지 않고 흘러서 공기 흐름에 안정감이 없다. 그러나 전후면 도로에 접했다고 해도 도로간 거리가 충분하게 떨어져 있어서 바람이 서로 혼합되지 않으면 관계가 없다.

두 개의 도로가 교차하는 각지(角地)는 두 면에 걸쳐서 도로에 접해 있으므로 통행하는 사람도 많고 사람들의 눈에도 잘 띄어 사업이 잘되는 땅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 도로를 사람이 걸어서 통과하기보다는 자동차가 달리는 길로 변화되면서 개념이 바뀌고 있다.

자동차 통행은 급한 바람을 일으킨다. 빠른 바람은 주택이나 건물 내부의 기운을 빼앗아 간다. 건물이나 집의 기운이 빠지면 그곳에 거주하는 사람이 건강을 잃게 되고, 사업도 실패하게 된다. 따라서 도로의 각지에 있는 집은 벽면을 두껍고 넓게 하고, 창문은 작게 하여 실내의 기운이 외부로 빠져 나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집이 3면 이상 도로에 접해 있게 되면 흉가에 속한다. 주택의 3면 모두 도로라면 내부 기운을 빼앗아 가기만 할 뿐이기 때문이다. 이런 지역은 때때로 건물 주변에서 회오리바람이 발생하는데, 회오리바람은 사람의 정신을 빼앗아 간다. 그래서 이런 집에 살게 되면 외부의 힘에 휩쓸려 불행한 일을 당하게 된다. 하지만 가끔씩, 3면에서 좋은 바람을 맞아 남다른 성과를 올릴 수도 있다.

서울 청량리의 옛 대왕코너 자리는 5면이 도로에 접해있다. 특히 도로 형태는 불을 상징하는 화(火)자를 이루고 있는데, 불과 같이 크게 번성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화재가 빈번하게 발생하기도 한다. 실제로 이곳에서는 1970년대 이후 여러 차례 화재가 일어났다

3. 하늘을 바라보도록 집을 배치한다

집은 규모가 같은 것끼리 어울려 있는 것이 좋다. 서로 비슷한 것끼리 어울리는 게 아름다운 것은 비단 집뿐만은 아니지만, 특히 집은 햇빛과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인 만큼 더욱 중요하다.

집 옆에 큰 건물을 짓게 되면 큰 건물에서 발생하는 바람에 의해 집의 기운을 빼앗긴다. 또 길이가 긴 건물은 스스로 바람 길을 만들어 강한 바람을 불게 한다. 이런 위치에 집을 짓게 되면 마치 거대한 바람의 통로 속에 갇혀 있는 것과 같은 형상이 된다.

또한 큰 건물 뒤에 있는 작은 집에서는 넓은 하늘을 바라볼 수 없게 된다. 하늘 대신 높은 건물이 주택의 전면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하늘은 생기를 보내 주는 가장 중요한 공간이다. 이런 집에서는 불행한 일이 연속적으로 발생한다. 집을 지을 때는 넓은 하늘을 바라볼 수 있도록 배치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4. 큰 건물 옆이나 틈에는 집을 짓지 않는다

큰 건물과 건물 사이에 있는 작은 주택이나 큰 건물 모서리에 있는 주택 역시 흉하다. 큰 건물 모서리가 주택을 향하고 있는 경우에는 뾰족한 칼에 찔리거나, 병원에서 수술을 받아야 하는 좋지 않은 일이 발생한다.

풍수가들은 실제 이런 경우에 불행한 일을 당하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다고 한다. 충북 청주 근교에 있는 양곡(糧穀) 도정(搗精) 공장은 1천여 평의 넓은 땅에 여러 채의 공장과 창고를 갖고 있는, 인근에서는 가장 큰 규모의 도정 공장이었다. 풍수가들이 이 공장에 처음 간 것은 20여 년 전인데, 공장 배치를 보고는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당시 이 회사 주인은 사택에서 가족과 함께 살고 있었는데, 사택이 ㄱ자 모양을 한 커다란 창고와 공장의 중간 지점에 위치해 있었다. 사택 전면은 사무실로 이용했고, 후면은 가족이 사는 집이었다.

이런 구조는 실질적인 면에서 볼 때는 공장 마당에서 여러 건물을 한눈에 쉽게 내려다볼 수 있어 능률적이기도 하다. 그러나 양쪽으로 높은 건물 사이에 있는 사택의 위치는 마치 권투장의 사각 코너 한쪽에 자리잡고 있는 형태와 유사하다. 거대한 두 개의 건물 사이에는 항상 강한 바람이 통과하고, 사택은 그 바람이 통과하는 자리에 있는 것이다.

풍수가들이 사장에게 사택 위치가 좋지 않으니 다른 곳으로 이사할 것을 권했으나, 사장은 설마 하면서 그대로 살았다. 그런데 3년이 지난 후, 부인이 갑자기 병을 얻어 사망하고 말았다.

사장은 2년 후에 재혼을 하면서 풍수가들을 찾아와 주택의 위치와 배치를 묻고 이사를 했다. 그런데 사장이 살던 사택에 경리 담당 직원이 들어가 살았는데, 어느 날 기계 속에 다리가 밀려 들어가는 불행한 사건이 발생하고 말았다. 한 집에서 불행한 사건을 계속 당하고 난 사장은 비로소 풍수 이론에 놀라워했다.

5. 마당은 건물보다 약간 아래로 배치한다

주택 공간은 내부와 외부로 나누어지는데, 외부 공간인 마당은 조경이나 작업의 공간으로 이용된다. 그러나 마당의 보다 큰 중요성은 마당이 사람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생기를 공급한다는 데 있다. 마당의 기운은 주택 내부에 그대로 전달되기 때문이다.

건물에서 발생하는 기운은 양(陽)의 기운으로서 이상을 추구하는 정신적 기운이다. 그러나 마당에서 하늘과 땅, 물 등 자연에 의해 발생되는 기운은 음(陰)으로서 사람의 건강, 재물, 여성의 기운 등이다. 주택과 마당이 서로 마주 바라보는 위치에 있으면 마당의 기운이 주택 내부에 흡수되어 생기를 이루게 된다. 따라서 건물은 마당보다 약간 높은 배산임수 배치가 이상적이다. 마당이 주택의 측면이나 후면에 있는 경우에는 마당의 기운이 주택의 기운과 결합할 수 없기 때문에 집 내부에 생기가 부족하게 된다.

마당은 정방형이 이상적이다. 특히 정사각형의 마당에서는 공기 회전이 자유로워 생기를 많이 발생하게 하는데, 마당에 기운이 모이면 집안 재산도 많이 일어난다(마당의 종류 중 1번 그림 참조). 그러나 마당이 삼각형인 경우에는 뾰족한 기운이 발생되어 교통사고 등 불의의 사고를 당하거나, 이웃간 분쟁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마당의 종류 중 9번 그림 참조). 따라서 뾰족한 마당은 조경 공사를 할 때 뾰족한 부분을 부드럽게 바꾸도록 한다.

마당이 장방형인 경우도 마당의 기운이 제대로 순환되지 않아 질병을 초래할 수 있다(마당의 종류 중 3번 그림 참조). 마당과 건물이 모두 장방형인 경우에는 재물이 분산되고 단명하는 일이 발생한다(마당의 종류 중 2번 그림 참조). 삼각형 마당에서는 재산이 모이지 않고 가난을 면치 못한다(마당의 종류 중 9번 그림 참조).

건물 형태가 남성에 해당된다면, 마당은 여성에 해당된다. 따라서 마당에서 발생되는 기운은 여성에게 많이 작용한다. 건물에 기운이 뭉쳐 있으면 그 집에 거주하는 남자가 강력한 기운을 갖고 있고, 마당에 기운이 뭉쳐 있는 경우에는 여성의 기운이 왕성해진다. 건물과 마당이 모두 강력한 기운을 갖고 있는 경우에는 남자와 여자 모두 왕성한 생명력을 갖게 된다. 건물과 마당이 음과 양으로 마주 보고 있으면 이런 주택에서는 여성과 남성이 1:1로서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게 된다. 이것이 가장 이상적인 형태이다(마당의 종류 중 1번 그림 참조).

건물 후면에도 마당이 있는 경우가 있는데, 앞마당과 뒷마당이 각각 있는 경우에는 이 집의 남자에게 두 여자가 생기는 경향이 있다. 뒷마당이 주택에 가려져 남들 눈에 잘 띄지 않는 것처럼 본처 이외의 다른 여자는 남들 눈에 띄지 않는다(마당의 종류 중 5번 그림 참조). 그러나 뒷마당이 주택 전면에서 보이는 경우라면 여자 관계도 공개적임을 의미한다(마당의 종류 중 4번 그림 참조).

이처럼 주택의 마당 수는 그 집 남자의 여성 수와도 일정한 관계가 성립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뒷마당 규모가 매우 작은 경우에는 별도의 여성으로 해석하지 않는다. 이러한 경우는 아파트에 있어서도 동일하다.

마당 면적은 주택 면적에 비례하는 넓이가 좋다. 주택 전면에 위치하고 있는 마당은 주택 연면적의 넓이에 비해 3배를 가장 이상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5배를 초과할 경우에는 마당이 너무 넓어 생기가 분산됨으로써 주택 내부에 전달되는 생기가 감소된다고 본다. 마당이 너무 넓은 경우에는 건물 3배 정도의 넓이를 안마당으로 하고, 내부 울타리를 설치함으로써 생기가 흩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지금은 복지회관 건물이 들어서서 옛 모습을 찾아볼 수 없지만, 박정희 대통령을 시해한 김재규가 살던 집(서울 중구 신당동)은 300여 평 넓이의 대지가 전체적으로 삼각형을 이루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이 삼각형 대지의 가운데에 자리잡고 있어서 앞뒤, 옆으로 분산된 마당의 형태는 모두 뾰족한 삼각형을 이루고 있었다. 김씨가 대통령을 시해한 것은 삼각형 마당에서는 칼이나 총 같은 예리한 물체에 의한 불행한 사고가 일어난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주게 된 것이다. 한편 신축된 건물도 대지 형태에 맞춰 삼각형 평면으로 이루어져 있어 염려된다.

6. 한국, 일본, 미국의 마당 형태에 따른 기운 분석

가. 한국식 마당

전통적인 한옥은 ㄱ자, 또는 ㅁ자의 건물 한가운데에 마당을 배치하고 있다. 마당은 대부분 정사각형으로 가장 아름다운 형태를 이루고 있는데, 이같은 정사각형 마당의 기운에 의해 한국 여성은 세계적으로 가장 훌륭한 여성이라고 분석된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마당 형태는 생기가 가장 많이 모이는 형태이다.

마당은 음에 속하므로 아름다운 마당은 곧 아름다운 여성을 만든다. 여성 중에는 신사임당이나 이율곡의 어머니처럼 자식을 훌륭하게 키우는 여성이 있었는가 하면 행주산성의 역사처럼 애국심이 충만한 여성들도 있었다. 뿐만 아니라 정절을 지킨 여성을 기리는 열녀비는 역사적으로 수없이 많다. 역사를 돌이켜보면 남성들은 당파 싸움과 사대주의로 국력을 탕진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날의 번영을 이룬 것은 아름다운 마당의 기운을 받은 한국 여성의 숨은 노력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대지가 넓은 도심지의 주택이나 시골의 주택에서는 뒷마당을 배치하는 경우가 많았다. 뒷마당은 장독대가 있고 빨래 널기를 하는 등 부엌의 연장된 작업 공간이었다. 그런데 이처럼 뒷마당이 있는 주택 구조는 음양 이론으로 보아 음이 건물 전면과 후면에 분산되어 있어, 이 집 남자 주인에게 본부인 외에 다른 여성이 따르게 되는 경향이 있다.

나. 일본식 마당

일본의 전통적인 주택은 마당의 한가운데에 건물을 배치해, 건물이 마당 4면에 둘러처져 있다. 이처럼 마당 중앙에 섬과 같이 건물이 위치하고 그 주변에 마당이 둘러쳐져 있는 주택 배치는 남성이 중심이 되고, 그 주변의 여성은 종속적인 위치를 갖게 된다. 따라서 남성은 여성 위에 군림하고, 여성은 항상 남성을 향해 무릎을 꿇고 봉사하게 된다.

다. 미국식 마당

대부분의 미국식 주택은 전면에 주차장이나 간단한 작업 공간으로서의 마당이 있고, 후면에는 가족 전용의 마당이 배치되어 있다. 이처럼 건물을 중심으로 앞과 뒤에 마당이 분리되어 있는 배치는 도로쪽 마당은 공적인 공간으로, 후면의 마당은 사적인 공간으로 구분되어 매우 기능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공간을 음양 이론으로 분석하면 하나의 양에 여러 개의 음이 분산되어 있는 형태를 이루어 남자에게 여러 명의 여성이 딸리게 된다.

7. 대문은 안으로 열어야 복이 들어온다

대문은 많은 사람들이 출입하는 공간인 만큼 안전한 장소에 설치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리적으로 평탄해야 하며, 특히 심하게 경사진 지역은 피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면 대문 한쪽이 절벽과 같이 불안한 장소는 대문 위치로 좋지 않다. 또 건물이나 담장 모서리 부분은 급한 바람이 불어 안정감이 없으므로 좋지 않다. 대문은 좌우가 밝고 안정된 곳에 있어야 하는데, 만일 대문이 건물 한쪽 또는 처마 밑을 통과하는 지역에 위치해 있으면 대문을 통과하는 사람에게 매우 불행한 일이 생겨난다.

대문은 건물이나 담장 중심부에 설치하여 좌우 균형을 유지하는 안정된 장소가 가장 이상적이다. 도심지에서는 주변을 통과하는 차량들로부터 벗어나 안전한 장소에 대문을 설치해야 한다.

또 대문은 지리적으로 생기가 많이 모여 있는 장소에 설치함으로써 출입하는 사람에게 생기를 주고, 동시에 외부의 생기가 집 안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따라서 넓은 대지에서는 용의 맥이 통과하는 장소에 대문을 설치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대문 크기는 건물 본체에 비례하여 어울리는 것이 좋다. 건물에 비해 대문이 너무 크거나 너무 작은 것은 좋지 않다. 대문 자체도 높고 좌우 균형을 이룸으로써 안정된 형태인 것이 좋다.

또 대문은 외부 바람을 막아 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바람이 통하지 않는 형태라야 하는데, 파이프나 투시형으로 만든 대문은 기운이 외부로 빠져 나가 좋지 않다.

대문을 열고 닫는 방법은 내부로 밀면서 열리거나, 밖으로 끌어내어 열리는 두 가지 형태가 있다. 대문의 움직이는 형태는 마치 부채가 움직이는 형태와 같은데, 부채는 손잡이 끝으로부터 반대쪽으로 바람을 보낸다. 대문 정첩은 부채 손잡이에 해당되며, 대문이 열리는 쪽은 부채의 끝부분에 해당된다. 부채 끝부분으로 바람이 나가게 되듯, 대문이 열리는 쪽으로 바람이 흐르게 된다. 따라서 대문이 안쪽으로 열리면 건물 안쪽으로 바람이 따라 들어오고, 반대로 대문이 밖으로 열리면 주택 내부의 바람이 대문이 열림과 동시에 바깥으로 빠져 나가게 된다.

바람은 곧 기운이며, 건강과 재물을 만드는 기본이 된다. 대문이 안으로 열리는 집에서는 기운이 모여 건강과 재물을 얻게 되는 반면, 대문이 밖으로 열리는 집은 집 안의 바람이 빠져 나가듯 건강과 재물이 빠져 나간다.

대문은 한 개가 이상적이다. 어떤 집에서는 두세 개의 대문을 두기도 하는데, 이것은 풍수지리적으로 좋지 않다. 대문은 한 개만 설치함으로써 바람의 방향을 일정하게 하는 것이 안정적이다. 대문이 여러 개 있는 경우에는 바람의 출입이 혼란스러워 흉가가 된다. 대문의 방위는 건물의 방위만큼이나 매우 중요하므로, 방위론에 따라 설치하도록 한다.

8. 담장은 건물 위치와 일정 간격을 유지한다

집 주변에는 도둑이나 짐승들을 막기 위해 담장을 설치하는데, 담장의 보다 큰 용도는 바람을 막아 주는 데 있다. 지세에서 사신사가 바람막이, 반사경, 볼록렌즈의 역할을 하듯 주택의 담장도 이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 그 중에서도 특히 담장은 바람막이의 역할이 크다.

만약 집에서 편안하게 휴식을 하고 있을 때 집 안으로 강한 바람이 불어온다면 많은 사람들이 건강을 잃게 될 것이다. 담장을 설치할 경우에는 이런 갑작스런 강한 바람을 집 안에서 피할 수 있다. 또 주택 안쪽이 바깥쪽보다 따뜻한 것은 담장이 반사경과 볼록렌즈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담장 일부가 파손되면 그 집에 살고 있는 사람이 건강을 잃거나, 집 안에 도둑이 들어 재물 손실을 본다. 담장 위치는 건물 위치와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는 것이 좋은데, 담장이 건물로부터 지나치게 멀리 떨어져 있게 되면 바람막이 역할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담장이 너무 높은 경우에는 새로운 바람이 들어오지 못하기 때문에 좋지 않다.

9. 산의 중심과 일치시키도록 한다

주택은 물론 일반적인 건물도 산의 좋은 기운을 받고, 산 형태와 조화를 이루도록 배치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산이 있는 지역의 주택 배치는 산 정상으로부터 내려온 능선 중심과 주택 중심축을 일치시키고, 배산임수 원칙을 따른다. 이렇게 배치를 하게 되면 지기를 많이 받는 장점이 있을 뿐만 아니라, 산 형태와 건물 형태가 아름답게 조화를 이뤄 좋은 분위기를 만든다.

여러 개의 건물이 들어설 경우에는 그 중에서 가장 크고 중심적인 건물이 산 중심과 일치되도록 하고, 그 좌우에 부속 건물을 배치한다. 부속 건물은 중심 건물과 마당을 중심에 두고, 4면에서 마당을 향하도록 배치하여 정(井)자 형태가 되도록 한다. 이러한 배치는 중심 건물을 기준으로 부속 건물이 청룡과 백호·주작 역할을 하는 매우 좋은 형태인데, 전통 궁궐과 사찰·서원·향교 등이 이러한 배치 방법을 썼다.

10. 바람 소리와 고압선, 지전류를 피한다

명당에서는 산이 바람을 막아 잔잔한 바람이 불게 되며, 바람 소리도 매우 평화롭게 울려서 사람들의 마음을 즐겁게 한다. 그러나 산 후면에 위치한 지세에서는 바람이 강할 뿐만 아니라, 바람 소리가 흉하고 무서워 사람들을 불안하게 한다. 특히 밤에 몰아치는 비바람 소리와 고양이와 같은 동물들의 울음 소리가 흉하게 들리는 주택에서는 정신질환자가 발생하기도 한다. 시골 외딴 농가 중의 흉가는 대부분 나지막한 야산의 후면에 위치하고 있어 바람이 강하게 불며, 동시에 흉한 소리를 공통적으로 갖고 있다.

강한 전류가 흐르고 있는 지역은 주거 공간으로 적합하지 않다. 특히 고압선 바로 아래에 있는 주택은 사람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는 연구 발표가 이미 나와 있으므로,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하늘의 공기 중에 통하고 있는 전기는 천둥이나 번개를 일으키고, 벼락은 땅이 갖고 있는 전기에 흡수되어 분산된다. 이처럼 지표면과 지하에 흐르고 있는 것을 지전류(地電流)라고 하는데, 지하에 흐르는 지전류의 양은 위치에 따라 강하게 흐르는 곳과 약하게 흐르는 곳 등 일정하지 않다.

침실 위치를 지전류가 강하게 흐르는 곳에 둔 채 오랫동안 생활하게 되면 여러 종류의 질병에 걸린다. 최근, 독일의 한 작은 도시에서 병으로 일찍 죽은 사람들의 침실을 조사해 본 결과 모두 강한 지전류가 흐르는 지역인 것으로 밝혀졌다. 뿐만 아니라, 대를 이어 그 침실을 사용하게 되면 아들 역시 그와 유사한 병으로 일찍 죽게 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그리고 강한 지전류가 병원 지하에 통과하는 경우, 이 강한 지전류 상부에 있는 환자들의 병세는 악화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한편 집에서 기르는 고양이들은 강한 지전류를 좋아해 지전류가 흐르는 곳에 모여든다고 한다.

하지만 침실 하부에 흐르는 지전류를 피하기 위해서 건물을 새로 지을 수는 없는 일이다.

다만 기존의 건물에서 그대로 살되, 동시에 지전류에 의한 피해를 방지해야 할 것이다. 독일에서는 이런 기구가 개발됐는데, 이 기구를 이용하면 침실 하부에 흐르는 전류를 다른 쪽으로 흐르게 할 수 있다고 한다.

 

제10장 풍수 인테리어

사람마다 옷 입는 치수가 다른 것은 저마다 몸의 크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집도 마찬가지이다. 넓고 큰 집에 사는 것이 곧 부와 권위를 상징하는 요즘에는 더더욱 자기에게 맞는 집이 필요할 것이다.

풍수적으로 볼 때, 주택의 1인당 적정 면적은 6평이다. 따라서 독신자인 경우에는 6평에 사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고, 부부만 살 경우에는 12평, 4인 가족이 살 때는 24평이 가장 적당하다. 만일, 부부 두 사람만 살면서 40평 정도의 넓은 집에 살게 되면 빈 방도 많을 것이고, 이 빈 방에는 귀신이 살게 돼 집 안에 생기가 돌지 않을 것이다. 지나치게 넓은 공간은 오히려 거주인에게 허전함과 불안감을 주기 때문이다. 집은 사람이 살면서 사람들로 인해 약간 비좁게 느껴지는 정도의 주택이 발전하는 집이다.

1인당 주거 면적이 6평인 것은 우리 나라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그들은 우리 나라에 비해 훨씬 작은 면적을 사용하고 있다. 일본의 대재벌 가족은 20평 내외의 주택에서 살고 있다. 또 독일의 주거 공간 면적도 1인당 6평을 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은 비교적 넓은 주거 면적을 사용하고 있는데, 미국식 주택은 응접실은 물론 당구장이나 탁구장 등 여러 가지 기능을 모두 독립된 방으로 만들어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2년 건설교통부와 통계청의 통계에 의하면, 현재 한국의 주택 수는 1천200만 호를 넘어 주택 보급율 98%가 이미 달성되었으며 매년 건설되는 주택 수는 40~50만 호에 이른다고 한다. 국가적으로 볼 때 외국 차관을 많이 갖고 있는 현실에서 필요 이상으로 많은 주거 공간을 갖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50만 호의 주택에서 각각 한 평씩만 적게 만들어도 전체적으로 50만 평이 절약된다. 주택 공사비를 1평당 200만 원으로 볼 때 1조 원이 절약되는 것이다. 주택 건설에 소요되는 자재는 대부분 외국에서 수입하는데, 결과적으로는 외국으로부터의 수입 금액도 절약된다. 생산비를 절약해 국제간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주거 공간의 면적을 가능한 한 적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1. 안방은 중심에 있고, 어두워야 좋다

주택의 여러 가지 기능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편안한 휴식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낮 동안의 피로를 풀어 주는 곳이 곧 집이다. 휴식을 하고 잠을 자는 것은 삶의 충전이다. 만일 사람이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한다면 생산적인 활동을 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생기가 많은 공간에서 잠을 자게 되면 충전이 잘되고, 그렇지 못한 곳에서 잠을 자게 되면 왕성한 활동을 할 수 없다.

이런 기능을 충실하게 해내는 곳이 바로 침실이다. 따라서 집에서 가장 생기가 많이 모이는 곳에 주인 부부의 침실, 곧 안방을 설치해야 한다. 대부분의 집들은 햇빛이 많이 쪼이는 남쪽 창가의 한쪽 구석에 안방이 위치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안방의 독립성을 위해 안방을 가장 구석진 장소에 배치하는 경향이 많다. 그러나 주택의 구석진 공간에는 생기가 모이지 못하기 때문에 안방으로서는 적당하지 못하다. 생기는 중심에 모이기 때문이다.

안방의 밝음 정도는 집안 분위기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 안방이 밝으면 집안도 밝아진다고 생각해서 안방을 환하게 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이다. 그래서 요즘은 안방 창문을 일부러 크게 만들어 밝게 하는 추세이다. 이런 집에서는 주인과 집안 식구들이 서로 격의 없이 화목하고 개방적인 분위기를 만든다는 점에서는 매우 효과적이다. 그러나 부를 축적하는 면에서는 그리 긍정적이지 못하다.

풍수로 해석할 때 안방은 어두워야 재물이 쌓인다. 재물은 음(陰)에 해당되는데, 이것은 재물이 약간 어둑한 부분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너무 밝은 곳은 노출되는 형태이므로 재물이 모이지 않는다.

최근에는 안방의 독립을 위해 안방 옆에 별도의 침대방을 두어 이곳을 침실로 이용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이러한 침대방은 대부분 집의 가장 구석진 부분에 있게 마련이고, 침대방에서 자는 동안 안방은 비어 있게 된다. 집 안에 빈 방이 있는 것은 좋지 않다. 따라서 안방과 침대방은 서로 합해서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 현관은 마당과 주택의 중심축에 설치한다

현관은 마당의 생기가 주택 내부로 들어오게 하는 통로 역할을 한다. 따라서 현관은 생기가 많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야 주택 내부에 생기가 모이게 된다. 현관의 위치는 주택의 중심축, 즉 건물 중심에 설치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부득이 주택 내부 기능에 따라 중심에 설치할 수 없다면 약간 벗어나는 것은 무방하다. 그러나 건물 끝부분이나 모서리에 설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대부분의 현관 문은 밖으로 열도록 되어 있다. 문이 안쪽으로 열리게 되면 현관 내부가 좁아져 불편하기 때문에 편리성을 추구한 것이다. 실제로, 극장이나 경기장과 같이 많은 사람들이 일시에 출입하는 곳에서는 만일의 사태에 피난하기 쉽도록 외부로 문을 열도록 규정되어 있기도 하다.

그러나 주택의 현관 문은 안쪽으로 여는 것이 좋다. 문이 안쪽으로 열리면 바람도 문의 열림과 동시에 주택 내부로 들어오지만, 문을 밖으로 열면 주택 내부의 기운이 문이 열려짐과 동시에 밖으로 빠져 나가게 된다. 바람은 곧 그 집의 기운과 재물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현관 문은 바람이 안으로 들어가도록 안쪽으로 여는 것이 바람직하다.

3. 거실은 집의 중심에 두고, 천장을 높게 한다

한국 전통 기와집의 구조에서 대청은 가장 중심적인 공간에 위치하여 마당을 정면으로 내려다보고 있다. 대청 좌우에는 안방과 건넛방이 있어 균형을 이루고 있으며, 대청 천장은 중심 부분이 높고 좌우가 낮은 피라미드 형태를 이룸으로써 안정감을 준다. 이런 구조는 주택 내부의 기운을 중심에 모이도록 하는 매우 좋은 형태이다.

그러나 대청의 평면 형태를 살펴보면, 좌우가 긴 반면 깊이가 좁아 기운이 크게 모이지 못하는 결점을 안고 있다. 대청에는 바람이 시원하게 통과하는데, 이처럼 바람이 관통하는 공간은 취침 공간으로서는 적당하지 못하다. 대청에서 잠을 자지 않는 이유도 대청을 관통하는 바람이 병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대청은 이처럼 주택의 중심으로서 기운을 모두 관통하게 하여 주택 내부에 머물지 못하는 결점을 지닌다. 대청의 장점을 유지하고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대청 평면 형태를 정사각형으로 하고 창문 면적을 줄이는 것이 좋다. 대청은 그대로 중심에 두되, 피라미드 형태의 천장을 만들어서 주택 내부에 기운을 집중시켜 강한 생기를 이루도록 하는 것이다.

전통 주택의 대청은 현대 주택에서는 거실로 변화되었다. 거실은 대부분 주택의 가장 중심적인 공간에 위치하고 있다. 그리고 안방보다 중심에 있어 주택의 기운이 가장 많이 모여 있다.

실제로 이상적인 거실은 주택 내부의 중심축에 넓게 자리잡고, 천장도 높은 것이 좋다. 천장을 높게 할 경우 겨울철 난방비가 많이 들어가는 단점이 있지만, 천창이나 계단실 출입문 등을 설치함으로써 기운이 외부로 빠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이러한 거실에서는 아주 이상적인 생기가 발생되어 그 집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건강이나 사회적인 활동을 크게 촉진시켜 행운을 가져다 준다. 또 이처럼 강한 생기가 모여 있는 공간은 낮에는 거실로 사용하고 밤에도 침실로 사용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물론 침실이 독립적이지도 못하고, 이부자리를 들고 왔다갔다 하는 번거로움은 있겠지만, 밤 사이에 명당에서 받는 건강과 재물의 기운은 그 불편함을 보상하고도 남을 것이다.

거실이 중심에 있지 않고 좌측이나 우측으로 치우쳐 있는 경우에는 주택 내부의 기운이 중심을 잡지 못해 불안한 주택이 된다. 즉 거실이나 안방과 같은 큰 방이 주택의 좌측과 우측에 분산되어 있고 중심에 작은 방들만 있다면, 집 안의 기운이 분산된다. 이렇게 되면 집 안이 안정되지 못하고 혼란스러워지는데, 식구들끼리 서로 화합하지 못하고 건강을 잃게 되며, 경제적으로는 손실을 보게 된다.

4. 부엌은 거실과 이어지는 곳에 둔다

부엌은 음식을 만드는 곳으로서 주택의 기능 중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곳 중 하나이다. 풍수 이론에 따르면 주방 위치에 따라 음식맛도 달라진다. 이것은 부엌의 기운이 위치에 따라서 달라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음식을 맛있게 만들기 위해서는 주방의 위치나 형태가 매우 중요하다.

과거에는 부엌이 구석진 곳에 있었다. 그러나 주택이 입식화되면서 부엌의 개념도 바뀌어져 부엌, 즉 주방이 거실과 같은 역할을 하기에 이르렀다. 따라서 주방 위치는 거실과 가깝게 있을수록 좋다.

과거의 부엌에서는 부뚜막에서 주걱으로 밥을 퍼낼 때도 손끝이 대문을 향하지 않도록 하는 관습이 있었는데, 이것은 손의 움직임에 의해 부엌 내부의 바람이 밖으로 빠져 나가지 않게 하기 위함이었다. 한옥의 부엌 위치가 앞뒤로 마당을 면하고 있기 때문에, 손의 움직임에 따라서 바람의 움직임이 바뀐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의 주방은 외부가 아닌, 내부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주걱 방향이 바람을 바꾸지는 않는다. 요즘 주방은 위치, 형태, 방위가 더욱 중요하다

5. 화장실은 구석에 둔다

‘처갓집과 화장실은 멀수록 좋다’는 속담이 있는데, 요즘은 이런 속담이 옛말이 되고 있다. 예전에는 주택 구조상 화장실을 멀리 떨어지게 설치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수세식 화장실이 대부분인 요즘은 화장실을 주택 내부에 설치하여 편리하게 이용하고 있다. 이 수세식 화장실에서는 오물이 물과 함께 순간적으로 하수구를 통해 빠져 나가기 때문에 집 안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화장실의 공기 중에는 오물 냄새와 독가스가 포함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화장실에는 물이 많이 있어 공기가 습하다. 화장실 문이 열릴 때마다 독가스와 습기가 다른 방으로 전달된다. 화장실 기운은 음기(陰氣)이므로 집 안의 다른 양기(陽氣)를 억제한다. 화장실 위치가 주택의 중심 부분에 있을 경우에는 화장실 공기가 실내에 확산되는 힘이 더욱 크다.

주택의 중심은 항상 깨끗하고 따뜻한 기운이 모여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런 곳에 화장실이 있다면 집 안 전체의 기운이 불결하게 된다. 따라서 주택 내부의 수세식 화장실이라고 해도 가능한 한 가장자리에 설치하고, 부득이한 경우에는 화장실 기운이 주택 내부에 퍼지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6. 방 평면은 정방형이 가장 이상적이다

각각의 방은 일정한 형태를 이루고 있으며, 그 형태에 따라 공간의 기운이 달라지고 그 공간에 거주하는 사람의 길흉이 달라진다.

가로와 세로의 길이가 비슷한 정방형 평면의 방이 가장 기운이 많이 모이는 이상적인 형태이다. 이때 가로와 세로 비율은 1:1.7(=3:5)이면 좋은 편이다. 그러나 방이 1:2 이상인 장방형 방은 기운이 분산되어 좋지 못하다.

방이 원형인 것은 보기 드물지만, 이런 방은 기운을 강하게 집중시키는 효과가 있어 매우 좋다. 원형은 하늘을 의미하며, 하늘은 강한 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또 원형 공간은 기운이 회전하기에 가장 적합하다. 하지만 평면에 칸막이 벽이 설치되면 원형 분위기가 깨어지기 때문에 좋지 못하다.

도심지와 같이 땅이 비좁은 곳에 집을 짓다 보면 삼각형의 방도 생기게 마련이다. 그러나 이런 방은 기운이 안정되지 않은 매우 불안한 형태이다. 이런 방에 거주하게 되면 주변 사람과 싸우거나 언쟁을 일으키는 등 빈번한 마찰을 빚게 된다.

방의 길이가 제각각인 두 개의 방을 합쳐 ㄱ자 형태로 만들어진 방은 안정감이 없어, 이 방에 사는 사람들은 심리적인 불안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주변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한다.

7. 천장은 원형 형태가 가장 이상적이다

일반적인 주택의 천장 높이는 약 2.4미터(약 8자)이며, 아파트에서는 2.3미터인 것이 일반적이다. 천장을 낮게 하는 것은 에너지 절약 차원도 있지만 아파트인 경우에는 가능한 한 많은 층수를 세우기 위한 목적이 더 크다.

그러나 이상적인 천장 높이는 방의 가로 세로 길이가 각각 3미터라면 천장 높이도 3미터로, 전체적인 공간 형태가 정육각형 형태인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정육각형 형태의 공간은 구형을 이룸으로써 내부에서 천기(天氣)와 지기(地氣)가 회전하기에 가장 좋은 공간으로, 생기가 가장 많이 발생된다.

음양 이론으로 볼 때 천장이 높으면 사람에게 높은 이상을 갖게 하고, 천장이 낮으면 이상이 부족하고 현실적이며 물질적인 가치만을 추구하게 된다. 그러나 지나치게 높은 것도 기운이 모아지지 않아 좋지 않다.

일제 시대에 세워진 서울역 본관 건물이나 각 지방의 기차 역사는 중심 부분에 높은 천장을 만들어 이곳을 통행하는 사람들에게 시원함을 느끼게 한다. 또 일제에 의해 지어진 조선총독부(구 국립중앙박물관) 건물도 높은 천장의 홀을 중심 공간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 지어지는 역사들은 에너지 절약이나 경제적인 효과를 높이기 위해 천장 높이를 낮게 하는 경향이 있다.

천장이 높은 건물은 높은 이상을 나타내며 천장이 낮은 건물은 현실 위주의 건물이다. 많은 사람들을 단결시키기 위해서는 역사, 버스 터미널, 비행장 대합실 등의 건물 천장을 높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당포와 은행 건물을 각각 비교해 보자. 물론 물건을 맡기고 돈을 빌려 가는 전당포가 구시대적인데다가 은행에 비해 매우 영세한 것은 사실이지만, 은행과 전당포의 건물은 그 기운이 각각 다르다. 즉 은행 내부는 들어서면 기운이 가득 차 있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일반적으로 사무실 천장 높이는 2.4미터인데, 음양 이론에 따라 분석하면 이 높이는 현실적인 기운이 담기는 공간이며, 그 이상 천장이 높을 때는 그 위의 기운을 이상적인 기운으로 본다.

그런데 은행은 일반 사무실과 달리 높이가 꽤 높은 5미터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이렇듯 높은 이상적인 기운은 일반 종교적인 기운과도 동일하다. 즉 성당이나 교회, 사찰들의 천장은 모두 높은데 그 안에 들어서면 무한한 이상과 기운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은행의 천장이 높다 보니 은행 업무는 일반적인 개인 업무보다는 국가 경제의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숭고한 업무로 느껴지게 되고,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신뢰감을 준다. 이에 반해 전당포는 그렇지 못했다. 요즘 증권 회사의 천장은 일반 회사의 천장 높이와 같은데, 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은행 천장을 본받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가. 중심 부분이 높은 천장은 길하다

천장 중심 부분이 높은 곳은 기운을 중심에 모이게 함으로써 생기를 이루게 한다. 따라서 이런 천장이 있는 방에서는 분위기가 안정되고 진취적인 기상이 발생, 발전을 이룬다

나. 중심 부분이 낮은 천장은 흉하다

천장 형태가 중심 부분은 낮고 가장자리가 높으면 기운이 중심에 모이지 않고 분산된다. 그래서 이런 천장 형태의 방에서는 분열이 자주 일어난다.

다. 평탄한 천장은 무난하다

대부분의 천장 형태인 평탄한 천장은 무난하다. 그러나 이런 평탄한 천장도 실제 공사를 할 때는 중심 부분을 약 6센티미터 정도 높여서 시각상 안정감을 갖게 한다. 실제로도 수평으로 시공한다면 천장 중심 부분이 낮게 처진 것처럼 보여 불안감을 조성한다.

라. 중심에 대들보가 내려온 천장은 불길하다

천장 중심 부분은 높아야 좋다. 그러나 두 개의 방을 연결하여 하나의 방으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방 중심 천장에 대들보와 같은 구조물이 내려오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천장 중심이 낮게 내려오면 기운이 좌우로 분산되어 좋지 않다.

마. 천장 좌우 높이가 다르면 불길하다

천장은 피라미드와 같이 중심이 높고 주변을 낮게 함으로써 균형을 이루는 것이 좋다. 그러나 천장 일부분은 높고 다른 한쪽이 낮아 좌우 불균형인 천장은 안정감이 없고, 기운이 분산되어 좋지 않다.

바. 돔형 천장이 가장 이상적이다

천장은 생기를 이루는 형태가 가장 이상적이다. 원형의 돔과 같은 형태로 중심 부분이 둥글고 높은 천장이 바로 이런 경우에 해당된다. 이런 천장에서는 생기가 모임으로써 재물과 출세가 보장된다.

8. 창문은 아담한 것이 좋다

창문은 채광이나 실내외 공기의 순환, 외부 경관의 조망을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는 한편, 자연의 기운을 주택 내부로 받아들이는 통로 역할을 한다. 최근의 건축물은 규모가 대형화되면서 창문 크기도 넓어지고 있어서 건물 벽면 전체를 유리창으로 하는 경우도 많이 볼 수 있으며, 현대적인 건물일수록 유리창의 면적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대형 건물이나 방이 넓은 경우에, 대형 창문이 기능상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일반 주택이나 사무실에서 지나치게 큰 창문은 오히려 좋지 않다. 창문이 크면 실내 기운이 모두 밖으로 분산되어 생기가 부족하게 되기 때문이다. 실내를 생기 있게 하기 위해서는 창문이 작고 아담한 것이 좋다.

창문은 벽 중심에 설치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벽 중심에 창문이 있을 경우에는 벽으로부터 발생하는 진동이나 바람 소리가 아름답게 울린다. 그러나 창문이 벽 한쪽이나 모서리에 있다면 진동이나 바람 소리가 불안해진다. 또 높이도 벽 상부에 있어야 길한데, 만일 창문이 하부에 설치돼 있다면 불행하다.

창문 형태에 따라서도 기운이 달라진다. 대부분의 형태로 수평적 형태인 창문의 경우는, 폭은 큰 데 반해 높이가 낮은 것으로서 차분하며 안정적인 기운을 준다. 오행의 기운으로 분석하면 물(水)에 해당되며, 나무 형태에 비유하면 죽어 쓰러진 형태의 나무를 의미한다. 물의 분위기는 차분하며 정적인데, 이런 기운을 그대로 닮았으나 진취적인 기상은 부족하다.

창문 폭은 좁은 데 반해 높이가 높은 창문은 외형적으로 수직적인 형태를 이루고 있다. 천장이 높은 공간에서는 수직형 창문을 설치하기 쉬워 흔히 교회나 성당 등에서 이런 창문을 많이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천장이 낮은 일반 주택이나 사무실 등에서 수직형 창문을 설치하려면 창문 폭을 좁게 하고 방바닥부터 천장까지 닿도록 창문을 만들어야 하는 어려운 점이 있다.

수직형 창문은 오행으로는 목(木)에 해당된다. 나무는 수직 상승하는 기운을 갖고 있으므로, 수직형 창문은 살아 있는 나무와 같이 하늘로 올라가려는 활동적인 기운을 갖고 있다. 개인 주택이나 사무실에 이런 창문을 설치한다면 보다 활동적이고 생동적인 분위기를 이끌어낼 수 있다.

창문 폭과 높이가 같은 정사각형 창문은 오행으로는 흙(土)에 속한다. 흙은 균형 감각과 포용력을 갖고 있으므로 정사각형 창문은 수직과 수평의 두 기운이 서로 균형을 이룬다. 수평적인 창문보다는 생동감을 주고, 수직적인 창문보다는 안정감을 준다.

원형 창문은 오행으로는 금(金)에 해당되며, 사계절에 비하면 가을과 같다. 가을은 곡식을 여물게 하고, 원형은 구심력과 수축력을 의미한다. 또 둥근 형태는 음양으로 본다면 하늘을 의미한다. 따라서 원형 창문은 무한한 힘과 생명력을 갖게 한다.

삼각형 창문은 오행으로는 불(火)에 해당된다. 불은 폭발하며 확산되는 기운을 갖고 있다.

삼각형 창문은 이런 폭발과 투쟁, 상처 등을 의미한다.

9. 계단실에는 문을 설치한다

2층 구조의 단독 주택의 내부 계단은 1층과 2층을 서로 연결하며, 다시 옥상이나 물탱크실로 연결된다. 이처럼 천장이 수직적으로 높은 계단실은 주택 내부의 기운이 외부로 배출되는 통로가 된다. 계단실의 바람 배출 작용은 거실의 기운은 물론 집안 전체의 기운을 감소시켜서 좋지 않다. 따라서 계단에 의한 기운 분산 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계단실 입구에 출입문을 설치, 바람의 손실을 가급적 억제하는 것이 좋다.

제11장 흉가를 명당으로 개조하는 방법

집안에 오랫동안 병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있다든가 사업이 부진한 경우, 집안에 불상사가 끊이지 않는 경우, 자녀들의 학업에 문제가 있는 경우 등에는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의 구조를 우선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현재 살고 있는 주택의 구조나 방위가 잘못되어 있는 경우에는 전체적으로 다시 지을 수도 있겠지만, 새 집을 지으려면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등 적지않은 문제가 발생한다.

이러한 경우에는 잘못된 부분만 수리하여 명당을 만들 수 있다. 비록 주택이 위치한 지세의 영향을 바꿀 수는 없어도, 건물 형태나 방위 등이라도 제대로 맞춰 부분 수리를 하면 명당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증축을 잘못하면 오히려 명당이 흉가로 변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1. 건물 평면 형태를 바꾼다

흉가는 주택이나 건물 평면 형태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一자형이나 ㄱ자와 같은 장방형 주택은 기운이 좌측과 우측으로 분산되어 흉가가 되기 쉬우므로 건물 조건에 따라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증축하면 명당이 된다.

1. 정사각형 평면으로 증축한다. 건물 평면 형태가 장방형이거나 ㄱ자인 경우에는 중심 부분의 전면이나 후면을 증축하여 정사각형에 가까운 깊이와 길이의 비율이 1:1.7(=3:5)의 평면이 되도록 한다. 이런 공간에서는 중심 부분에 기운이 모여 흉한 기운이 사라지고 밝은 기운이 모여 명당이 된다. 만일 건물 후면에 공지가 있을 경우에는 후면으로 붙여서 증축하는 것이 좋다.

2. 한옥의 ㅁ자 주택은 주택 중심 상부에 지붕을 높게 덮어서 건물 전체가 정사각형 평면이 되게 한다.

3. 평면이 삼각형을 이루고 있는 부분은 철거하거나 정사각형으로 만든다. 一자 평면의 길이가 매우 길어서 정사각형으로 만들기 어려운 건물은 중심 부분의 깊이를 학익진 평면 형태로 증축한다.

4. 주택이나 점포 등을 좌측이나 우측으로 증축하여 장방형이나 ㄱ자 등의 형태가 되면 기운이 좌우로 분산되어 흉가로 변하는 경우가 많다. 또 직선의 기존 건물에 =자 형태로 나란히 별도의 건물을 증축하면 건물 사이에 바람이 통과하여 흉가가 된다. 별도 건물을 증축하는 경우에는 정사각형 내부에 우물정(井)자 형태로 증축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2. 지붕은 좌우 균형을 맞추고 용마루를 짧게 한다

지붕은 건물의 기운을 모아 주는 공간이다. 따라서 지붕 형태는 명당과 흉가를 구분짓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된다. 지붕을 개조할 때는 지붕 좌우 양쪽의 균형을 맞추도록 한다. 어느 한쪽만 높고 낮다면 불균형한 형태로서 기운이 분산되기 때문이다.

또 용마루 길이는 짧게 한다. 지붕은 중심 부분에 기운이 모이는 형태를 이루고 있어야 한다. 용마루 길이가 긴 집은 기운이 분산되어 흉가가 되고, 용마루 길이가 짧은 집은 기운이 중심에 모여 명당이 된다. 피라미드 형태나 원형의 돔 지붕과 같이 중심 부분이 짧은 지붕은 대표적인 명당 지붕이다. 평탄한 슬래브 지붕은 기운의 중심점이 없어 좋지 못하고, 한옥의 기와지붕은 용마루 길이가 긴 반면 중심 부분이 낮고 좌우가 높아 기운이 분산되는 흉가 형태이다. 오히려 중심 부분을 높게 하는 것이 기운을 모아 주는 효과가 크다.

3. 주택 내부를 바꾼다

주택 내부 중심 부분에는 거실이나 안방과 같이 가장 넓은 방이 자리잡고 있어야 좋다. 안방이나 거실 등 큰 방이 좌우 한쪽에 있다면 기운이 쏠리기 때문이다. 내부 중심에 작은 방이 있는 것도 좋지 않으므로 중심에 큰 공간을 두고 내부 공간의 기운을 안정시키도록 한다.

방 형태는 정사각형이 가장 좋으며, 단변과 장변의 길이가 1:1.7(=3:5)까지를 좋은 형태로 본다. 그러나 1:2 이상의 장방형은 좋지 못하다. 장방형이거나 ㄱ자 형태의 방은 정방형에 가까운 형태로 바꾸도록 한다.

천장은 중심이 낮거나 좌우가 불균형하면 균형을 잃고 기운이 분산되므로, 중심 부분을 높게 한다.

안방은 주택 내부에서 가장 생기가 많이 모이는 곳에 위치하고 있어야 좋으므로, 구석진 방을 안방으로 하고 있거나 방위적으로 좋지 못한 방을 안방으로 하고 있다면 위치를 바꾸도록 한다.

또 화장실이 주택 중심에 있는 경우는 구석으로 옮긴다. 현관 위치가 잘못되어 있다면 현관 위치를 변경, 주택 내부의 기운을 생기로 변화시키도록 한다.

대문은 안정감이 있으면서 울타리 중심점이나 외부에서 잘 보이는 곳에 있어야 좋다. 도로나 건물 모퉁이 부분에 대문이 있을 경우, 눈에는 잘 띄지만 안정감이 없어 좋지 못하다. 대문은 건물 방위와도 잘 맞는 곳에 있어야 하므로, 건물 방위에 따라 변경한다. 현관 역시 방위에 따라 좋지 않은 경우에는 바꾼다.

4. 마당의 연못과 분수대를 없앤다

특히 여성 및 재물과 관련이 깊은 마당의 형태는 정사각형이나 원형이 가장 좋다. 장방형 마당은 정사각형으로 바꿔 주고, 삼각형 마당은 조경이나 울타리 등의 시설로 둥굴게 만든다.

마당에 연못이나 분수대가 있는 경우에는 그곳에 고여있는 물에 마당의 생기가 흡수된다.

생기를 잃으면 주택 내부에 거주하는 사람이 건강을 잃게 되므로, 마당에 연못이나 분수대를 설치하지 않는다.

마당 한쪽에 외부 화장실을 두는 경우, 화장실의 위치와 방위를 잘 살펴야 한다. 대문과 화장실이 함께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매우 좋지 않다. 대문으로는 항상 깨끗한 기운이 들어와야 하는데, 대문과 화장실이 같이 붙어 있는 경우에는 대문으로 들어오는 기운에 오물 기운이 묻어서 함께 주택 내부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대문과 화장실이 함께 붙어 있는 주택에서는 화장실을 대문에서 떼어내 건물 방위와 마당의 형태를 고려하여 별도의 자리에 배치한다.

5. 수맥이 지나는 곳에는 동판을 설치한다

침실 하부에 수맥이 있는 경우에는 건강에 매우 좋지 않다. 수맥이 있는 곳은 동판을 깔아 차단한다.



수맥(水脈)의 정의
물은 땅위에 있는 지표수(地表水)와 땅 밑에 있는 지하수(地下水)로 크게 나누는데 지표수는 강물이나 호수 등을 말하고, 지하수는 건수(乾水)와 생수(生水)가 있다. 건수는 수맥에 연결되지 못하고 기온 차이나 가뭄에 증발하여 쉽게 없어지는 반면에 생수는 수맥에 연결되어 기온 차나 가뭄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 생수를 통상 수맥이라고 하는데 수맥의 형성 과정은 다음과 같다. 하늘에서 비나 눈이 땅에 내리면 일부는 지표수가 되어 하천이나 강을 통하여 흘러가고 나머지는 땅 밑으로 스며든다. 물이 스며들면 흙은 수분을 흡수하는데 흙이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을 초과한 물은 흙과 흙 사이의 틈인 간극(間隙)을 통하여 계속 내려가다가 물을 흡수 할 수 없는 흙이나 암반인 불투수층(不透水層)을 만나면 멈추고 고이게 된다. 불투수층에 여기저기 고인 물은 지구의 중력작용(重力作用)을 받는데 중력이 높은 곳에서 중력이 낮은 곳으로 움직이게 되면서 하나의 맥을 형성하여 수맥(水脈)이 된다. 수맥의 깊이는 일정하지 않으나 보통 9-10m 정도이고, 폭은 1m이내이며, 비 또는 눈이나 얼음이 녹아 수맥까지 침투해 들어가는 기간은 약20여일 정도 걸린다. 수맥의 유동(流動) 속도는 매우 느려서 하루에 1m 정도 움직이며 온도는 평균 15도다. 수맥은 중력에 의해서 움직이므로 지상의 지표 높이와는 상관없이 계속적으로 흐른다. 때문에 수맥은 산 정상에도 있을 수 있으며 바다 가운데에도 있을 수 있다. 높은 산에 있는 옹달샘은 지반이 약한 땅에 수맥이 노출되어 생긴 것이며 썰물 때 바다 물이 빠지면 샘물이 솟아 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수맥의 영향
지하에는 일정한 방향성을 가진 수맥이 존재하며 이 수맥은 순환작용을 위하여 지표로부터 일정한 양의 물을 받아들이기 위해서 자체적인 힘을 내고 있다. 흙과 흙 틈새로 수분을 공급받으려는 힘은 그것을 방해하려는 물체를 파괴하는 작용을 한다. 웬만한 물리적 충격에도 끄덕도 하지 않는 단단한 철근 구조물을 금이 가게 하거나, 아스팔트 도로도 쩍쩍 갈라지게 한다. 이러한 현상을 수맥이 물을 공급받기 위해 필연적으로 일어나는 자괴(自壞)현상이라고 한다. 이러한 수맥은 인간의 건강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치며, 동식물의 생육 상태와 건축물 및 수맥 위에 있는 기계의 원인 모를 고장 등 인간 생활 전반에 영향을 준다. 사람이 잠을 잘 때는 의식이 없는 무의식 상태로 기(氣)가 약한 편이다. 낮에 활동 할 때는 기가 왕성하여 수맥파를 이겨 낼 수 있지만 잠에 들면 저항 할 수 있는 힘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수맥이 흐르는 방에서 잠을 자면 수맥이 물을 공급받으려고 작용하는 수맥파를 그대로 받아 머리나 허리가 아프고 몸이 무거우며 꿈을 많이 꾸게된다. 이러한 현상이 반복되면 우울증이 생기기도 하고 인체의 순환계통과 신경계통에 질환이 생기며 산부가 원인 모를 유산이 되기도 하고 기형아를 낳는 경우도 있다. 또 자녀가 아무리 공부를 열심히 하여도 성적이 오르지 않고 사업이 지지부진하거나 심한 경우 예기치 않은 사고를 당 할 수도 있다. 이러한 현상은 단층 가옥만 피해를 입는 것이 아니라 수십 층 아파트도 마찬가지이다. 수맥 전문가에 의하면 수맥의 기는 비행기를 타고 가다가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또 산소도 마찬가지인데 시신 밑에 수맥이 있으면 수맥의 온도가 일정하기 때문에 육탈(肉脫)이 잘 안돼 생시(生屍)로 있거나 육탈이 되어도 유골이 수침을 당하므로 그 영향이 동기감응에 의해 자손에게 끼친다. 잔디가 잘 자라지 않고 대신 물풀이 무성한 묘지나 봉분이 자주 무너지는 곳은 수맥이 들었다고 보아야 한다.



수맥을 찾는 방법
수맥을 찾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건설회사에서 온천이나 지하수를 개발할 때 쓰는 전기저항 측정 방법을 비롯하여 지진계에 의한 방법, 중력 측정에 의한 방법, 자력 탐사에 의한 방법, 온도 측정에 의한 방법 등이 있으나 전문적인 기술과 비용이 많이 들어가 집터나 산소 자리의 수맥을 간단히 탐사하는데는 사실상 어렵다. 옛날부터 우물을 파는 사람들과 수맥 탐사가 들의 경험에 의해서 얻어진 방법으로 간단하게 수맥을 찾는 법을 소개한다. 이 방법들은 이치는 간단하나 꾸준한 연습과 경험으로 스스로 감을 얻어야 한다. 사람마다 수맥을 느끼는 강도가 다르기 때문에 예민하게 빨리 느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늦게 느끼는 사람도 있고 아주 느끼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1) 금속 추를 이용하는 방법
오행(五行)으로 금생수(金生水)의 원리를 이용한 것으로 쇠붙이는 물과 반응을 나타낸다는 것에 착안하였다. 밤알 만한 크기의 동전이나 금속성이면 아무거나 상관없이 실이나 끈으로 묶어서 5-10cm 정도의 길이로 하여 이것을 흔들리지 않게 가볍게 들고 걸어가면 수맥이 지나는 자리에서는 흔들리는 반응이 나타난다. 추가 흔들리는 곳마다 표시를 해두었다가 그 곳을 연결하면 수맥이 흐르는 방향을 알게 된다. 추가 흔들리는 강도와 회전속도에 의해서 수량과 수맥 깊이를 판단하는데 탐사하는 사람에 따라서 추의 반응이 다르기 때문에 연습과 경험에 의해서 스스로 터득해야 한다. 여기서 한가지 유의할 점은 선입감을 가지면 안 된다. 어디쯤 수맥이 있을 거다라고 미리 추측하면 사람의 심리가 작용하여 그곳에서 추가 흔들리는데 이렇게 되면 정확하게 수맥이 있는 곳을 탐사할 수가 없다.
2) 쇠막대기(철사)로 수맥을 탐사하는 방법
약30-40cm 정도되는 철사 두 개를 가지고 손잡이로 5-10cm 정도 ㄱ자로 구부린다. 이것을 양손에 가볍게 쥐고 철사 끝이 수평을 유지하도록 하고 어깨 넓이로 두 손을 옆구리에다. 대고 보통보다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면 수맥이 지나는 자리에서는 철사가 안쪽으로 혹은 바깥쪽으로 움직이는 반응이 나타난다. 이때 손에서는 뒤틀려지는 감각이 온다. 이 역시 오행의 금생수(金生水) 원리에 의해 반응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때도 어디쯤 수맥이 있을 것이다 라는 추측은 금물이다.
3) 나무 가지로 수맥을 탐사하는 방법
수맥을 찾고자 하는 지역에서 자란 나무에서 1cm 미만되는 굵기의 나무 가지를 V자 모양으로 30-40cm 길이로 잘라 두 끝을 양쪽 손의 엄지손가락을 제외한 네 손가락 안에 들도록 가볍게 잡고 천천히 걸으면 수맥이 흐르는 자리에서는 나무가 흔들리거나 나무껍질이 비틀려 벗겨지는 듯한 반응이 나타난다. 이러한 현상은 오행으로 수생목(水生木)의 원리로 반응이 나타나는 지점마다 표시를 해두었다가 그것을 이으면 바로 수맥의 물길이 된다. 이때 나무 가지의 흔들리거나 휘어지는 강도에 의해 수맥의 깊이와 수량을 판단 할 수 있다. 죽은 나무에서는 반응을 나타내지 않으므로 반드시 생가지로 해야 한다.



수맥의 기를 차단하는 방법
수맥에서 발생하는 기의 파괴력은 크고 무섭다. 준공한지 얼마 되지 않은 빌딩이나 다리 등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을 금이 가게하고, 농가의 축사에서는 가축들이 살이 찌지 않으며 번식 능력이 약해지고 전염병에 약해 죽음을 당할 수도 있다. 또 잘 꾸며 놓은 정원을 황폐화시키고 조상들의 묘에 심어져 있는 잔디를 못살게 할 뿐 아니라 무덤까지도 무너지게 한다. 이렇듯 야외에서는 큰 피해를 주는 수맥을 피하는 방법말고는 완전하게 수맥을 차단하는 방법은 없다. 다만 주택에서는 이미 집을 지어 살고 있는데 방밑에 수맥이 흐른다고 해서 집을 헐어버리고 다시 지을 수는 없는 일이다. 수맥을 100% 차단 할 수는 없다 치더라도 그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방법은 잠자리에서는 방향을 바꾸어 잔다던가 아니면 침대의 자리를 바꾸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이다. 그리고 방바닥을 공기를 단절하는 힘이 강한 동판이나 은박지 등을 깔면 수맥의 피해를 다소 줄일 수 있으나 완전한 방법은 아니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처음부터 수맥을 피해 건물을 짓거나 방을 선택하는 일이다.


6. 시신을 피한다

최근에는 도시 근교의 공동묘지가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변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이런 경우, 지하에 매설되었던 시신들은 모두 정성을 들여 이장하거나 화장해야 한다. 간혹 오래되어 흔적조차 없는 묘자리에서 시신이 묻혀 있는 상태로 공사가 진행될 수도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시신 상부에 집을 짓는 것이 되어 불행한 일이 종종 일어난다.

7. 소리와 진동

주택에서는 여러 가지 진동과 소리가 발생한다. 이 중에는 사람의 귀에 들리거나 감지되는 것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것들도 있다. 건물이 전체적으로 중심을 갖고 있으면 아름다운 진동과 소리를 갖게 된다. 그러나 불균형 상태의 건물이거나 중심이 빈약한 상태에서는 불안한 소리가 난다. 흉한 소리가 나는 집은 흉가가 된다. 문짝이나 창문 등을 열고 닫을 때도 소리가 나는데, 알미늄 샷시나 유리 긁히는 소리 등이 기분 좋지 않게 날 때는 즉시 수리해야 한다.

제12장 아파트 풍수

1. 아파트의 허구

도시의 인구 집중, 높은 지가(地價), 편리한 내부 시설, 관리의 편리성 등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심지어 최근 들어서는 도시뿐만 아니라 농촌에까지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는 실정이다.

공간에서 발생하는 기운은 그곳에 사는 인간에게 정신적·육체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파트 공간도 예외는 아니다. 따라서 아파트의 공간이 인간적인 분위기를 충분하게 제공하고 있는지 엄밀하게 분석되어야 하며, 그 결과에 따라 보다 인간적인 공간을 만들도록 해야 한다.

아파트에 대한 개념은 단순히 인간을 보호해 주는 공간으로서만의 도구적 개념이 강하다.

서구의 공간 개념은 가치 추구를 물질적·육체적인 측면에서만 찾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인간이 영혼을 갖고 있는 숭고한 생명체이듯, 인간에게 생명을 주는 아파트도 혼을 갖고 있는 거대한 생명체이다. 집은 사람의 기를 만나 생명을 갖게 되고, 사람은 집의 기를 통해 생명을 얻는다. 따라서 생명력이 없는 공간에서는 인간성도 상실하게 된다.

현대 건축의 세 가지 중요한 기준은 공간의 기능성, 구조의 안정성, 형태적 아름다움이다.

아파트 내부 공간은 기능적인 면에서는 많은 성과를 얻었다. 또 구조적 안정성 문제에 대해서는 부실공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건축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안전한 건물을 짓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아름다운 집, 도시에 맞는 집을 짓고 싶어한다. 개중에는 또 아름다운 집을 짓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집이 이렇듯 기능성과 안정성, 아름다움만 갖추면 완전한 집이 될 수 있을까.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과연 이러한 기능을 모두 갖추고 있는 것일까.

일단,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를 한번 살펴보자. 대부분의 아파트는 단위 세대의 내적인 기능을 향상하며, 가급적 많은 사람들을 수용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만들어진다. 그러다 보니 많은 사람들을 채워 넣기 위한 이른바 ‘닭장식’ 아파트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아파트 공간의 형태가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이나, 자연과의 조화 측면은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다.

또 우리 나라 사람들이 지나치게 남향 집을 선호하다 보니 아파트를 남향으로 지은 경우들이 많다. 물론 예로부터 남향 집에 살려면 3대가 적선해야 한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남향 집은 다른 집보다 가장 길한 집이라고 믿어 왔다. 실제로 남향 집이 햇빛을 가장 오래 받는 좋은 집이기는 하다. 그런데 모든 집이 다 남향일 수는 없는 것이다. 더욱이 수십 세대가 함께 사는 집인 경우, 모두 남향집을 이룰 수는 없다.

그러나 대부분의 아파트들이 남향으로 지어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아파트는 직선형이 되고, 마치 병풍을 펼쳐 놓은 듯한 형태를 갖게 되었다. 아파트 한 세대의 평면 형태는 거의 정사각형으로 되어 있어 전면 길이와 깊이가 거의 1:1의 비율을 이루고 있는데, 대부분의 아파트는 한 층에 10세대 정도를 직선으로 연결한 구조를 갖고 있어, 아파트 전체 평면 형태는 가로와 세로 비율이 1:10의 장방형을 이룬다.

아파트 평면은 복도식과 계단식 평면이 일반적이다. 전용면적 30평형 내외의 아파트 한 세대 평면 길이는 가로 12미터, 세로 12미터이다. 아파트 한 동의 크기는 한 층 10세대인 경우 평면의 폭이 12미터, 길이 120미터이며, 높이 20층 내외인 경우 약 56미터를 이루고 있다.

아파트 한 면은 발코니가 설치되어 있고, 이들 발코니는 샷시와 유리로 막아 실내의 일부로 사용된다.

제한된 땅을 유효하게 사용한다는 점에서는 가능한 한 아파트를 높게 지어 많은 사람을 수용하는 것이 매우 실용적이다. 그러나 지금의 직선형 아파트 형태는 형태적으로 아름답지 못할 뿐만 아니라, 주변과 전혀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아파트 한 동의 크기는 웬만한 산 하나의 크기와 맞먹는데, 아파트 형태를 풍수지리적인 측면에서 산 형태에 따라 적용시켜 보면 지금의 아파트가 매우 좋지 않은 형태임을 알 수 있다.

아파트의 지붕 형태는 전체적으로 수평선을 이루면서 중간 중간 엘리베이터실이 돌출되어 중심점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이런 평슬래브 지붕 형태는, 풍수지리의 산 형태로 보면 수산(水山) 형태에 속한다. 수산은 중심에 기운이 모이는 공간이 없고 좌우로 분산되는 형태이다.

또 산의 품격이나 체형에서 주인격과 강체의 산은 등고선 형태가 정사각형이나 원형을 이룸으로써 중심에 기운이 모이는 형태이다. 그러나 보조격과 약체의 산은 중심 부분에 기운이 모이는 공간이 부족한 형태이다. 기존의 아파트는 좌우 길이는 길고 폭은 좁은, 1:10의 직선 형태를 이루고 있다. 이런 병풍형 아파트는 산에 비유할 때 품격으로는 보조격에 해당되며, 체형으로는 약체에 속한다.

이런 형태의 아파트 기운은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대로 전달되어, 중심을 향해 집결하는 마음이 부족하고 독자적으로 행동하게 됨으로써 개인주의와 배타적 성격이 많아지게 된다. 따라서 이웃간 교류가 잘 되지 않고, 의견 일치를 이루기가 쉽지 않다. 뿐만 아니라 약체와 보조격 산에서는 약한 인물이 나오고 사대주의가 발생한다. 즉 외부의 바람을 전면으로 맞게 되지만 전면에 비해 깊이가 짧아 외풍에 대항하는 힘이 약해질 수밖에 없는데, 기운도 부족한 상태에서 외풍을 막아낼 힘이 없으니 자연히 종속적이게 된다.

아파트는 1층에서 최상층까지 똑같은 구조로 되어 있으며, 외부에서는 벽만 보인다. 설사 지붕이나 처마 등이 있다고 해도 매우 빈약한 정도이다.

건물 형태를 음과 양으로 구분하면, 하부에 있는 벽은 음이고 상부에 있는 지붕은 양이다. 음은 물질과 육체를 상징하고, 양은 정신과 마음을 상징한다. 아파트 형태가 음으로만 구성되어 있다 보니, 사람들은 물질 위주의 생활관이 더욱 뚜렷해지고 정신이나 마음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점점 소홀히 하게 된다.

또 병풍과 같은 형태의 아파트는 외부의 힘을 쉽게 받아들이는 장점이 있으나, 이에 대항하는 힘이 부족하고 쉽게 순종하는 이른바 ‘냄비문화’를 이루게 한다. 예컨대 아파트 이웃집에 새로운 가구가 들어가면 너도나도 덩달아서 이와 똑같은 가구를 장만하는 일은 냄비문화의 대표적인 경우이다. 이것은 아파트 형태가 외관에 비해 실속이 없는 허장성세의 성질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허장성세 기운은 없어도 있는 척하는 가식이 많게 되고, 저축보다는 소비를 미덕으로 생각하며, 개인의 내면은 부족해도 외모는 지나치게 치장하는 형태로 나타난다.

아파트에는 마당이 없다. 물론 아파트에는 놀이터, 쉼터 등 조경 공간이 있다. 그러나 우리가 어린 시절에 보았던 마당과는 그 개념이 다른 것이 아파트의 마당이다. 원래 마당은 집 안에서 자연과 만나는 공간이다. 하늘과 바람과 땅을 만나는 공간이며, 이 공간에서 사람은 자연의 일부로 돌아갈 수 있다. 그러나 아파트의 마당은 언제나 강한 바람이 분다. 병풍식 고층 아파트 사이에 있는 공지는 평탄한 지역보다 바람이 더 강하게 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아파트 마당은 언제나 비어 있게 되고, 아파트 마당에서는 사색이 불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2. 이상적인 아파트 형태

아파트가 명당이기 위해서는 지금의 직선형 아파트에서 중심형 아파트로 바뀌어야 한다. 중심형 아파트란 형태적인 면에서 평면에 중심 공간이 있고, 지붕에 하나의 정점을 갖고 있으며, 원형이나 정사각형 평면 형태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이것을 산에 비교하면, 주인격이면서 강체의 산으로서 생기가 가장 많이 모이는 등고선의 형태이다.

아름다운 아파트는 자연과 닮아 있는 것이다. 나무는 구조적으로 뿌리, 줄기, 가지, 나뭇잎 등 서로 다른 형태의 네 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즉 뿌리는 나무를 지면에서 받쳐 주고, 줄기는 힘차게 솟아오르고, 가지는 줄기로부터 여러 개의 작은 형태로 변화하며, 나뭇잎은 가지를 위에서 덮고 있다. 나무는 수직적으로 4단계의 변화를 거쳐 아름다운 형태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산의 명당도 4단계를 거친다. 주산(主山), 내룡(來龍), 입수(入首), 혈판(穴板) 등의 4단계는 하나의 완성된 혈을 이루는 기본적인 변화 과정이다.

세계적으로 아름다운 건물의 하나로 꼽히는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의 외부 형태는 기단, 기둥, 처마벽, 지붕 등 4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또 전통적인 한옥 구조도 기단, 기둥, 처마벽, 지붕의 4단계적 변화를 이루며 구성된다. 아름다운 건물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4단계, 즉 기승전결의 변화 있는 형태를 이루고 있다. 따라서 아파트도 기승전결의 4단계로 구성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금의 아파트 구조는 철근과 콘크리트를 사용해 저층에서부터 지붕에 이르기까지 동일한 크기의 벽체가 수직으로 올라간다. 이것은 위로 올라갈수록 변화되는 나무의 형태와 비교하면 매우 불안한 형태이다.

아파트 건물을 안정적인 4단계로 구성하기 위해서는 기단, 기둥(벽면), 처마벽, 지붕 등 형태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

기단이란 건물 주변 바닥을 석재를 이용, 단이나 계단을 돌려 놓는 것을 말한다. 기단을 나무에 비교하면, 지면 위로 돌출되어 나온 뿌리 부분에 해당된다.

기둥과 벽면은 건물을 수직적으로 받들고 있는 외형상 가장 중요한 부분이며 나무에 있어서는 큰 줄기에 해당된다.

처마벽은 기둥 상부에서 기둥과 기둥을 서로 연결하며 지붕을 받쳐 주는 역할을 하는데, 수평선을 이루고 있으면서 수직선의 기둥과 지붕의 중간에서 힘의 완충 작용을 한다. 나무에 있어서는 가지에 해당된다.

지붕은 아파트의 제일 높은 공간에 위치, 아파트의 기운을 통일시키는 역할을 한다. 즉 지붕의 형태가 아파트의 대표적인 기운을 나타내게 되는 것이다. 이상적인 아파트의 지붕 형태는 ① 생기가 모이는 형태, ② 주변 산의 모양과 어울릴 것, ③ 전통적인 사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요약된다. 사람과 비교하면 얼굴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곧 지붕이다. 아파트를 생명력 있는 건물로 만들기 위해서는 아파트 평면 크기와 형태에 비례하는 규모의 지붕을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면, 지붕의 정점을 중심부의 한 지점으로 하여 기운을 중심에 모으는 형태나 처마를 내민 형태, 계단식 피라미드 형태로 주변 산의 형태와 조화를 이룸으로써 전통사상과 맥을 일치시키는 형태여야 한다. 좋은 산의 형태는 주인격인 목산과 금산의 형태로서, 이것은 기운을 중심에 모이게 한다. 아파트의 지붕 형태도 산의 형태에 의해 목산의 강체형인 피라미드와 같은 모임 지붕이나, 금산의 강체형인 솟은 초가지붕(돔형)으로서 처마를 내민 형태가 이상적이다. 따라서 기존의 아파트 슬래브 지붕에 돌출되어 있는 엘리베이터 기계실이나 물탱크실 등은 지붕 구조 내부에 설치함으로써 외부에서 보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중심형 아파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존의 남향 위주 아파트에서 벗어나 동서남북 각 방향으로 배치되어야 한다. 남향으로만 배치하다 보면 병풍형 아파트가 될 수밖에 없다. 남향이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주택이나 산소에 있어서 이상적인 배치 원칙은 남향 배치가 아닌 배산임수의 배치로, 산을 등지고 물이 흘러 내려가는 낮은 쪽으로 바라보도록 건물을 배치하는 것이다.

인촌 김성수 선생의 생가는 북향 집의 북향 대문이면서 대표적인 명당을 이루고 있다. 물과 하늘은 모든 기운의 원천이므로, 물과 하늘의 기운을 많이 받는 집이 바로 명당이다. 따라서 무조건 남향을 고집하기보다는 물과 함께 넓은 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집을 짓는 것이 곧 명당을 찾는 것이다.

물론 중심형 아파트를 지을 경우, 계단이나 복도를 중심에 설치함으로써 채광이나 환기가 부족하거나, 독립성을 잃거나 하는 단점을 갖게 된다. 그러나 환기 등은 전기로 해결할 수 있고, 복도나 엘리베이터를 여럿이 함께 사용함으로써 비록 독립성을 잃기는 하지만 이웃간의 대화 폭을 넓힐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럼으로써 아파트가 갖고 있는 개인주의에서 벗어날 수도 있게 되는 것이다.

3. 좁은 아파트가 좋다

많은 사람들이 아파트를 구입할 때 가장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평수이다. 넓은 평수의 아파트는 침실도 많고 주방, 다용도실 등 각종 서비스 면적도 넓어서 편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제적 형편이 허락하는 한 가급적 넓은 평수의 아파트에 살기를 원한다. 그러다 보니 지나친 물질주의로 인해 심지어 아파트 평수를 곧 그 집의 품격으로 판단하는 경우도 있고, 아이들은 아파트 평수에 따라 친구를 사귀기도 한다는 웃지 못할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

그러나 풍수로 볼 때 가장 이상적인 아파트 평수는 거주자 한 사람당 전용면적 6평이다. 즉 4인 가족의 경우 24평형이 가장 이상적인 면적이다. 단독 주택과 마찬가지로 아파트 평수도 가족 수에 비해 지나치게 넓으면 그 공간의 기운에 사람이 눌리게 되어 흉가가 된다. 특히 아파트에 비어 있는 방이 있으면 흉사가 자주 일어난다. 사람이 거주하지 않는 방은 냉기가 흐르게 마련이다. 또 빈 방을 두고 있는 것은 경제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다.

따라서 아파트는 가급적 식구 수에 비례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부득이하게 빈 방이 생길 경우에는, 그 방을 옷방으로 하는 등 사람이 자주 들어갈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거나, 문을 열어 놓음으로써 사람의 기와 서로 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흔히 아파트를 고를 때 염두에 두는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아파트의 층수이다. 그러다 보니 소위 ‘로열층’이라는 것도 있는데, 그 개념도 예전에는 7, 8, 9층 즉 중상부이던 것이 최근에는 20층 높이인 경우 4층에서 19층까지라고 한다. 이처럼 높은 층수를 좋아하는 것은 고층에서는 전망이 좋고 소음이 적으며, 모기나 쥐들이 없고, 채광이 좋다는 등 여러 가지 이유들 때문이다.

그러나 풍수로 볼 때 아파트의 이상적인 층수는 5층 이하의 저층 부분이며, 고층으로 올라갈수록 좋지 않다. 그것은 땅과 사람이 사는 집의 기운이 서로 통해야 한다는 데 근거한다.

사람은 하늘의 기운과 땅의 기운을 동시에 받고 살아간다. 결코 높은 곳에서 하늘의 기운만을 받고 살아갈 수는 없는 것이다. 고층으로 올라갈수록 지표면과는 멀어지게 되고, 땅에서 발생되는 생기는 부족하게 된다.

지표면에서 가장 높이 살아 있는 생명체는 나무이다. 하늘 높이 날아다니는 새들도 잠을 잘 때는 낮은 물가나 나무 위를 찾는다. 나무 높이는 생명체가 머물 수 있는 가장 높은 위치이다. 따라서 나무보다 높은 곳은 생명체의 거주지로서 적당하지 않다.

나무 높이는 나무의 종류나 지역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개 15미터 정도로 본다. 아파트 한 층의 높이는 2.6~2.7미터이므로 5층 정도를 나무 높이로 본다. 따라서 아파트 5층까지를 생기가 있는 공간으로 보고, 그 이상부터는 생기가 없는 공간으로 본다.

이것을 입증하는 실례를 들어 보자. 단독 주택에 살면서 귤나무를 30년간 가꾸어 온 귤 전문가가 6층의 아파트로 이사를 했는데, 아파트로 이사한 후로 귤이 열리지 않더라는 것이다.

또 난초를 30여 년간 키워 온 사람이 8층 아파트로 이사한 후로 난초가 전혀 자라지 않아, 4층에 사는 친지의 아파트로 옮겨 키웠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러한 일은 높은 아파트에서는 땅의 기운이 부족하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또 아파트 높이는 자라나는 어린이의 성장 과정에도 영향을 미친다. 어린아이들은 어머니 품에서 육체적·정신적 안정감을 얻을 때 정상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땅은 모든 것들의 어머니이다. 어린아이들은 땅에 발을 딛고 자라야 하며, 흙장난 등을 통해 땅의 기운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고층 아파트에서는 땅과 만날 일이 없다. 실제로 고층 아파트에 사는 임산부가 유산율이 높다는 의학적 보고(‘자연 유산과 자연 도태’, 1996년 《샘터》 4월호)도 있었다.

 

제14장 경복궁 복원과 숭배사상

1. 한양의 신성 공간인 경복궁

    역성혁명으로 조선을 개국한 태조 이성계는 서기 1392년 7월 17일, 그의 나이 58세 때 개성의 수창궁(壽昌宮)에서 국왕의 자리에 올랐다. 태조는 민심을 수습하고 새로운 국가 기틀을 공고히 하기 위해 과거 세력들이 남아 있는 개성을 피해 새로운 도읍지를 찾아가게 된다.

태조가 처음에 새 도읍지로 정한 곳은 계룡산 아래였다. 그러나 풍수지리적으로 볼 때 그곳은 새 도읍지로는 적당하지 않다는 의견에 의해 주춧돌만 남긴 채 취소되었고, 무학대사의 조언을 받아들여 한양, 곧 지금의 서울을 새로운 도읍지로 결정했다.

한양을 도읍지로 정한 후 궁궐 터를 정할 때도 여러 사람의 의견이 분분했다. 최후까지 논의된 두 가지 안은 무학대사의 주장과 정도전의 주장이었다. 무학대사는 한양의 지세로 보아 인왕산을 주산으로 하여 동향으로 지을 것을 주장했고, 정도전은 북악산을 주산으로 남향으로 배치해야 한다고 했다.

태조는 이 두 가지 배치 계획을 놓고 고민한 끝에 정도전의 주장에 따라 현재의 경복궁을 지었다. 그러자 무학대사는 국가의 존망이 200년 이내에 위태롭게 될 것이라고 심히 안타까워하고 왕사 자리를 마다하고 산으로 들어갔다.

경복궁은 태조 3년(1394) 12월 3일 공사에 착공, 제사인 개기제(開基祭)를 지낸 후 공사를 시작해 이듬해인 태조 4년(1395) 9월 25일 준공되었다. 그러나 4년 후인 1399년 왕가의 형제들 사이에 골육상쟁이 일어나자, 한양이 불길하다고 생각한 정종은 수도를 개성으로 다시 옮겼다. 하지만 그곳에서도 궁궐에 화재가 발생하고 민심이 흉흉해지는 등 정치적·사회적으로 불안한 기간이 계속되었다. 그러자 다시 수도를 한양으로 옮겨야 한다는 의견이 일었다.

이때 개성에 그대로 있어야 한다는 주장과, 한양으로 옮기되 모악산 아래쪽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 본래 태조 이성계가 자리잡았던 경복궁으로 옮겨야 한다는 주장 등 여러 가지 의견이 분분했다.

태종은 여러 중신들을 모아 토론에 토론을 거듭했지만, 뚜렷한 결론을 얻을 수 없자 마지막으로 점괘에 의존했다. 결국 한양은 2길1흉(二吉一凶)이며, 개성과 모악산은 1길2흉(一吉二凶)으로 한양이 가장 유리하다는 점괘가 나왔고, 이 점괘에 의해 태종 5년(1405년)에 수도를 서울 경복궁으로 옮겨 조선 왕조 통치 시대를 열어 나갔다.

경복궁은 북악산을 중심으로 완만하게 내려온 평탄한 용의 중심맥 위에 임좌병향(壬座丙向)으로 자리잡고 있다. 태조는 경복궁의 위치를 결정한 후 동쪽에는 종묘(宗廟)를 설치하고 서쪽에는 사직단(社稷壇)을 배치, 전래의 좌묘우사(左廟右社)의 배치 양식을 그대로 따랐다.

또 경복궁 남쪽에는 원구단(圓丘壇)을 만들어 하늘에 제사 지내는 공간을 만들었다. 이 원구단은 종묘와 사직보다는 약간 뒤늦게 설치되었지만, 조선 왕조가 정신적 지주를 하느님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매우 귀중한 자료가 된다.

이처럼 경복궁은 경복궁을 중심으로 북쪽에 북악산, 동쪽에 종묘, 서쪽에 사직단, 남쪽에 원구단 등 사방 배치를 이루고 있어 평면상으로는 십자의 중심점에 위치하고 있다. 이들 여러 공간은 모두 왕이 신에게 직접 제사를 지내는 공간이라는 점을 공통으로 하고 있다. 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것은 신성한 일이며, 이런 행사가 이루어지는 공간 역시 신성한 공간이다. 더욱이 왕이 국가를 대표하여 제사를 지내는 곳이므로 그곳은 가장 신성한 공간이다.

따라서 경복궁을 중심으로 북악산과 원구단을 연결하는 남북의 축과, 종묘와 사직을 연결하는 동서 축에 포함된 원형 내부 공간은 조선 왕조에 의해 이루어진 신성 공간이다. 이 신성 공간의 기준은 북악산이다. 북악산은 한양을 수호하는 진산으로서 가장 상부에 위치하고 있는데, 국가에 위급한 일이 발생하거나 천재지변 등 어려운 일이 발생했을 경우에 진산에 올라가 기도를 하므로 이 북악산은 한양과 조선 왕조를 수호하는 가장 신성한 공간이었다.

가. 경회루(慶會樓)

경회루는 경복궁 안에서도 가장 운치 있는 공간일 뿐만 아니라 건물 규모에 있어서도 경복궁의 정전(正殿)인 근정전(勤政殿)을 제외하고는 가장 큰 규모로서, 경복궁의 대표적인 건물로 손꼽히고 있다. 경복궁은 1412년 건축된 이래 몇 차례의 수리와 증축을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는데, 외국 사신들의 접대 장소 외에 과거시험장, 활 쏘는 장소, 집현관들의 강의 장소 등으로 이용되었다.

경회루는 네모 반듯한 연못에 세 개의 섬을 만들고 다시 그 섬 위에 높이 누(樓)를 올린 독특한 공간 형태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형태는 조선 시대의 고유한 철학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먼저, 사각형 연못 속의 세 개의 섬은 한국의 전통 사상인 삼신사상(三神思想)을 근원으로 하고 있다. 한국 전통 건축에서 삼신사상이 나타난 최초의 건물은 강화도 마니산의 참성단이다. 삼신사상에서는 봉래산·영주산·방장산 등 신선이 살고 있는 세 개의 산을 ‘삼신산’이라고 한다.

경회루 연못의 세 개의 산은 곧 삼신산을 상징한다. 삼신사상은 일본에도 전해져 연못이나 정원에 세 개의 돌을 세워 놓고 삼신산이라고 하고 있다.

또 경회루는 섬에 세워져 있어 그곳으로 가기 위해서는 다리를 건너야 하는데, 이 다리 역시 세 개의 다리로 되어 있다. 이 역시 삼신사상에 의한 것인데, 세 명의 신이 경회루에 오르기 위해서는 세 개의 다리가 필요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강화도 마니산의 참성단도 세 개의 출입구를 만들었는데, 이 역시 삼신이 각각 출입하기 위한 것이다.

경회루의 평면 형태는 정면 7간(間), 측면 5간의 총 35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러한 평면에서 가장 중심에 있는 공간은 3간이며, 3간으로부터 전후좌우 각각 3중의 기둥을 두었다. 이 3간 공간 역시 삼신을 상징한다.

일부 문헌에는 경회루의 삼신사상이 천지인(天地人)의 삼재(三才) 사상으로도 기록되었는데, 이것은 삼신사상을 정책적으로 나타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삼신은 곧 하느님을 의미한다.

경회루의 형태는 1층이 전체적으로 돌기둥으로만 구성되어 있고, 이 기둥 상부에 목조 기둥과 마루를 올린 구조이다. 돌기둥 평면 배치 역시 전면은 7간이며, 측면은 5간이다. 돌기둥 형태를 보면 가장 외부에 있는 24개의 돌기둥은 사각형을 이루고 있는 데 반해, 그 내부에 있는 24개의 돌기둥은 원형을 이룬다. 이처럼 같은 층에 있는 기둥을 위치상으로 외부와 내부로 구분하여 서로 다른 형태를 이루고 있는 것은 한국의 독특한 신선사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천원지방(天圓地方), 즉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나다’라는 뜻처럼 외부의 사각형 기둥 공간은 인간의 공간이며, 원형 기둥 공간은 신의 공간을 의미하고 있다. 따라서 경회루의 외부로부터 중심 공간에 이르는 공간 형태 변화는 곧 인간 세상으로부터 신의 세상에 도달하는 과정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경회루 1층 전체를 돌기둥으로 받치고 마루를 높은 곳에 세운 구조는 사람이 하늘에 쉽게 오름으로써 하느님에게로의 접근을 쉽게 하기 위함이다. 사람이 하늘에 가깝게 접근하려는 목적으로 세운 구조물은 2천 년 전에 세워진 고인돌에서 그 형태를 찾을 수 있다. 고인돌 상부에 있는 돌은 평탄한데, 왕과 같이 신분이 높은 사람은 죽기 전에 이곳 덮개돌에 모셔지고 주변 사람들의 보호를 받으며 죽음에 이르렀다. 그들은 하늘과 가까운 곳에서 죽음으로써 영혼이 하늘 나라로 쉽게 올라간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경회루의 높은 돌기둥 구조 역시 살아 있는 사람이 신선 또는 하느님과 쉽게 만나기 위해 세운 것으로 분석된다.

경복궁의 근정전이 정치를 집행하기 위한 공간이라면 경회루는 인간의 간절한 희망을 성취시켜 주는 공간으로서 환희의 공간이다. 경회루에서 풍악을 울리며 연회를 즐기는 동안 인간은 현실 세계를 떠나 신선의 세계에 들어갈 수 있다. 신의 공간에 도달하려는 목적은 삼신의 공간에서 하느님의 뜻을 바르게 받아 인간 세상에 고루 펴 홍익 세상을 만드는 데 있었으며, 이것은 곧 단군의 개국 사상과 일맥상통한다.

한양의 중요한 공간을 삼신오제의 하느님 숭배사상의 상징적인 형태로 만든 이유는, 한양이 하느님을 숭배하는 공간이며 한양을 하늘의 뜻을 이어받는 지상의 천국으로 만들겠다는 당시의 건국 의지를 나타내려 했기 때문일 것이다. 다만 이러한 사실을 표면적으로 남기지 못한 것은 하늘을 직접 섬기지 못하도록 하면서 큰 나라 구실을 한 중국의 영향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나. 근정전

근정전은 왕이 신하들의 조하(朝賀)를 받고 국왕의 즉위식이나 공식적인 대례(大禮)를 행사하는 정전(正殿)으로서, 경복궁을 대표하는 가장 큰 건물이다. 근정전의 평면 구조는 정면 5간, 측면 5간이고, 지붕은 중층으로서 기단 위에 세워져 있다. 기단은 2층으로 각 방위에는 12지(支) 석상이 조각되어 있다.

근정전 정면에는 신하를 직책에 따라 배열하는 널찍한 마당인 명당이 있으며, 근정전과 명당 주변 4면에는 회랑이 둘러싸고 있다. 이 회랑은 근정전 내부와 외부 공간을 차단함으로써 근정전 내부를 근엄하고 신성한 분위기로 만들어 주고 있다.

이렇듯 근정전을 중심에 두고 4면이 회랑으로 둘러싸여 있는 공간 배치는 한국 고대로부터 내려온 전통적인 건축 형식으로, 하느님을 숭배하는 삼신오제 사상에 근거한다. 즉 4면에 있는 회랑은 동서남북의 수호신 즉 청룡, 백호, 주작 그리고 현무를 말하며, 이 4면의 건물은 근정전까지 포함해 5방위를 이루게 된다. 중앙 근정전에 앉아 있는 왕은 4면을 지키는 신들의 호위를 받으며 하늘의 뜻을 모든 백성들에게 펼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그러므로 근정전의 공간 형태는 삼신오제 중에서 오제사상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한편 근정전 바로 뒷면에 있는 사정전(思政殿), 만춘전(萬春殿), 천추전(千秋殿) 등의 건물은 삼신을 상징한다. 이 중 사정전은 근정전과 같은 중심축 위에 있고, 다른 두 개의 건물은 근정전을 향하고 있다. 삼신의 상징적인 공간 형태는 천일(天一), 지일(地一), 태일(太一)로 각각 구분하는데, 이 중 태일이 가장 크다. 그리고 중심에 있는 건물이 태일이 되고, 동쪽에 있는 건물은 천일, 서쪽에 있는 건물은 지일이 된다.

따라서 중심에 있는 사정전은 태일에 속하고, 만춘전은 동쪽의 양(陽)에 해당되어 천일을 의미하며, 천추전은 서쪽의 음(陰)에 해당되는 지일을 의미함으로써 삼신당이 된다.

2. 종묘(宗廟)

종묘는 경복궁에서 동쪽으로 1.2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왕가의 신위를 봉안한 곳이다. 왕은 국가의 중요한 일을 결정할 때마다 종묘에 먼저 보고를 했고, 이후 신하들과 의결한 후 시행했다. 이처럼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공간인 종묘가 우리 나라에 처음 나타난 것은 삼국 시대부터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록에 의하면 신라는 남해왕 3년(서기 6)에 시조묘(始祖廟)를 세운 것으로 되어 있고, 고구려는 대무신왕 3년(서기 20)에 시조동명왕묘(始祖東明王廟)를, 백제는 온조왕 원년(B. C. 18)에 동명왕묘(東明王廟)를 세웠다.

조선 태조는 경복궁이 완성되기 전에 친히 답사한 후 종묘 터를 잡았고, 1394년 공사를 시작해 이듬해 9월 공사가 완공될 때까지 공사 현장에 자주 나가 공사를 독려하는 등 매우 큰 관심을 보였다. 이것은 종묘가 왕이나 국가에 상당히 중요한 건물이기 때문이었다.

종묘가 완공되자 태조는 개성에 있던 자신의 고조, 증조, 조부, 그리고 아버지 등 4대 신위를 옮겨 와서 봉안했으며, 이후 태조부터 27대 순조에 이르기까지 역대 왕과 왕비의 신위가 이곳에 봉안됐다. 선조 25년에는 왜군 침입으로 왕이 피난길에 올랐는데, 이때도 종묘의 신위는 왕과 함께 개성을 거쳐 평양까지 피난길에 올랐었다.

3. 사직단(社稷壇)

사직단은 경복궁에서 서쪽으로 0.9킬로미터 떨어진 인왕산 능선 위에 자리잡고 있다. 인왕산이 경복궁의 백호이므로 사직단은 백호 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셈이다.

사직단은 사단(社壇)과 직단(稷壇) 두 개의 단을 합하여 부르는 것으로, 사단은 국토의 신을 모시는 단을 말하고 직단은 오곡의 대표를 지칭하여 모시는 단을 말한다. 이 두 개의 단 중 사단은 동쪽에 있고, 직단은 서쪽에 배치되어 있다.

사람은 누구나 땅의 생산적인 기능과 땅으로부터 수확되는 곡식에 의해 살아간다. 그러므로 땅의 신과 곡식의 신은 사람이 생활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그래서 왕은 모든 국민을 대표해 이곳에 와서 국토의 신과 곡식의 신에게 직접 제사를 올린 것이다. 이러한 의식은 일찍이 삼국 시대부터 시작되었다.

4. 원구단(圓丘壇)

원구단은 왕이 하느님에게 직접 제사 지내는 제천 공간으로서 태종 11년(1411)에 축설, 경복궁 남쪽 1.4킬로미터에 위치해 있었다. 그러나 1914년 일본이 이곳에 조선호텔을 세우는 바람에 철거되고 말았다. 다만 원구단에서 제사를 지낼 때 사용하던 신위판(神位版)을 봉안하던 황궁우(皇穹宇)가 남아 있는데, 이것은 지금의 조선호텔 옆에 있는 3층짜리 팔각정 건물이다.

1897년 고종이 대한제국 황제에 즉위하기 앞서 하늘에 제사를 올린 곳도 이곳이다. 이와 같이 원구단은 국왕의 즉위식이나 제천행사 등을 치른 만큼 실제로는 종묘나 사직단보다 더욱 차원이 높은 공간이었다. 왕이 하늘로 제사 지내는 것을 원구제(圓丘祭)라고 하는데, 원구제의 역사는 단군 이래 수천 년을 이어 내려온 민족의 전통이었다.

기록에 의하면 고려 성종 2년에 하느님과 오제(五帝), 즉 청제·적제·황제·백제·흑제를 모두 함께 모시는 원구단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세조는 1457년(세조 3)에 정월 15일을 제천일로 정하고, 의복을 갖추고 원구단에 올라가 하늘에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그러나 세조 10년(1464) 이후에는 원구제를 지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이것은 아마도 외부의 압력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기록에 의하면 고려 우왕 11년(1385), 명나라에서 온 사신은 한국 전래의 하느님 숭배사상에 대해 “중국의 천자는 하느님을 직접 모실 수 있으나, 그보다 신분이 낮은 제후 국가의 왕은 하느님을 직접 모실 수 없고, 다만 하느님보다 신분이 낮은 산천에나 기도해야 한다”고 위협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일제 시대에는 한국의 고유 신앙이 강압적으로 말살됐고, 오직 일본의 신사(神社)만을 유일한 종교로 받들도록 했다. 그리고 이후에는 서구의 신앙이 들어왔고, 하느님을 숭배하는 사상은 점차 약화되고 말았다.

오늘날의 초라한 원구단은 마치 잃어버린 독립국가의 혼과 같아 국가의 앞날을 더욱 불안하게 만든다.

5. 한양의 4대문

한양 4대문의 이름은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의 오상(五常)을 각 방위로 구분하여 나타낸 것이다. 즉 동대문은 흥인지문(興仁之門), 서대문은 돈의문(敦義門), 남대문은 숭례문(崇禮門), 북쪽에 있는 대문은 홍지문(弘智門), 그리고 중앙에 있는 보신각(普信閣) 등 각각 인의예지신을 중심 글자로 했다. 또 보신각에는 큰 종을 달아 인경(人定)이라고 하고 밤에 28번, 새벽에 33번을 각각 쳐서 통행 금지와 해제를 알렸다.

이 인의예지신의 오상은 사람이 지켜야 할 도덕 기준을 말하며, 보신각의 종소리는 오상 중에서 신의가 가장 중요하다는 뜻을 나타낸다. 오상 이론은 삼신오제 사상 중에서 오제사상에 바탕을 두고 있다.

4대문

명 칭

오 상

오 행

오 제

사신사

1

동대문

興仁之門

동제

청륭

2

서대문

敦義門

서제

백호

3

남대문

崇禮門

남제

주작

4

북대문

弘智門

북제

현무

5

중앙

普信閣

황제

명당

6. 조선총독부와 조선총독관저, 그리고 서울시청

조선총독관저가 철거되고, 한동안 중앙청으로 사용되다가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사용됐던 조선총독부 건물도 철거되어 경복궁 본래의 모습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서울의 심장부에 위치한 서울시청이 일제 침략의 상흔을 그대로 나타내고 있다. 다른 건물들과 마찬가지로 이 건물 역시 마땅히 철거되어야 한다. 그리고 일제가 철거한 원구단을 다시 세워 민족 문화의 정통성을 바로잡아야 한다.

가. 조선총독관저

조선총독관저는 1937년에 착공되어 2년 후에 완공, 일본 총독의 관사 및 집무실로 이용되었다. 미나미지로, 고이소 구니아키, 아베노부유키 등 세 명의 총독이 이곳에서 살았으며, 해방된 후 아베 총독이 내부를 불태웠으나 미 군정청이 이를 개조해 하지 군정청장관의 집무실로 이용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에는 이승만(1948. 8 ~ 1960. 4), 윤보선(1960. 5 ~ 1962. 3), 박정희(1963. 11 ~ 1979. 10), 최규하(1980. 11 ~ 1980. 8), 전두환(1980. 8 ~1988. 2), 노태우(1988. 2 ~ 1990. 10) 대통령 등 여섯 명의 대통령관저와 집무실로 이용됨으로써 51년 동안 한국의 통치 심장부 역할을 해 왔다. 지금의 청와대 건물은 1990년 노태우 대통령 시절 신축되어 옮겨지고, 1993년 김영삼 대통령이 철거하여 지금은 공터로 남아 있다.

총독관저 규모는 지하 1층, 지상 2층으로 연면적 80평의 콘크리트 건물로, 1층은 집무실·접견실·식당 등으로 이용됐고, 2층은 주침실·가족침실·거실·서재 등으로 이용됐다.

조선총독관저는 주봉이 경복궁을 향해 내려가는 내룡의 중심 부분에 자리잡고 있음으로써 다른 건물들보다 가장 높은 자리에 위치하고 있었다. 평면 형태는 정방형 2층 구조로 되어 있었으며, 건설될 당시에는 현관이 서쪽에 있는 서향 집으로 배치되었으나 철거되기 직전에는 현관이 건물 남서쪽에 있었다. 여러 차례의 증축 공사를 거치면서 초기 형태를 알아보기 어렵게 된 것이다.

이 건물이 철거될 당시, 많은 풍수가들이 건물 철거 방법에 따른 자문 요청을 받아 건물을 면밀히 살펴보기도 하였다만 일제가 심혈을 기울여 세계의 지배의 야욕을 꿈꾸었던 건축물이었다는 것은 틀림이 없다 . 일설에는 건물 평면의 전체적인 형태는 정사각형에 가까웠지만, 평면 형태가 대(大)자를 이루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확인된 내용은 아니다.

당시 풍수가들은 지상 구조물은 물론 지하의 콘크리트 기초 부분도 완전히 제거하고 그 자리에 서울 사대문 안의 공사장에서 출토되는 마사토로 원래의 지반 형태에 따라 성토하도록 건의했고, 철거 공사를 완료한 후 건물이 있던 중심에 구 건물에 대한 표석을 세울 때는 용의 중심을 피해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세울 것을 건의했다. 소문에 의하면 일제 당시 총독이 관저를 세우기 전, 한국인 지관에게 총독 관사 터를 물색하라고 했는데 이 지관이 일부러 좋지 못한 곳을 선정해 주었다는 말도 있었다.

나. 조선총독부 건물(구 중앙청 및 국립중앙박물관)

1910년 일본이 한국을 점령하고 식민 통치의 본부 건물인 조선총독부 건물을 신축하기로 했을 때, 경복궁 근정전과 경회루 등 중요한 건물들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건물을 지으려고 설계까지 완료했었다. 이 계획은 한국의 전통 문화 흔적을 말살하고 일본 건축을 위엄 있게 세움으로써, 한국을 영원히 일본의 속국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1916년 총독부 건물 기공식을 하여 공사가 한창 진행중인 1919년 3월, 전국적으로 독립운동이 거세게 일어나자 일본은 한국 사람들의 감정을 건드리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고 근정전과 경회루 철거 계획을 보류했다. 그 대신, 총독부 건물을 근정전 바로 앞에 세움으로써 근정전이 외부에 보이지 않도록 하는 계획을 세웠다.

이 총독부 건물은 한국을 일본의 점령지로 만들려는 목적으로 세워졌기 때문에 평면 형태도 일(日)자를 이루게 하는 한편, 총독부 건물 앞에 위치한 현재의 서울시청 건물의 평면 형태를 본(本)자로 만듦으로써 서울 한복판에 일본(日本)이라는 이름을 새겨 놓았다. 1993년 본격적인 철거가 시작되어 현재에는 신축 복원한 자선당, 비현각 등이 들어서 있다.

다. 현 서울시청 건물

현재 서울시 청사로 사용되고 있는 건물은 1926년 경성부 청사로 세워져 사용되다가 해방과 함께 서울시 청사로 이용,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 건물은 초기에는 2천500평에 불과했으나 서울시 조직이 증가하면서 여러 차례 증축을 거쳐 현재는 6천여 평에 이르고 있다. 그래도 사무실이 부족해 서울시는 본관 이외에 서소문 별관, 서대문 별관 등 주변의 여러 건물에 분산되어 있다.

서울시청 건물은 북악산과 경복궁, 그리고 원구단을 연결하는 서울의 신성 공간 안에 자리잡고 있으며, 중앙청과 남대문의 중간에 위치하고 있다. 상징적, 지리적으로 중심에 있는 이 건물은 일본이 조선총독부 건물과 함께 한국의 정기를 말살하고 침략을 영구화하려는, 침략 근성을 드러내는 대표적인 건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