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의 성질은 순하다. 땅은 외부로부터의 각종 영향을 조금도 거역하지 않고 모두 수용한다.

예컨대 하늘에 붉은 태양이 떠오르면 땅은 태양빛을 받아들여 밝게 빛나고, 밤이 되어 하늘이 검게 변하면 땅도 검은 하늘색을 그대로 따른다. 땅은 하늘의 변화에 항상 순종하는 것이다.

땅의 성질은 흔히 일상 생활에서 사용되는 의자에 비유된다. 의자는 누구에게나 순종하기 때문이다. 땅이 순종하는 것은 외부 작용에 대해 자기 자신의 고유한 영역을 깨뜨리는 고통의 과정이며, 동시에 외부의 힘을 포용하는 관용의 덕을 베푸는 것이다. 땅의 순종하는 덕은 새로운 생명체를 잉태하고 생산하는 능력으로 보상받는다. 땅은 단 하나의 씨앗을 받아들여 그 보답으로 수십 개의 열매를 생산한다. 이러한 보답의 기능은 땅이 갖고 있는 기본 성질로서 덕의 기본이 되며, 이것은 땅의 순한 성질로부터 기인한다.

사람이 태어나고 성장하여 늙어서 죽는 현상은 모든 땅이 갖고 있는 다섯 가지의 기운 때문이다. 각 기운의 성질을 색으로 표현하면 푸른색, 붉은색, 노란색, 흰색, 검은색 등이다.

이 다섯 가지 색 중 푸른색은 생명체가 푸른 나무와 같이 푸르고 싱싱하게 태어나 성장하는 기운을 의미한다. 붉은색은 생명체가 태양과 같이 맹렬하게 활동하는 힘을 상징한다. 흰색은 인생의 황혼기를 뜻하며, 검은색은 죽음, 즉 생명체 전후의 무한한 공간의 기운을 뜻한다.

그리고 노란색은 앞의 네 가지 기운을 모두 포용하는 동시에 네 가지 기운의 중심이 된다.

땅은 앞의 네 가지 기운을 모두 갖고 있는 노란색이다. 사람은 땅과 하늘로부터 발생되는 기운을 받아서 활동하게 된다. 즉 아침에 일어나 직장으로 출발하는 시간은 땅의 푸른색 기운을 받고, 한낮에 활기차게 일할 때는 땅으로 전달된 태양의 붉은색 기운을 받으며, 저녁에 지쳐서 집으로 돌아갈 때는 흰색 기운을 받는다. 그리고 휴식을 위해 잠을 자고 있을 때는 한밤의 검은색 기운을 받으며, 이러한 하루의 지속적인 진행은 땅이 갖고 있는 노란색 기운 때문이다.

인간은 부모에 의해 태어나고 부모의 정성으로 성장한다. 부모가 없다면 누가 이 세상에 태어날 수 있겠는가. 하늘과 땅은 사람과 초목 등 지상의 모든 생명체를 만든다는 점에서 부모와 같다. 사람은 땅에서 발생되는 기에 의해 체격과 영혼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사람의 체질이나 마음은 자신이 태어나고 성장한 땅의 기운에 의해 완성된다. 그래서 예로부터 사람들은 산천의 정기를 받고 태어난다고 했다.

지구상의 여러 인종이 흑인, 황인, 백인 등으로 나뉘어지는 것은 그 땅의 기운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 사람들은 누구나 한국 땅의 기운에 따른 체질과 마음을 갖고 있다. 한국의 땅은 모든 한국 사람들의 어머니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한국 사람들 중에는 자신의 국토와 문화, 그리고 역사를 비하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한국의 국토는 좁고 자원은 부족하며, 경쟁도 심하고, 조상들은 자랑할 것도 없고, 공무원은 부정하며, 정치는 불안하고, 한국 제품은 저질이고, 문화 수준이 낮고, 등등…. 이런 사람들은 외국의 국토, 문화, 인물 등은 모두 아름답고 훌륭하다고 극찬한다.

자랑스럽고 감사하게 생각해야 할 자신의 국토를 비하하고 심지어 외국에 가서 외국 문물에 젖어 살고자 하는 이유는, 그동안 외국의 침략에 의해 민족 정기를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또 외세 침략에 의해 날조된 역사와 문화를 진실로 생각하고 받아들이는 사대주의 사상에 의해 국민의 마음이 분열되고 불안한 사회가 된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생명이 우리 국토의 바람과 물, 그리고 영혼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자각해야 한다. 또 이 땅을 강하고 훌륭한 국가로 만들어 죽어도 이 땅에 묻히겠다는 각오를 해야 한다.

2. 산의 기운과 명당

세계 어느 민족에게나 산은 힘을 갖고 있는 두려운 대상으로서 숭배되어 왔다. 한국은 특히 지형적으로 신령스러운 산이 많아 오래 전부터 산을 종교로 신봉하는 산악숭배 사상이 다른 민족보다 유난히 발달해 왔다. 산의 정상은 높이 솟아 있고, 시간적·공간적으로 항상 엄숙한 기운을 느끼게 한다. 안개와 구름이 산허리를 둘러싼 모습, 골짜기에서 들려 오는 기묘한 소리, 그리고 산울림 등은 산이 알 수 없는 신비로 가득 차 있음을 느끼게 한다.

단군이 최초로 국가를 이룩한 곳도 태백산의 신단수 아래였으며, 단군이 죽어 산신이 된 곳도 바로 그곳이다. 한국에서 산신은 크게 보면 국가를, 작게 보면 하나의 마을을 수호하는 수호신으로 숭상되어 왔다. 전쟁과 같이 국가적인 환란이 있을 때는 왕이 승전과 국가의 평화를 위해 산신에게 기원했다. 사람들은 산신에게 자신의 소원 성취를 기원했으며, 가뭄이나 홍수 또는 질병에 대해서도 산신의 보호를 기원하는 것이 전래의 신앙이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시골 마을의 ‘성황당’은 신과 인간이 서로 만나는 공간이었다.

이처럼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이 산신을 신봉했던 근거는 산이 사람보다 월등한 능력을 갖고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땅에 토지신이 있듯 산에는 산신, 즉 산의 영혼이 있어 각종 생명체를 낳아 주고 보호해 준다고 믿었고, 그 산신은 사람이 소망하는 것을 간절하게 기원하면 그 뜻을 들어준다고 믿었다.

산은 평탄한 땅보다 더욱 강력한 기운을 갖고 있기 때문에 지세를 분석하고 집터를 선정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된다. 풍수지리에서는 평지보다 3센티미터만 높아도 산으로 해석한다. 평지에서는 3센티미터만 높아도 땅에서 발산되는 힘이 다르게 발생하고, 그 높이에 의해 물이 흐르는 방향이나 바람 부는 방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주역》에서 산을 나타내는 ‘간(艮)’괘는 3효(爻) 중 맨 밑의 초효(初爻)와 그 위의 2효는 음을 나타내며, 상부의 3효는 양을 나타낸다. 이러한 간괘의 형태는 땅은 아래로부터 위로 솟아오르는 성질을 갖고 있어서 땅이나 바다로부터 솟아올라 가는 작용을 하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산이 솟아오르는 힘은 하늘의 양전기가 산의 음전기를 끌어당기는 데서 나온다. 즉 양전기의 인력에 의해 음전기의 산이 솟아오르는 것이다. 산은 땅과 연속되어 있으며, 땅의 기운이 크게 뭉쳐서 나타나는 산은 그 지역 땅의 기운을 대표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비가 오는 날, 높은 산일수록 벼락과 천둥이 많이 치는 이유는 산이 평지보다 많은 음전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산은 살아 있는 생명체와 동일한 능력을 갖고 있다. 이러한 산의 생동력 중에는 인간에게 유익한 기운도 있고 해로운 기운도 있다. 모든 식물들이 각기 뿌리내린 토양의 성질에 따라 성장 과정이나 결실 내용이 달라지듯, 좋은 기가 흐르는 곳에서는 사람의 몸과 마음이 편안하고 아름다워진다. 또 나쁜 기가 흐르는 곳에서는 사람의 마음이 불안하게 되고 생활의 발전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명산이 있는 곳에서 큰 인물이 태어나게 되는 것이 바로 이러한 산의 기운 때문이다. 산의 크기나 모습이 모두 다르듯 산의 기운도 제각각 다르다. 그러므로 좋은 집터나 사업장을 찾기 위해서는 생기가 많은 산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좋은 산이 있는 지세에서는 개인이나 단체가 발전할 수 있지만, 흉한 산이 있는 곳에서는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3. 지세의 구성

지세란 산이나 강, 들판 등 한 지역의 지기(地氣)를 이루고 있는 자연 조건을 말한다. 지기는 바람과 함께 움직인다. 한 지역의 지기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지세를 관찰해야 한다. 지세는 크게 산과 물의 두 가지로 구분된다. 지세를 이루고 있는 산에는 주산(主山), ‘청룡`-`백호`-`주작`-`현무’의 사신사와 조산, 그리고 안산 등이 있다.

주산은 한 지역에 있는 여러 개의 산 중에서 가장 높고 큰 산을 말한다. 이 주산은 한 지역의 전체적인 기운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지세 분석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따라서 한 지역의 지세를 살피기 위해서는 우선 그 지역에서 가장 높은 산, 곧 주산에 대한 분석부터 해야 한다.

주산은 주위의 산보다 월등하게 높고 커야 하며, 다른 산에 비해 위엄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이면 더욱 좋다. 주산의 기운이 하나로 뭉쳐진 산에서는 강력하고 진취적인 인물들이 많이 배출되며, 서로 화목하고 단결하여 평화롭게 살게 된다.

주산 주위에 주산을 호휘해 주는 산이 있다면 주산이 더욱 강한 기운을 지니게 되며, 만약 주변을 호휘하는 산이 없으면 주산의 힘이 미약해진다. 주산의 기운이 분산된 지역에서는 나약한 인물이 나오게 되며, 큰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또 주산 옆에 주산과 같은 규모의 산이 두 개 혹은 그 이상 있을 경우에도 기운이 분산되어 좋지 않다. 이러한 지세에서는 의견이 분열된다.

4. 산의 앞과 뒤

사람은 앞과 뒤가 서로 달라 얼굴이 있는 앞은 색이 밝고 광채가 있으나 머리가 있는 후면은 색이 어둡다. 또 앞에 있는 배는 전체적으로 부드러우나 등에는 등뼈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서 구조적으로 서로 다르다. 사람의 신체에서 중요한 부분인 이목구비나 생식기 등은 모두 몸의 앞면에 있다. 나뭇잎도 앞면은 마치 기름을 바른 듯 매끈거리고 반짝이지만, 뒷면은 거칠고 빛이 나지 않는다. 산에도 사람과 같이 앞과 뒤가 있고, 그 형태도 같은 이치 속에 있다.

명당은 산의 앞쪽에만 있다. 이것은 사람의 생식기가 신체의 앞에 있고, 꽃과 열매가 잎의 앞에서만 피고 맺는다는 사실과 동일하다. 따라서 명당을 찾기 위해서는 먼저 산의 앞과 뒤를 구분하여 산의 앞쪽에서 찾아야 한다. 산의 뒷면에서 명당을 찾는 것이 헛수고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산의 앞과 뒤를 구분하기 위해서는 산의 형태를 정확하게 관찰해야 한다. 산의 앞쪽은 형태가 평탄하고 안정적이며, 지면에 밝은 기운이 서려 있다. 그러나 산의 뒷면은 굴곡이 심하고 험한 바위가 불규칙하게 나타나 있으며, 지면이 어둡고 험한 분위기를 이루고 있다. 또 산의 앞면은 들판을 향하고 있으면서 높은 산이나 큰 강을 등지고 있다.

한국의 산은 대부분 백두산에서 출발하여 남쪽으로 뻗어 내려오고 있다. 그래서 남향을 하고 있는 산이 비교적 많은 편이지만 모든 산이 다 그런 것은 아니다. 그러나 산의 형태에 있어서 앞과 뒤는 남향이니 북향이니 하는 방위와는 관계 없이, 산맥의 흐름에 의해서만 결정된다.

산의 앞과 뒤를 구분하게 되면 생기가 있는 땅, 즉 명당을 찾는 일이 훨씬 수월하다. 오래 전부터 내려오는 농촌 주택들을 살펴보면 크고 작은 산의 앞쪽에 위치하여 산을 배경으로 마을이 형성되어 있다. 반면, 산의 뒷면에는 마을이 형성되어 있지 않다. 이것은 오랜 기간에 걸쳐 살아오는 동안 산의 앞쪽에 살던 사람들은 지속적으로 발전하여 대를 이어 온 반면, 산의 뒤쪽에 살던 사람들은 그렇지 못하고 그곳을 떠났기 때문이다.

따라서 집터를 선정할 때는 반드시 산의 앞과 뒤를 구분한 다음, 산의 앞쪽을 선택해 집을 지어야만 개인과 가정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아름다운 산이 집터를 향해 바라보고 있는 지세에서는 여러 사람들로부터 존경과 사랑을 받으며 살아간다. 그러나 산의 뒷면에 해당되는 곳에 살게 되면 사람들로부터 등돌림을 당하게 되고, 배반을 당해 손해를 입게 된다.

5. 산의 품격과 체형

산은 저마다 고유한 기운을 갖고 있는데, 이 기운을 구분하는 방법으로 품격에 의한 것과 체형에 의한 것이 있다. 먼저 산이 갖고 있는 기운은 품격에 의해 주인격, 보조격, 배반격 등 세 가지로 구분된다.

‘주인격’ 산이란 한 지역에서 주인과 같이 강력한 능력을 갖고 있는 산을 말하며, 그 기품이 마치 주인 또는 지도자와 같은 형태의 산을 말한다. ‘보조격’ 산이란 보조자로서의 기운만을 갖고 있고 주인으로서의 강력한 기운이 부족한 산을 말한다. ‘배반격’ 산이란 주인격 산의 기운을 도와 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주인격 산의 기운을 빼앗아 가는 산을 말한다. 이러한 산의 품격은 산의 형태에 의해 구분된다.

주인격 산은 그 모양새가 피라미드와 같다. 중심이 안정되고 단아하며, 좌우 균형을 이루어 위엄을 갖추고 있다. 산의 중심에는 강한 기운이 집중되어 있다. 주인격 산의 능선은 산의 중심 봉우리가 산 아래 들판을 향해 힘차게 뻗어 나가는 형태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산이 있는 지역은 명당이며,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강력한 지도자가 배출된다.

보조격 산은 형태적으로 중심 부분의 높이가 낮고 넓이도 좁아서 기운이 중심에 모이지 않고 좌측이나 우측으로 분산되는 형태의 산을 말한다. 산의 중심 기운이 부족하여 산 정상부가 수평적·횡적인 형태를 이루고 있다. 보조격 산만 있고 주인격 산이 없는 지세에서는 큰 인물을 보조하는 인물이 주로 배출되며, 강력한 추진력을 가진 지도자는 배출되기 어렵다.

배반격 산은 주산을 향해 마주 보지 않고 주산에 등을 지고 있는 산을 말한다. 이러한 산은 주산에 기운을 보내지 않고 오히려 주산의 기운을 빼앗아 간다. 배반격 산이 있는 경우에는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배반을 당하거나 부도가 나는 등, 명예를 잃거나 재산 피해를 입게 된다.

지세에 있어서 주인격 산은 주인의 기운을 만들어 주며, 배반격 산은 배반자의 기운을 만들어 준다. 주인격 산과 배반격 산이 함께 있는 경우에는 두 산의 기운을 동시에 받게 되는데, 그 중에서 힘이 강하게 작용하는 산의 기운을 더 많이 받게 된다. 또 거리적으로 가까이 있는 산의 기운을 먼 산의 기운보다 먼저 받게 되며, 멀리 있는 산의 기운은 보다 시간이 경과한 후에 받게 된다.

옛 고려의 수도였던 개성의 주인격 산인 송악산은 거리적으로 가깝고 힘도 강해 수도로서 적합하지만, 배반격인 삼각산이 멀리 있어서 뒤늦게 그 기운을 받고 망한 대표적인 경우이다.

개성을 도읍지로 정한 사람은 풍수지리에 능한 도선이었다. 도선은 고려 시조왕인 왕건의 사람됨을 일찍이 알아보고 그를 도왔는데, 그가 나라를 세울 때 개성을 도읍지로 정해 주었다. 개성은 송악산을 주산으로 하여 좌청룡, 우백호, 그리고 전주작 등이 모두 빼어나게 아름답고, 장풍과 득수에 의해 강력한 생기를 이루고 있는 천하의 명당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성의 남쪽 멀리에 서울의 진산인 삼각산이 보이는데, 이 삼각산은 아이를 업고 남쪽 서울을 향해 도망가는 배반자의 형태를 이루고 있다. 도선이 개성의 지세를 관찰하던 날은 마침 날씨가 흐려 멀리 보이는 삼각산이 배반격 산임을 미처 파악하지 못했다. 얼마 후 맑은 날, 멀리 삼각산을 바라보게 된 도선은 자신이 실수한 것을 알고 크게 후회했으나 이미 때가 늦었다. 그는 고려의 앞날을 운명에 맡기기로 했는데, 훗날 고려는 이성계에 의해 왕권이 바뀌었으며 수도도 한양, 지금의 서울로 변경되었다.

산은 또 각각의 형태에 따라 강체(强體), 중체(中體), 약체(弱體), 병체(病體) 등 네 가지 체형으로 구분된다. 이것은 마치 사람의 20대, 40대, 60대, 80대와 같다. 즉 20대는 혈기 왕성한 젊은 시절이며, 40대는 건강하면서 무르익는 시절, 60대는 허약한 시절, 80대는 병든 시절을 말한다.

‘강체’의 산은 전체적으로 힘이 강하고 단단하게 뭉쳐진 산을 말한다. 사람으로 비유하면 운동으로 발달된 근육을 갖고 있는 사람인데, 갓 피어나는 꽃봉오리나 처녀의 젖가슴과 같이 탐스럽고 통통하게 생긴 산이다. 이러한 산에서는 당연히 건강하고 왕성한 생기가 발생한다.

‘중체’의 산은 정상부에서 하부에 이르기까지 직선으로 연결된 형태의 산을 말하는데, 전체적으로 강한 근육은 없지만 골짜기도 없어 평탄한 경사면을 이루고 부드러운 기운을 만든다. 대부분의 산이 이 중체에 속한다.

‘약체’의 산은 정상부로부터 중간 높이에 이르기까지 연결되는 능선이 힘없이 늘어진 형태의 산이다. 산의 중간 중간에 골짜기나 계곡 등이 있어서 우그러든 형태이며, 약한 기운이 흐른다.

‘병체’의 산은 형태가 안정감이 없고 좌우가 불안정하며, 바위와 흙이 서로 분리된 산을 말한다. 병든 산에서는 당연히 불안한 기가 생겨나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든다.

6. 오행산(五行山)

오행산은 산의 기운을 음양오행사상에 근원을 두고, 오행으로 구분한 산을 말한다. ‘오행’이란 지구를 구성하고 있는 다섯 가지 기운, 즉 목(木)·화(火)·토(土)·금(金)·수(水)를 말한다.

오행에서 ‘수’는 물과 같이 수직 하강하는 기운의 성질을 나타내며, ‘화’는 불과 같이 확산하며 폭발하는 기운을 말하고, ‘목’은 나무와 같이 수직 상승하는 기운, ‘금’은 금속과 같이 수축력이 강한 기운, ‘토’는 여러 가지 기운을 모두 포함하여 균형을 이루는 기운을 말한다. 오행산은 오행의 각각의 성질을 갖고 있는 산을 말하며, 목산·수산·토산·금산·화산 등 다섯 가지로 나눈다.

‘목산(木山)’은 산의 형태가 정상부에서 꽃봉오리 모양을 이룬 산을 말하며, 수직 상승하는 기운이 많은 산이다. 목산 중에서도 산의 정상부가 마치 붓의 끝부분같이 뾰족한 산을 문필봉(文筆峰)이라 한다.

목산이 있는 지세에서는 음택이든 양택이든 관계 없이 학문을 숭상하는 사람들이 많이 배출된다. 학덕을 익히게 되면 자연히 많은 사람들의 지도자가 되게 마련이며 출세를 하게 된다.

따라서 목산이 있는 곳에서는 국가 시험에 합격해 고급 공무원을 지내는 사람들이 많이 나타난다. 서울 지세에서 경복궁과 청와대의 주산이 되는 북악산이 목산의 대표적인 형태이다.

‘화산(火山)’은 산의 정상부가 두 개 이상의 뾰족한 봉오리를 이루고 있으면서 마치 나무가 불에 탈 때 나타나는 불꽃의 형태를 닮은 산을 말한다. 불은 기운이 폭발하여 확산하는 성질을 말하는데, 화산 역시 기운이 하늘로 높이 폭발하는 기운을 갖고 있다. 서울 남쪽에 있는 관악산이 화산의 대표적인 형태이다.

화산이 있는 지세에서는 화재가 빈번하게 발생하는데, 조선 시대에 서울을 수도로 정한 이후 이 관악산의 영향으로 큰 화재가 발생하자 경복궁 앞에 물의 상징인 해태 석상을 만들어 그 화를 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화산의 화기를 억제하기 위해 산 정상의 땅 속에 소금 단지를 묻기도 했는데, 이른바 ‘소금묻이산’이 그것이다. 화산이 있는 지세에서는 종교인이나 예술가가 배출된다.

‘토산(土山)’은 산의 정상부가 평탄하게 수평으로 펼쳐진 것을 말하는데, 일(一)자와 유사해서 일자문성(一字文星)이라고도 부른다. 오행에서 토는 균형을 이루는 기운을 말하므로, 수평선은 좌우의 힘이 균등하게 균형을 이룬 상태를 나타내고 있다. 경상북도 선산군에 있는 고 박정희 대통령의 선산 앞에는 천생산이 안산으로 있는데, 이 산이 바로 토산의 형태이다. 고 육영수 여사의 고향인 충청북도 옥천군 생가 바로 옆에도 토산이 있다.

지세에 있어서 토산이 있는 곳에서는 왕이나 왕비가 나오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토(土)는 모든 기운을 다 포용하는 가장 중심적인 힘인 왕기(王氣)로 보기 때문이다. 면류관의 형태가 사각형이면서 상부가 평탄하게 되어 있는 것도 ‘토’의 의미가 내포된 것이다.

산의 형태가 전체적으로 둥근 모양을 하고 있어서 마치 바가지를 엎어 놓은 듯한 산은 오행 중에서 ‘금산(金山)’이라고 한다. 또 농사를 끝내고 노적가리를 쌓아 놓은 형태와 유사하다 하여 노적봉(露積峰)이라고도 하는데, 금산이 있는 지역에서는 재물이 많이 모여 부자가 되는 사람이 많다. 경주 최부잣집과 강릉 최부잣집이 대표적인 경우이다.

서울에서는 인왕산이 금산이다. 산 형태가 둥글면서 힘차게 보이는 산은 금산 중에서도 ‘투구봉’이라고 하는데, 투구는 군인들에게는 필수적인 장비일 뿐만 아니라 권위의 상징이기 때문에 금산이 안산으로 있는 지세에서는 장군이 배출되기도 한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고향인 대구 생가 앞에는 금산형의 안산이 있다.

‘수산(水山)’은 산 정상부에 여러 개의 봉우리가 연속적으로 부드럽게 연결되어 있어 마치 물결이 굽이치는 듯한 형태를 말한다. 두 개 이상의 봉우리가 거의 비슷한 크기를 이루며 연결된 것이 특징이며, 여러 개의 봉우리가 비슷한 형태를 이루며 점진적으로 연결되었거나 여러 개의 산봉우리가 좌우로 길게 벌어져서 마치 병풍을 둘러친 듯한 형태를 이룬 것도 수산이다.

오행산의 대부분은 산 정상부를 정점으로 하여 좌우가 낮게 되어 있어서 산의 중심부에 집중되는 힘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수산은 산의 중심부가 여러 개의 봉우리로 분산되어 있어서 비록 외견상으로는 부드러워 보이지만, 중심적인 힘은 다른 산에 비해 약하다. 서울의 남산은 두 개의 봉우리로 된 수산인데, 두 개의 봉우리로 된 수산은 봉우리 사이에 연결된 능선이 낮아서 마치 말의 안장과 같은 형태를 이루는 것이 특징이다.

산의 형태 중에서 오행의 한 가지 형태만을 닮은 산은 오행산으로 간단하게 구분할 수 있지만, 오행으로 구분되지 않는 산의 형태도 실제로 많다. 특히 오행의 두 가지 기운이 혼합된 형태의 산은 더욱 구분하기 어려운데, 목산과 화산의 중간 형태의 산이 있는가 하면 토산과 수산의 중간 형태의 산도 있다. 이처럼 오행이 혼합된 형태의 산은 기운도 혼합되어 있다.

즉 목산과 화산이 혼합된 산은 학문과 예술, 관직과 예술을 동시에 갖고 있는 것으로 해석한다. 오행 혼합산의 경우, 산의 정상 부분과 그 이하 부분을 구분하여 상부가 목산이고, 그 이하가 금산이면 목금 혼합산으로 분류한다.

7. 기타의 산 형태

쌍태봉(雙胎峰) : 일반적으로 산은 하나의 정점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데 산 정상 부분에 두 개의 정점을 갖고 있는 산이 있는데, 이런 산을 쌍태봉이라고 한다. 쌍태봉을 마주 보고 있는 마을에서는 유난히 쌍둥이가 많이 태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라남도 여천에 있는 쌍둥이 마을은 70여 호의 가구 중에서 38가구에 쌍둥이가 태어나 세계적인 기록을 갖고 있는데, 이 마을 남쪽에는 쌍태봉이 마을을 정면으로 내려다보고 있다.

역봉(逆峰) : 산은 높은 봉우리로부터 점차적으로 낮은 능선으로 연결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런 산은 상하 순서를 잘 지킨다는 뜻에서 순한 산, 또는 순용(順龍)이라고 한다. 순한 산이 있는 지역에서는 자식이 부모에게 효도하며, 남녀간이나 계급 사회에 있어서 상하 질서를 잘 지켜 부드러움을 유지한다. 그래서 효자나 충신이 많이 배출된다.

이와 반대로 산이 높은 봉우리로부터 능선을 따라 점차 낮게 내려가다가 다시 높이 솟아올라 새로운 봉우리를 이루며 기운이 뭉쳐지는 산도 있다. 이처럼 낮아지던 산의 능선이 다시 솟아올라 새롭게 봉우리를 이루는 것을 역봉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산 중심에 있는 기운을 새로운 봉우리로 빼앗아 가는 성질을 갖고 있다. 그래서 역봉이 있는 마을에서는 부모에게 불효하거나 상관에게 불복종하는 하극상의 사례가 나온다.

월봉(越峰) : 가까운 곳에는 낮은 산이 있고 그 너머로 높은 산이 보이는 경우, 뒤에 있는 높은 산을 월봉이라고 한다. 월봉이 있으면 비록 그 월봉은 아름답더라도 지세의 분위기가 산만해지는 결점이 있다. 월봉의 기운이 가까운 산의 기운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기 때문이다. 월봉이 있는 지역은 외부 세력에 의해 간섭을 받게 되어 중심적인 기운이 부족하게 된다. 서울 시내는 모두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북쪽 멀리 높이 있는 북한산의 보현봉은 청와대 후면의 북악산을 넘어 서울 시내를 내려다보고 있는 형태여서 대표적인 월봉의 형태를 이루고 있다.

규봉(窺峰) : 멀리 있는 산봉우리가 가까이 있는 산 너머로 보이되, 그 형태가 보일 듯 말 듯한 형태를 이루고 있는 산을 규봉이라고 한다. 이러한 산은 앉은 자세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일어서면 보이는 형태를 이루고 있는데, 마치 담 너머에 있는 도둑이 집 안 내부를 들여다보는 듯한 모습이어서 일명 ‘도둑봉’이라도 한다. 규봉이 있는 지역에서는 도둑의 피해를 자주 입게 된다.

이금치사(以金致死) : ‘이금치사’란 작두로 사람의 목을 잘라 죽이는 것을 말하는데, 지세에서 가까이 있는 산 너머로 후면에 있는 산의 능선이 나란히 겹을 만들어 마치 작두와 같은 형태를 이루고 있으면 이금치사와 같은 불행한 일을 당하게 된다. 이러한 산이 있는 지세에 살면 자동차 사이에 끼여 죽는다거나 기계 사이에 끼여 목숨을 잃는 불행한 일을 겪게 된다.

여근곡(女根谷) : 산 골짜기가 마치 여성의 아랫배와 같이 탐스럽게 갈라져 있는 산을 말한다. 이러한 지세에서는 여성의 기운이 강하고, 남자들은 여자를 지나치게 좋아하게 되어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다.

양물(陽物)바위 : 마치 남성의 생식기를 닮은 형태의 바위를 말하는데, 이러한 바위를 주택에서 마주 보고 있는 지세에 있다면 여성들이 남자를 욕심내게 된다.

현군사(縣裙砂) : 산이 여러 갈래의 능선으로 분산되어 있는 산을 말한다. 이러한 산의 능선은 옆에서 보면 마치 여성의 주름진 치마와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현군사는 능선과 능선 사이에 골짜기가 형성되는데, 골짜기는 물이 흐르게 마련이며 물의 기운은 여성을 상징한다.

집 주변에 현군사가 있게 되면 남자에게 골짜기 수만큼의 여자가 따르게 되며, 이런 경우에는 여러 명의 여자가 한 울타리 안에서 서로 의좋게 살아가게 된다.

빈산(貧山)과 부산(富山) : 가난한 산인 빈산은 마치 늙은 호박에 주름이 파인 형태와 같이 산의 형태가 통통하지 못하며, 골짜기가 많은 산을 말한다. 빈산이 있는 지역의 사람들은 가난한 생활을 면치 못한다. 부유한 산인 부산은 산의 형태가 통통하고 탄력이 있는데, 왕성한 기운을 갖고 있어 큰 부자가 발생한다. 가난한 사람도 이 지역에 살게 되면 부자가 될 수 있다.

흉석(凶石) : 마주하고 있는 산의 돌이 흉석인 경우에는 살인사건 등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나게 된다. 언젠가 토막살인 사건이 난 곳에 가서 그것을 실제 확인할 수 있었는데, 살인이 난 흉가는 언덕에 위치하여 바로 앞에 있는 야트막한 산을 마주 보고 있었다. 그런데 산 위쪽으로 흉한 바위덩어리가 여기저기 어지럽게 놓여 있었다. 그것은 마치 생선을 토막내 이리저리 벌려 놓은 것과 같은 형상이었다. 풍수지리에서 산의 형태를 매우 중요시하는 것은 익히 잘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확인을 하고 나서는 지세가 더욱 중요한 것을 알았다.

길산(吉山)과 흉산(凶山) : 산의 땅 속 기운은 항상 외부로 발산되고 있다. 이 기운은 산에 따라 그 규모와 종류가 제각각 다르다. 사람에게 유익한 기운이 있는가 하면 해로운 기운도 있는 것이다. 물론 유익한 기운을 발산하는 산은 길한 산이며, 형태도 아름답다. 그러나 좋지 않은 기운을 발산하는 산은 보기에도 추하고 흉하다. 또 같은 산이라도 산의 앞면은 길한 산이며, 뒷면은 흉한 산이 된다. 이것은 하나의 산에서도 앞면과 뒷면의 기운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산의 형태는 이러한 산의 기운에 의해 길한 산과 흉한 산으로 구분된다. 산의 삼격 중 주인격 산과 보조격 산은 길산이며, 배반격 산은 흉산이다. 산의 네 가지 체형 중에서는 강체와 중체, 약체의 산이 길산이며, 이런 산을 마주 보고 살면 마음이 평안하고 즐거워진다. 또 경사스러운 일이 일어나며 훌륭한 인물이 많이 배출된다. 그러나 병체의 산은 흉산이 되는데, 이런 지세에서 장기간 살게 되면 이웃간에 싸움과 불상사가 자주 일어나게 된다.

토질의 길흉 : 모든 식물은 토질에 의해 성장이나 결실 내용을 달리한다. 토질이 적합하지 않은 곳에서는 식물이 잘 자라지 못한다. 마찬가지로 사람도 생활하는 토질의 기운에 따라 그 영향이 다르게 나타난다.

토질의 종류는 백토, 진흙, 모래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주택지로서 가장 이상적인 토지는 흙이 단단하며 광채가 있고, 습기가 적당하여 탄력을 갖고 있는 백토 또는 마사토이다. 서울 시내 토질의 특징은 대부분 백토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옛날부터 서울 하늘에는 항상 밝은 빛이 감돌고 있었다. 서울의 옛날 명칭인 ‘한양(漢陽)’은 크게 빛난다는 뜻이다. 서울 토질 자체에서 밝은 빛을 발산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이름이 붙여진 것이다.

옛날에 시골에서 서울로 올라오던 사람들은 과천에서부터 기어 왔다고 한다. 과천에서 서울 하늘을 쳐다보면 밝은 빛이 가득 차 있어 그처럼 밝은 하늘을 보지 못한 사람들은 겁을 먹고 기어서 서울에 들어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서울의 서기(瑞氣)는 이제 공해로 인해 볼 수 없게 되었다.

흙 중에는 죽은 흙도 있는데, 물론 이런 땅은 주거지로서 마땅치 않다. 땅의 나쁜 기운이 사람의 건강을 다치게 하고, 특히 죽은 땅에서 흘러 나오는 물에는 독이 있기 때문이다.

죽은 땅이란 흙에 수분이나 탄력이 없고 단단하지 못한 땅을 말한다. 중동의 사막 지대나 외국의 평탄한 대지는 비록 땅덩이는 넓어도 바람이 불면 흙먼지가 바람에 날린다. 이런 땅은 기운이 분산되는 형태로서 생명력이 부족하다. 한국의 흙 중에서도 바닷가에 있는 뻘흙과 같이 흙이 단단하지 못하고 사람이 밟으면 발자국이나 먼지가 일어날 정도로 푸석푸석한 땅은 죽은 땅에 속한다.

8. 산세의 분석 방법과 유형

    집이나 건물을 지을 대지 주변을 둘러보면 산이 전혀 없는 평탄한 대지가 있는가 하면 반면에 한 개 또는 여러 개의 산이 있는 경우도 있다. 산은 한 지역의 기운을 대표적으로 나타내고 있으므로 대지의 성질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대지 주변에 있는 산의 기운부터 분석해야 한다. 산의 기운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주산과 그 주변에 있는 산의 배치 관계부터 파악해야 한다. 지세를 단계별로 파악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산의 앞과 뒤를 구분한다. 산의 앞쪽은 생기가 모이는 공간이며, 산의 뒤쪽은 생기가 모이지 않으므로 산의 앞쪽을 선택한다.

2. 산봉우리를 중심으로 하여 품격과 체형, 그리고 오행산을 구분한다. 즉 산을 주인격·보조격·배반격으로 구분하는데, 주인격 산이 가장 좋고 보조격은 그 다음으로 좋다. 배반격은 좋지 않으므로 선택하지 않도록 한다. 산의 체형을 볼 때도 강체와 중체를 고르도록 하고, 약체는 가급적 선택하지 않도록 한다. 병체의 산은 절대 안 좋다. 또한 산의 형태를 오행산으로 분석하여 강한 기운이 있는 목산과 금산, 토산을 고르도록 한다. 그러나 기운이 분산되는 화산이나 수산은 피한다.

3. 산의 정상으로부터 연결되어 내려오는 중심적인 용(능선)을 찾는다.

4. 청룡과 백호, 안산을 살핀다. 이들 용호(청룡과 백호를 이름)가 앞쪽으로 면하고 있으면 생기를 만들어서 좋지만, 뒤쪽을 바라보고 있으면 배반하는 기운을 갖고 있으므로 좋지 않다.

5. 물이 흐르는 관계와 수구를 살핀다. 물은 곡선으로 흐르며 역수를 하는 곳이 명당이다. 수구는 좁은 것이 좋다.

6. 중심 용의 중간 부분에서 명당을 찾는다.

7. 방위를 분석하여, 주건물과 대문의 위치를 방위론을 참고하여 정한다.

명당은 산과 물의 기운이 음과 양의 조화를 이루는 지세에서 이루어진다. 특히 혈을 중심으로 하여 그 둘레의 사면을 아름다운 청룡과 백호, 주작, 현무가 감싸 주어야 한다. 현무는 명당에 맥을 연결하여 지기를 공급하는 산이 되며, 한 지세의 가장 중심이 되는 산이어서 주산이라고도 한다. 주산은 주인격 산으로 강체인 경우에는 강한 생기를 만들 수 있다. 청룡이나 백호, 안산 등은 주산의 기운을 보조하는 보조격 산이 된다.

9. 들판의 형태와 기운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기 위해서는 넓은 들판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들판 주변을 산들이 둘러싸고 있어 바람을 막아 주어야 생기가 돈다. 산에 둘러싸이지 않은 들판에는 바람이 강하게 불어 생기가 모이지 않게 되므로, 큰 재물이 모이거나 큰 인물이 배출되기 어렵다. 들판을 둘러싸고 있는 산은 여러 가지 형태를 이루고 있고, 산의 형태에 따라 들판의 기운도 달라진다.

가. 분지로 구성된 지세

     전체적으로 평탄하면서 땅의 중심 부분이 언덕이나 분지와 같이 솟아 있는 지세를 금반형(金盤形)의 지세라고 한다. 금반형이란 솥뚜껑과 같이 둥글고 평탄하면서 중심 부분이 올라와 있는 것을 말하는데, 이러한 지세는 오행산으로는 토산에 속한다. 이 지세는 알맞은 높이의 중심부를 정점으로 하여 동서남북 사면이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있는 동시에, 외곽에 강물을 갖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금반형 지세에서는 어느 곳이나 집터로 좋은데, 특히 좋은 곳은 가장 많은 기운이 모여 있는 정상 부분이나 앞 부분이다.

나. 원형이나 사각형 산 울타리 속의 지세

     들판을 중심에 두고 산이 동서남북 사면으로 둥글게 감싸고 있는 지세는 가장 이상적인 들판의 형태이다. 원형 들판의 공간에서는 땅의 기운과 하늘의 기운이 회전운동을 일으켜 음양의 조화를 이루게 되는데, 가장 큰 생기가 모여 명당을 이룬다. 정사각형의 들판도 원형 들판과 같이 생기가 많이 모인다. 그러나 원형 또는 직사각형 들판을 둘러싸고 있는 산의 형태에 따라 들판의 기운이 다르게 나타나므로 이들 산의 형태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 4산 원형 지세 : 네 개의 산이 원형 또는 정사각형의 들판을 중심으로 하여 주변의 전후좌우 사면에서 감싸고 있는 들판의 형태로, 가장 이상적인 명당이다. 이러한 지세의 바람은 부드러워 생기가 많이 모이고, 분위기도 평화로워 재물이 많이 모이며 큰 인물도 많이 배출된다. 4산 원형의 지세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네 개의 산이 모두 들판을 향해 전면을 보이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만일 산이 후면을 보이고 있다면 명당을 이룰 수 없다.

4산 원형의 대표적인 곳이 서울이다. 서울은 4대문을 중심으로 북쪽의 북악산, 동쪽의 낙산, 서쪽의 인왕산, 남쪽의 남산 등 네 개의 산이 감싸고 있는 형태로서 세계적인 명당을 이루고 있다. 서울에 많은 인구가 모이고 경제력이 밀집되며, 정치나 문화 등 모든 면에서 중심을 이루는 것도 서울의 지세가 명당이기 때문이다.

㉯ 3산 원형 지세 : 세 개의 산이 들판을 중심에 두고 원형으로 감싸고 있는 지세를 말하는데, 이러한 지세에도 생기가 많이 모인다. 그러나 4산 원형 지세보다는 생기가 미약하다.

㉰ 2산 원형 지세 : 두 개의 산이 들판을 중심에 두고 서로 마주 보면서 원형을 이루고 감싸 주는 지세를 말한다. 이러한 지세에도 생기가 모여 재물과 인물이 모이게 된다. 2산 원형 지세의 경우 두 개의 산이 모두 들판을 향해 전면을 이루고 있어야 하며, 만일 산의 후면을 이루고 있는 지세라면 생기가 모이지 않게 된다.

다. 삼태기 지세

     산의 중심은 높이 서 있고 좌우가 벌려져 있으며, 그 중간에 평탄한 들판을 이루고 있어 마치 삼태기와 같은 형태를 하고 있는 산의 지세를 말한다. 중심의 높은 봉우리는 주산이 되며, 좌측과 우측으로 벌린 능선은 청룡과 백호가 된다. 이러한 삼태기 지세에도 생기가 모이며, 때로는 명당이 되기도 한다.

삼태기 지세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산의 중심 부분이 높아서 중심에 기운이 모여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중심에 기운이 모이지 않고 좌측이나 우측으로 기운이 빠져 나가는 지세라면 결코 생기를 이루지 못한다. 또 좌측과 우측으로 벌어진 능선이 들판의 중심을 향해 전면을 보이고 있어야 하는데, 만약 등을 보이고 있다면 생기가 발생하지 않는다.

라. 장방형의 골짜기 지세

     두 개의 산 능선이 서로 평행을 이루며 길게 뻗어 내려가는 사이에 들판이 있으면 전체적으로 장방형의 형태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이런 지세는 계곡에서 많이 나타나는데, 계곡 사이로 부는 바람이 직선으로 강하고, 하늘과 땅의 기운이 회전운동을 하지 못해 생기가 모이지 않는다. 이런 지역에 집을 짓고 살게 되면 중풍에 걸리기 쉽다.

마. Y자형 지세

     좌측과 우측 산 사이에 골짜기를 이루고 있고, 그 골짜기 끝부분에 다른 산이 놓여 있어서 마치 ‘Y’자 같은 지세이거나 삼거리 같은 형태를 이루고 있는 것을 말한다. 이런 지세의 들판에는 바람의 속도가 강하고 땅과 하늘의 기운이 회전운동을 일으키지 못해 생기가 발생하지 않는다. 특히 Y자 중심부에서는 급한 바람이 항상 부딪치게 되어 이런 곳은 매우 위험한 자리이며, 만일 이런 터에 집을 짓게 되면 벙어리가 되거나 건강을 잃고, 가족간에 서로 불화를 면치 못하게 된다.

바. 말안장 지세

     산의 능선이 연결되어 내려오다가 잠시 평탄해진 후 다시 높이 올라감으로써 중심 부분은 낮고 전면과 후면은 높아 마치 말의 안장과 같이 된 형태를 말한다. 산 마루턱의 위치가 말안장 지세의 대표적인 경우이다. 이러한 지세에서는 능선의 중심에서 볼 때 물이 좌측과 우측으로 분산된다. 또 산마루는 바람이 통과하는 공간이므로, 땅의 기운과 하늘의 기운이 회전운동을 이루지 못해 생기가 발생되지 않는다. 이런 지역은 당연히 명당이 이루어질 수 없다.

사. 산이 없는 평탄한 땅

     우리 나라에는 산이 없는 평탄하고 넓은 평야가 그리 많지 않지만 중국이나 미국, 아프리카, 러시아 등 땅이 넓은 지역에서는 이런 곳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런 넓은 평야는 바람을 막아 주는 산이 없으므로 바람의 속도가 매우 빠르다. 이렇듯 빠른 바람은 땅의 기운을 분산시킨다. 따라서 생기가 모이지 않으므로 큰 인물이 나오지 않으며 재물도 모이지 않는다. 평야 지대의 땅 기운은 전체적으로 비슷해 건물 주변에 나무를 심을 경우 바람을 막아 주지만, 생기는 부족하다.

[출처] 풍수의 자아반성|작성자 해찬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