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늦 총각의 이야기다.
어느 날 아침 일찍 문을 열고 들어선 사람은 체격이 좋은 남자 분이었다. 사주를 보러 왔다기에 생년월일에 의해 사주를 적고 지금까지 살아온 날의 대략적인 길흉을 이야기하는데, 이 사람의 대답이 의외였다. 자신은 별로 힘들었던 적이 없다면서, 시골에 살다가 서울에 직장을 구해서 올라와 돈도 많이 저축하고 열심히 살고 있다고 했다. 물론 나는 그 사람의 운과 맞지 않는 부분이 많아서 "그래 돈을 얼마나 많이 모았습니까?" 하고 물었다 그런데 이 사람 왈 2,000만원을 모았단다. 나이가 40인데 아직 미혼이고 모은 돈이 그 정도라! 그래서 "지금 나이에 아직 장가도 안 갔는데 그 돈이 많이 모았다고 생각하십니까?" 하고 물으니 나를 바라보며 그냥 웃기만 한다. 그래서 아무튼 긍정적으로 사는 것은 좋으나 올해는 재물의 손실이 있을 수 있으니 주의하라 하며 상담을 끝냈다. 비록 흉운이라 해도 자신이 스스로의 욕심을 버린다면 그것이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운의 길흉은 결국 욕심에서 비롯되니 마음먹기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들이 조금씩만 욕심을 버리고 눈 높이를 낮춘다면 세상은 지금보다 인정이 넘치고, 부족한 가운데 풍요를 즐기게 될 수 있을 테니까.